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0원에서 100억원대 매출 찍은 코딩 교육 서비스 기업'
'글로벌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반한 인공지능(AI) 기업'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 기술경영학,전 우아한형제들 서버 프로그래머,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투자심사역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 기술경영학,전 우아한형제들 서버 프로그래머,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투자심사역 사진 팀스파르타

이범규 대표의 팀스파르타, 이인섭 대표의 마크비전에 각각 붙는 수식어다. 2019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팀스파르타는 코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전공자 직장인 대상의 온라인 코딩 강의 ‘스파르타코딩클럽’,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항해99’를 비롯해 직장인을 위한 창업 부트캠프 ‘창’, 개발자 채용 플랫폼 ‘Port99’ 등 서비스를 운영한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은 85.5% 완강률을 기록했고, ‘항해99’는 졸업 후 취업률이 90%(수료 후 6개월 내)를 넘어섰다. 누적 수강생은 약 24만5000명에 달한다. 팀스파르타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창업 첫해 약 1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지난해 약 105억원까지 늘었다. 외부 투자금 없이 이룬 쾌거다.

마크비전의 주요 서비스는 AI 기술로 온라인몰에 올라오는 수많은 상품 중 위조 상품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조 상품 판매 업자의 행동 패턴 데이터를 활용한다. 위조 상품 이미지, 소개 글, 가격, 리뷰 등 정보를 파악해 진품과 일치 정도를 식별하고, 이를 고객사에 알리는 식이다. 현재 고객사는 국내외 100여 개에 달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LVMH그룹 산하 세 개 브랜드를 비롯해 랄프로렌코리아, 젠틀몬스터 등이 있다. 마크비전은 최근 LVMH그룹이 독창성과 혁신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행사인 ‘LVMH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1990년생인 이범규 대표와 이인섭 대표는 각각 카이스트(KAIST)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소위 명문대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해 일한 경험도 있다. 이들은 왜, 어떻게 창업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게 됐을까. ‘이코노미조선’이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을 만나봤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 하버드대 경제학, 하버드대 로스쿨,전 독일중앙은행(분데스방크) 직원,전 맥킨지 컨설턴트팀스파르타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 하버드대 경제학, 하버드대 로스쿨,전 독일중앙은행(분데스방크) 직원,전 맥킨지 컨설턴트 사진 마크비전
자사 서비스의 강점을 소개해달라.
이범규 “우리는 단순히 수강생 늘리기가 아닌 완강률 높이기에 집중한다. 기존 온라인 수업의 한계로 꼽히는 튜터와 수강생 간 즉각 커뮤니케이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수업별 담당 튜터가 수업과 관련된 질문에 3분 이내 답변하는 즉문즉답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 수강생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플랫폼, 매니저들이 직접 수강생의 진도율을 확인하고 전화로 독려하는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배출하는 1년 기준 자기 계발, 취미 목적의 개발자는 약 3만 명, 취업 목적의 전문 개발자는 약 3000명에 달한다. 특히 취업 목적인 ‘항해99’의 경우 99일 동안 1주에 100시간씩 코딩 훈련을 한다.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3시까지 하루 14시간을 꼬박 코딩만 하는 셈이다. 보통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의 완강률이 5~6% 정도인데, 우리 수업 완강률은 90%가 넘는다. 졸업생은 당장 실무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 실력을 갖춰, 개발자 시장에서도 평가가 좋다.”

 

이인섭 “AI 기술로 위조 상품을 식별하는 플랫폼 ‘마크커머스’와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 복제 콘텐츠를 찾아내는 ‘마크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방대한 양을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빠르게 선별해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마크커머스’의 정확도는 97% 정도다. 100개를 신고하면 97개가 실제로 위조 상품이라는 의미다. 2020년 말 첫 고객사가 생겼고, 현재 100개 가까이 늘었다. 브랜드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음악 등 콘텐츠 고객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포켓몬스터, 레진코믹스, YG플러스 등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다니던 회사를 나와 창업한 이유는. 
이범규 “창업 직전 벤처캐피털(VC) 투자심사역으로 일했는데, 창업판의 주역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회사 조직에 속해 있을 때도 그 안에서 잘되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가령 대기업 임원급까지 올라가는 건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프리랜서로 대성하는 건 어디 쉽나. 차라리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로 창업하자고 생각했다.”

이인섭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서 근무할 때 억대 연봉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큰 조직에서 작은 임팩트를 내는 게 재미없었고, 젊을 때 좀 더 빠르게 임팩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일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다만 당시 인생의 목표나 커리어 계획이 없는 상태였다 보니 그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했던 거 같다. 사실 창업에 대한 생각은 그 전부터 했다. 대학교 1학년 때 이베이 창업자의 성공 신화를 접하면서 ‘다음 생에 기회가 있다면 그런 삶을 살아도 멋지겠다’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

창업 초기 과정은 어땠나.
이범규 “사회적 의미가 있으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차에 (개발자 경험을 살려) 초등학생 대상 코딩 교육을 시작했다. 과외식이었기 때문에 별도 창업 자금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수강생 모집이 안 됐다. 이유를 고민하던 중 어느 날 학원이 몰려있는 한 빌딩을 봤는데 코딩 학원 간판이 하나도 없더라. 뉴스에서 봤던 ‘코딩 붐’은 학교별 방과 후 수업이 흥행하는 정도까지가 현실이었던 거다. 그래서 과감히 접고 성인 대상 코딩 교육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실 오프라인 교육으로 먼저 시작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100%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게 됐다.”

