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해틱톡 크리에이터수익 1·2위에 오른 찰리 디아멜리오(오른쪽)와 딕시 디아멜리오 자매.2 유튜브 쇼츠와 BTS가 함께 진행한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 3 국내 식품 기업 풀무원이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진행한 ‘풀무원 세끼챌린지’. 사진 틱톡·유튜브·풀무원
1 지난해틱톡 크리에이터수익 1·2위에 오른 찰리 디아멜리오(오른쪽)와 딕시 디아멜리오 자매.
2 유튜브 쇼츠와 BTS가 함께 진행한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
3 국내 식품 기업 풀무원이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진행한 ‘풀무원 세끼챌린지’. 사진 틱톡·유튜브·풀무원

지난 1월, 한 18세 미국인 소녀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찰리 디아멜리오(Charli d’amelio)라는 이름의 이 소녀가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입이 무려 1750만달러(약 222억9500만원)라는 내용의 ‘포브스’ 기사가 보도되면서다. 

디아멜리오는 6월 1일 기준 팔로어 1억4100만 명을 거느린 ‘대형 틱톡 크리에이터’다.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15초가량의 짧은 영상이다. 디아멜리오는 2019년부터 틱톡 계정에 춤추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며 인기를 얻었고, 이후 브랜드 제품 광고와 자체 의류 브랜드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같은 해 틱톡 크리에이터 수익 2위(1000만달러·약 127억원)에 오른 이가 디아멜리오의 친언니인 딕시 디아멜리오(21)라는 것이다.

디아멜리오의 수익은 웬만한 미국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능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소속 기업 CEO의 보수 총액 중간값은 1470만달러(약 187억원)였다. 이는 보너스, 퇴직금, 주식, 스톡옵션까지 포함한 금액이지만, 디아멜리오가 벌어들인 수익에는 미치지 못한다. 

틱톡 크리에이터의 성공 신화는 디아멜리오 자매만의 얘기가 아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 고수익 상위 7명의 연 수입은 5550만달러(약 707억원)로 전년보다 200% 증가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체 오비어슬리의 메이 커워우스키 CEO는 이에 관해 “틱톡 스타들이 기업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며 “많은 틱톡 크리에이터가 개인 회사를 운영하거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출시하며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틱톡은 15초에서 10분짜리 짧은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016년 중국, 2017년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와 앱 데이터 분석 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옛 앱애니)’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 전 세계 비(非)게임 앱 매출, 다운로드 수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통합 다운로드 수 35억 회를 기록, 전 세계 앱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틱톡의 성장 배경에는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있다. 문자 그대로 ‘짧은 영상’을 의미하는 숏폼(Short-Form)은 보통 평균 15초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콘텐츠로 정의된다. 숏폼 콘텐츠는 TV보다 모바일, 글보다 영상이나 이미지, 영상 중에서도 긴 것보다는 짧은 것을 선호하는 특성을 지닌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 업체 메조미디어의 ‘2020 숏폼 콘텐츠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0대의 동영상 1회 시청 시간은 평균 15.5분, 20대는 15.0분으로, 40대 50대(19.6분·20.9분)에 비해 짧았다. 

숏폼 콘텐츠의 인기는 콘텐츠 소비패턴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송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대표는 “현대 사회의 모든 범용재 소비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고, 이는 콘텐츠 소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고, 호프 호너 레몬라이트 비디오 프로덕션 CEO도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정보에 쉽고 빠르게 접근하려고 하는데, 온갖 영상물이 쏟아지는 시대, 롱폼 콘텐츠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숏폼은 이런 소비 성향을 잘 파고들었다”고 진단했다.


‘접근 쉽고, 전파력 빠른’ 숏폼, 비즈니스 장으로 진화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에서도 숏폼 콘텐츠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틱톡의 인기가 치솟자 숏폼 플랫폼 시장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인스타그램(메타)·유튜브(구글)·넷플릭스·네이버 등 ‘콘텐츠 공룡’으로 불리는 글로벌 대형 플랫폼들이 잇달아 숏폼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타는 2020년 인스타그램 ‘릴스’에 이어 올 2월 페이스북 릴스를 전 세계에 출시했고, 2021년엔 유튜브가 ‘쇼츠’를, 네이버가 관계사 ‘라인’을 통해 숏폼 플랫폼 ‘라인 붐(Voom)’을 내놨다.

