최의근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서울대 의학과 학·석·박사 사진 최의근
최의근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서울대 의학과 학·석·박사 사진 최의근

“현행법상 원격의료는 원칙적으로 금지, 예외적으로만 허용된다. 환자의 생체정보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도 원격의료이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심장 질환은 사전에 질병을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한데, 미국 등 해외와 달리 한국에선 이러한 의료 모니터링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의근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5월 11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원격의료 분야 중 원격 모니터링만이라도 정부가 규제 빗장을 우선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만 20세 이상 지속성 심방세동(부정맥 질환)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 심방세동 관리의 중요성을 입증한 바 있다. 최 교수는 “심장 부정맥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면진료로 진단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을 해 조기에 진단을 해야 한다”며 “한국은 원격 모니터링 장비나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사용이 막혀 있어 활용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직도 원격의료 찬성과 반대 논리가 팽팽하다.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입장에선 오진의 위험성이 있고, 대형병원으로 쏠림현상이 심해져 동네병원은 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의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격의료를 찬성하는 입장도 있다. 이는 결국엔 의료 전달 체계상 문제인데, 단순한 처방의 반복 같은 진료는 원격의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명의라고 해도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 수는 제한되기 때문에 동네병원이 망한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고 모든 진료 분야와 환자에 대해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도 문제다. 비대면진료 특성상 생체 진단이 불가능해 정보의 제한성 문제가 있고, 오진의 위험성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물론 웨어러블이나 원격 모니터링 장비를 활용해 환자의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의료기관이 진단할 수 있다면 정보의 제한성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의료 현장 분위기 변화는.
“의사들도 이젠 비대면진료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다. 나도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시기에 전화로 비대면진료를 진행했다. 전화 문진으로 가능한 단순 처방 정도는 괜찮았다. 그러나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렸거나 치료제를 먹었을 때 심전도에서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고 해도 대면진료가 불가능해, 즉각적인 약물 중단 결정이나 응급 의료 조치가 어려웠다. 비대면진료는 허용됐지만 원격 모니터링은 여전히 막혀있었기 때문에 심전도 측정을 할 수 없었다. 원격 모니터링이 허용되면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 같은 심장 질환 환자를 제때 진단해 살릴 수 있다.” 

‘원격의료는 돈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시기라 비대면진료가 예외적으로 허용됐다. 의료보험 수가(酬價)도 대면진료와 동일한 수준 이상으로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원격의료가 전격 허용될 경우, 대면진료보다 의료보험 수가가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수가를 크게 높이면 의료재정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는 장소와 시간 제약이 없어 ‘24시간 원격의료 시스템’이 도입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의사들에게 큰 부담이 주어지는데, 수가까지 낮으면 의사들이 원격의료에 참여할 만한 동력이 떨어지게 된다.”

기술도 중요한가.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의료 정보가 굉장히 방대하기 때문에 사람이 판단하는 건 한계가 있다. AI 알고리즘으로 먼저 걸러내고, 사람이 판단하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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