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 콘로 레트릭 이바이크 공동창업자 겸 CEO 미국 그랜드캐니언대 리더십학 석사 사진 레트릭 이바이크
레비 콘로 레트릭 이바이크 공동창업자 겸 CEO 미국 그랜드캐니언대 리더십학 석사 사진 레트릭 이바이크

어린시절부터 친구였던 1995년생 동갑내기 레비 콘로(Levi Conlow)와 로비 데지엘(Robby Deziel)은 미국 전기자전거 시장에 ‘가격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둘이 공동 설립한 미 전기자전거 업체 레트릭 이바이크(Lectric eBikes)는 기존에 3000달러(약 392만원) 하던 전기자전거 가격을 1000달러(약 130만원) 수준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트렉(Trek), 자이언트(Giant), 야마하(Yamaha) 같은 업계의 거물급 모델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질까지 좋으니 손님은 따라왔다. 2019년 회사를 차리고 지금까지 총 10만 대가 넘는 전기자전거를 팔았다. 올해만 매출이 8500만달러(약 11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레트릭 이바이크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울 수 있던 이유는 콘로와 데지엘이 아직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자전거 제품과 시장만큼은 누구보다 전문가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행력이었다. 콘로는 “사업 아이템이 생각나면 당장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3000달러가 넘는 전기자전거 가격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비합리를 손보기 위해 곧장 저렴한 전기자전거 개발에 매진했다.

콘로 아버지의 은퇴 후 노후 자금 5만달러(약 6500만원)을 인질 삼아 첫 전기자전거 모델을 만든 이들은 일단 아버지의 은퇴를 망치지 않은 것에 감사해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대박’은 아니었다. 첫 전기자전거 모델은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에 둘은 “아버지의 은퇴를 망쳐놨구나” 했다. 훗날 콘로 아버지이자 레트릭 이바이크의 공동 소유자인 브렌트 콘로(Brent Conlow)는 첫 전기자전거가 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건 완전한 재앙”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아들 콘로는 최고경영자(CEO)를, 데지엘은 최고혁신책임자(CINO)를 맡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7월 1일 콘로 CEO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레트릭 이바이크
사진 레트릭 이바이크

전기자전거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간단히 소개해달라.
“2019년에 설립한 전기자전거 제조·판매 업체다.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고 있고, ‘일렉트릭 XP(Electric XP)’ 모델이 우리 회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자전거 상품이자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전기자전거이기도 하다. 설립 이후 매년 성장해온 회사이기도 하다. 2019년 말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첫 사무실을 마련하기 전에 차고에서 작업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2021년 여름에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사무실을 넓혔다. 첫 사무실보다 지금 사무실이 네 배 더 크다. 올해는 직원 100명을 추가로 채용했고,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우리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누비고 있다.”

22세부터 창업을 준비했다. 취업이 아닌 창업을 택한 이유는.
“내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난 이전에 (어리니까) ‘직업’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직업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성장 환경도 한몫했는데, 자라면서 형제들은 일자리를 얻는 게 허락됐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 아버지는 항상 내게 ‘너만의 사업을 시작하라’고 하면서 돈을 벌도록 격려해줬다. 아버지는 내게 돈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창업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기자전거 분야에서 우리(나와 데지엘)가 원하는 제품이나 판매 방식을 취한 회사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전기자전거 시장을 고쳐야 한다고 느꼈고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자전거 선택지가 크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이를 실현하게 됐다. 결정적으로 난 물건들에 모터를 다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다. 대학 때부터 전기스케이트보드를 판매했으니까 말이다.”

전기자전거 창업 아이템을 어떻게 포착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다. 나는 마땅히 우리가 원하거나 누려야 할 것들이 시장에서 비효율성을 보일 때면 참지 못한다.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전기자전거를 사기 위해 수천달러를 쓰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저렴한 전기자전거를 찾고 있던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이 있었다. 이게 바로 우리의 창업 동기가 됐다. 우리는 그 가능성을 보고 사람들이 실제로 살 수 있는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전기자전거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나와 데지엘은 우리 아버지를 위해 저렴한 전기자전거를 만들었을 때, 전기자전거를 3000달러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내 그것이 얼마나 훌륭한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아버지의 퇴직금을 총 5만달러를 끌어다가 썼다. 먼저 아버지 퇴직금 중 4만달러는 우리의 첫 XP 전기자전거 두 대를 만드는 데 썼다. 이후 세 번째 전기자전거를 만들었을 때, 고객들이 4개월 전에 전기자전거를 선불로 구매하도록 해 자금을 수혈받았다. 선불 결제는 우리가 초기 투자자들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도록 해줬다.”

창업 초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나.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우리의 첫 전기자전거와 아버지의 투자금 뒷이야기다. 아버지는 은퇴 노후 자금 중 4만달러를 초기 전기자전거 제작을 위해 투자하는 데 동의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첫 번째 전기자전거는 완전히 망했다. 우리는 아버지의 노후를 망친 것이다. 일단 첫 전기자전거가 왜 망했는지 고객 피드백을 모은 다음, 우리는 다시 전기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아버지에게 1만달러만 더 투자해달라고 설득했다. ‘1만달러만 더 잃어달라’고 꾀어냈다. 아버지는 우리가 그의 은퇴를 망쳤음에도 불구하고 1만달러를 더 줬는데, 그 이유로 ‘이왕 망친 거…’ 하셨다더라. 다행히도 1만달러를 다시 받아 만든 새 전기자전거는 시장에 내놓기도 전에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3주 만에 예약 판매 금액만 100만달러(약 13억6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빠른 성공은 다시 또 다른 도전이 됐다. 차고에서 매달 100만 대의 전기자전거를 출고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일이었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방법도 몰랐다. 우리는 다시 그 과정에서 배워나가야만 했다.”

90년대생 창업자로서 기업을 운영하는 데 강점은 무엇인가.
“내가 잘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똑똑하고 재능 있는 직원을 고용한다. 매출이 잘 나오더라도 현실은 이건 내 첫 번째 회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일을 하는 게 옳은지 그른지 잘 모른다. 만약 내가 나이가 더 많았다면 고집만 세졌겠다고 생각한다. 또 나는 젊은 기업가로서 나와 회사가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90년대생 또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기꺼이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전기자전거 분야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경쟁사를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아울렀다. 전기자전거는 이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우리가 개발한 일렉트릭 XP조차 혁신적인 운송 수단은 아니다. 그러나 나와 데지엘은 전기자전거 전문가가 되면서, 이 정도 전기자전거 수준의 성능과 등급이라면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렇게 되면 이건 ‘혁신’이 된다. 모든 것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연구하고 한 가지에 몰두하고 도전할 만큼 충분히 미쳐야 가능하다.”

향후 목표는.
“우리의 전기자전거가 ‘역대 최고의 도시 교통 솔루션’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교통수단에 관한 생각을 바꾸고 싶다. 우리가 처음 저렴한 전기자전거를 만들어 팔자 업계에서 가격을 올리라는 많은 압박을 받았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가격을 1000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쉽게 올릴 수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다른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나와 데지엘은 가격을 올리려는 유혹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더 부유해진다고 우리 자전거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시 교통수단이 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이 질문에서 우리의 대답은 ‘노(NO)’였고, 이에 따라 우리는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다비·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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