이인섭 “회사를 그만두고 진로 방향을 고민하던 차에 로스쿨에 들어가면서 지식재산권(IP) 시장과 기업 관련 법적 이슈에 관심을 두게 됐다. 본격 창업을 구상하면서는 AI 기술에 주목했는데, 이를 활용해 기존 산업에서 풀지 못했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의 사업 모델을 고민했다. 그리고 B2C보다는 B2B가 승산 있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B2C 기업은 고객 유치 등을 위해 마케팅에 큰 비용을 들이게 되고, 유행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B2B는 트렌드나 유행보다는 기업의 필요에 의해 좀 더 고가의 전문성 있는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2019년 미국 보스턴에서 회사를 설립한 이후 초기에는 비즈니스 방향성을 두고 많이 헤맸다. ‘B2B 시장에서 AI로 세상에 도움이 될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아이템이 없었다. 다양한 시도와 실패 끝에 2020년 말에서야 지금 같은 서비스를 선보였다. 창업 자금 1000만원은 사비로 충당했고, 사업이 자리 잡기 전까지 무급으로 일했다.”

90년대생 창업자의 특징이나 강점을 꼽으면.
이범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티켓몬스터, 쿠팡 같은 전 세대 스타트업의 성공을 보면서 창업을 꿈꾸게 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젊고 에너지가 넘치니까 뭘 해도 일이 빨리 완성된다.”

이인섭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현재 30대 초반 창업자(90년대 초 출생)는 대학 졸업 후 기업에서 일하면서 얻은 실무 경험과 일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면서 조직 운영 경험과 방향 설정을 쌓기 시작한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숙한 실수는 적으면서 일의 속도감이나 생각의 유연함을 갖추고 있다. 또 이전 창업 세대보다 좀 더 글로벌화됐다. 교환 학생이나 글로벌 인턴십 등 글로벌을 경험할 기회가 많았던 세대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영어도 더 잘하고, 문화적으로도 훨씬 연결돼 있다. 특히 창업을 생각하는 경우 실리콘밸리 흐름을 잘 읽고 있고, 사업적으로도 벤치마킹을 활발히 하는 거 같다. 예전에는 미국에서 뜬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에 들어오려면 몇 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몇 달 정도면 따라잡는 식이다.”


팀스파르타 강의 화면(왼쪽)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공부방 스파르타온라인스터디. 팀스파르타
팀스파르타 강의 화면(왼쪽)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공부방 스파르타온라인스터디. 사진 팀스파르타
AI 기술로 온라인몰상 위조 상품을 식별하는 마크비전 서비스. 사진 마크비전
AI 기술로 온라인몰상 위조 상품을 식별하는 마크비전 서비스. 사진 마크비전

 

예비 청년 창업자를 위한 조언과 정책 제언이 있다면.
이범규 “기본적으로 빨리 준비하고 빨리 시장에 나와 빨리 뺨을 맞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한 번에 잘 가야지, 그런 것보다 그냥 두 번 가서 두 번 맞는 게 낫다는 거다. 야구공이 날아올 때 파울볼인지 홈런볼인지 모르지만 일단 휘둘러보는 거다. 남들이 한 번 휘두를 때 두 번 휘두르면 더 빨리 알 수 있다. 뭐든 가볍게, 빠르게 시작해보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그런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회사에 다니면서 모은 돈으로 창업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초반엔 고생하게 된다. 가령 결혼이나 독립 등 현실적으로 목돈이 필요한 30대 초반에 돈이 없을 수밖에 없다.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는 친구가 많다. 그런 청년들의 생계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이인섭 “회사를 운영하면서 소위 ‘한 방’, 대박을 좇기보다는 체계적으로 일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문제를 풀어가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경험을 쌓고 나오는 걸 추천한다. 실제로 사업은 멋있는 여정, 모험보다는 작은 문제를 끊임없이 풀어야 하는 과정을 지속하는 것이다. 사실 그게 매우 지루하다. 결국 보고 배운 게 많을수록 유리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서 어떤 조직을 운영해 봤다면 ‘운영 상상력’이란 게 생긴다. ‘대충 이 정도 일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다’ 같은. 이런 감 없이 일을 그냥 시작하게 되면, 물론 할 수는 있겠지만 시행착오가 훨씬 많고 힘들 수밖에 없다. 또 단순히 취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생각하거나 스펙 하나 더 쌓기 위해 창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건 나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사람의 인생이 달린 문제다.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구체적으로 풀고 싶은 문제가 있을 때 시작해서 숫자로 검증받는 것, 그런 걸 원하는 사람이 창업하는 게 맞는 거 같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테크 산업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대부분 정책이 한국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걸 지원하는 데 집중돼 있는데, 더 많은 우수한 글로벌 인재가 한국에 들어오게 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이 한국에 오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바 테크놀로지’ 같은 행사를 개최하는 식이다. 한국이 ‘신기술, 스타트업의 중심이다’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목표는.
이범규 “이제 시작 단계인 코딩 교육을 앞으로 더 일반화할 것이다. 단순 교육 서비스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개발자 교육부터 채용, 또는 창업까지 개발자 생태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비즈니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개발자 시장의 선순환을 이끌고 싶다.”

이인섭 “패션 부문뿐만 아니라 웹툰, 음원, 캐릭터 등 다양한 종류의 IP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IP를 보유한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선목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