기업들도 쉽고 빠르게 영상을 제작, 확산할 수 있는 숏폼 콘텐츠의 성장세와 파급력을 주목하는 모양새다. 스마트폰과 숏폼 플랫폼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영상을 만들어 빠르게, 널리 공유할 수 있고, 소비자 반응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광고·마케팅 집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자동차, 삼성, 구찌, 버버리, 휴고 보스, 쉐보레, 네이버웹툰, 데브시스터스 등 국내외 많은 기업이 숏폼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광고스럽지 않은’ 짧은 영상 광고를 전개하거나, 숏폼 크리에이터, 인기 셀럽 등과 함께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챌린지’를 진행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그야말로 ‘숏확행(짧지만 확실한 행복)’의 시대다. ‘이코노미조선’은 ‘숏폼 콘텐츠 시대’ 기획을 통해 숏폼 열풍을 이끄는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등 숏폼 생태계 구성원을 만나 이 시장의 현황과 미래, 성공 노하우를 들여다 봤다. 아울러 각계 전문가와 숏폼 콘텐츠의 올바른 발전 방향과 효과적인 활용 방안 등도 모색했다. 


plus point

nterview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
“‘자기표현’ 필수인 MZ 세대에게 숏폼은 최적의 놀이터”

이필성 샌드박스 네트워크 대표 연세대 경영학, 전 구글코리아 전략 부문 파트너 매니저,‘나는 오늘도 콘텐츠를팝니다’ 저자 사진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샌드박스 네트워크 대표 연세대 경영학, 전 구글코리아 전략 부문 파트너 매니저,‘나는 오늘도 콘텐츠를팝니다’ 저자 사진 샌드박스네트워크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미덕이자 과제인 MZ 세대에게 쉬운 창작 활동이 가능한 숏폼은 가장 적합한 놀이터가 됐다.”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하 샌드박스)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숏폼 콘텐츠가 사랑받는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유튜버 등을 관리해주는 국내 최대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 채널 네트워크) 기업 샌드박스는 지난해 발간한 ‘뉴미디어 트렌드 2022’에서 콘텐츠·뉴미디어 산업의 핵심 10가지 트렌드 중 하나로 ‘숏폼 콘텐츠’를 꼽았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


숏폼 콘텐츠가 급격히 뜬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가 일상화했지만, 평범한 개인이 미드폼 이상의 영상 콘텐츠를 창작하는 데는 아직도 상당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반면, 숏폼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창작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숏폼 콘텐츠의 팬은 열성적인 시청자이면서 동시에 적극적인 창작자다. 이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소비 습관이 숏폼 콘텐츠 플랫폼 내에서 선순환 구조를 형성, 숏폼 콘텐츠의 부흥을 가속화했다.”

특히 MZ 세대가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MZ 세대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을 미덕이자 과제로 여긴다. 어느 기성세대보다 높은 창작 욕구가 있는 MZ 세대에게 숏폼 콘텐츠 플랫폼은 가장 적합한 놀이터가 됐다.”

숏폼이 놀이터를 넘어 비즈니스 장이 되는 추세다.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는 시청 시간 대비 다수 콘텐츠를 시청하는 경향이 있다. 즉, 숏폼 콘텐츠를 이용한 마케팅의 경우 콘텐츠의 확산과 노출이 용이하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형태의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비언어적(Non-Verbal) 콘텐츠를 통해 비교적 쉽게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숏폼의 부상으로 롱폼 콘텐츠는 사라질까.
“아니다. 영상 콘텐츠 소비자의 니즈는 매우 다면적이고 복합적이다. 넷플릭스가 웰메이드 콘텐츠 영역에서 활약하고, 유튜브가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영상 콘텐츠 영역에 자리 잡은 것처럼 숏폼 플랫폼 역시 다면적인 소비자들의 니즈 중 일부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모든 콘텐츠 플랫폼은 (숏폼, 미드폼, 롱폼 등) 다양한 콘텐츠 포맷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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