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모톨라 벤처 L 창업자‘마이크로소프트 365 프리랜서 툴키트’ 개발,‘휴먼 클라우드’ 저자 사진 매튜 모톨라
매튜 모톨라 벤처 L 창업자‘마이크로소프트 365 프리랜서 툴키트’ 개발,‘휴먼 클라우드’ 저자 사진 매튜 모톨라

“5년 뒤 당신은 물론 주변 동료들이 한 직장에서만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프리랜서 플랫폼 ‘벤처 L’의 창업자 매튜 모톨라(Matthew Mottola)는 7월 8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반문했다. 그는 “아마 절반은 여러 직장과 계약을 맺고 일할 것”이라며 미래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 시대를 전망했다. 휴먼 클라우드는 기업이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프로젝트에 따라 단기 고용해 원하는 결과를 이끄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근로자가 한 직장이 아닌, 여러 직장에서 프로젝트 형태로 일한다. 그는 “앞으로 일하는 방식이 더욱 디지털화, 원격화, 프로젝트화가 되면서 우리가 일하는 형태 역시 점점 ‘프리랜서화’될 것”이라고 했다. 

모톨라 창업자는 기업의 프리랜서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관리하는 개발자로도 일하고, 강연자로도 활동 중이다. 이른바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다. 작년에는 능력 있는 프리랜서들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내용의 ‘휴먼 클라우드’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N잡러가 된 배경은. 
“과거 한 기업에 소속돼 회사의 중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었다. 당연히 내가 이 프로그램을 이끌 것이라고 여겼지만 그렇지 않았다. 기업 임원진은 나의 기여도를 인정하기는커녕 내 업무 시간의 10%만을 이 일에 쓰도록 했고, 소위 ‘경험이 많은’ 다른 사람에게 프로그램의 주도권을 넘겼다. 이후 다른 직장에 들어갔을 때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물론 모든 회사가 이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회사가 돌아가는 데 있어 수많은 톱니바퀴 중 하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한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기업과 계약을 맺어 프로젝트 형태로 일하기 시작했다. 프리랜서와 기업을 연결하는 인적자원(HR) 스타트업 벤처 L도 창업해 이끌고 있다.” 

벤처 L은 어떤 역할을 하나. 
“본업(정규직)이 있는데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 여러 기업과 파트 타임 프리랜서로만 일하는 사람 등 미국에는 여러 형태의 프리랜서가 있다. 이들은 모두 N잡러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현재 미국 노동 시장에는 5700만 명이 넘는 프리랜서가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7년 미국 내 프리랜서는 86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벤처 L을 창업했다. 벤처 L은 잘 모르는 수많은 프리랜서를 온라인 플랫폼에 올려 단순히 기업에 소개·연결하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검증된 능력 있는 이른바 ‘슈퍼 프리랜서’를 기업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보유한 슈퍼 프리랜서는 130명 정도 된다. 프리랜서는 물론 기업 모두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서비스를 ‘휴먼 클라우드’라고 한다. 휴먼 클라우드는 능력 있는 인력이 모여 있는 온라인 공간으로, 기업들은 이곳에서 원할 때마다 필요한 능력을 지닌 인력을 단기 고용해 목표로 한 비즈니스 결과를 낼 수 있다. 벤처 L은 프리랜서 업무 정산 관리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N잡러의 특징은.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밀레니얼 세대(1981~96년생)가 많다. 한 직장에서 능력을 키우고 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과거 세대와 달리 이들은 여러 직장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이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등 특정 기술을 지녔다. 기업이 필요로 할 때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의미다. 내가 만난 디자이너 제이 치마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 제시한 높은 연봉을 거절하고 프리랜서로 여러 기업과 일하고 있다. 그는 때로는 한 기업에 소속돼 정규직으로 일하고, 때로는 여러 기업과 손을 잡고 파트 타임 프리랜서로 일한다.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원하는 스케줄에 맞춰 일하는 것은 N잡러의 또 다른 특징이다.”

프리랜서 등 N잡러가 늘고 있는 이유는.
“오늘날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은 늘고, 한 회사에 뼈를 묻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일을 하면서 여러 경로로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비즈니스가 물리적인 사무실과 전통적인 고용 방식에서 원격으로 협력하는 구조와 유연한 고용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업무의 대부분을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물론 앞으로도 한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오래 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일하는 방식이 디지털화, 원격화, 프로젝트화되면서 우리가 일하는 형태 역시 점점 ‘프리랜서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N잡러는 그만큼 바쁘고 힘든데, 성공 노하우가 있다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모두 하나의 방향이어야 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맡은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과 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가 다음 프로젝트의 기반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똑같은 프로젝트만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도 괜찮지만, 그 프로젝트가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 난 일주일에 약 60시간을 일한다. 여러 프로젝트를 하는데, 모두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여러 프로젝트, 일을 하려면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미국 기업들은 직원이 부업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여기나.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직원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길 원한다. 그래서 직원이 부업을 하는 것을 예민하게 여긴다. 부업을 한다면 일이 다 끝난 밤에 하라고 하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부업을 하는 사람들을 ‘moonlighting’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기업은 ‘부업을 하려면, 현재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밤에 해야 한다’는 정책을 두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따라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에 나선 기업들이 많은 돈을 들여 능력 있는 기술자를 영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고객 요구 사항에 부응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부 능력 있는 인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랜서 등 N잡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plus point

업워크·파이버·크몽 등 프리랜서 플랫폼이 인프라 역할

 

최근 N잡러가 늘고 있는 배경에는 프리랜서 플랫폼들이 있다. 이들은 기업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정규직 형태가 아닌, 단기 계약을 통한 고용으로 기업이 비용을 줄이면서 원하는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과거 주로 아는 사람을 통해 수소문하며 일자리를 구했던 프리랜서 등 N잡러 입장에선 플랫폼에 자신의 정보를 올려 보다 쉽게 구직 활동에 나설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국 업워크(upwork)가 있다. 이 기업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프리랜서-기업 매칭 능력이 뛰어나다. 보유한 프리랜서들의 과거 프로젝트 작업과 결과물, 사용자 평점, 리뷰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이 원할 만한 프리랜서를 소개·연결한다. 파이버(fiverr)는 중소·중견기업을 타깃으로 시작했지만 포천글로벌 500대 기업까지 고객으로 두고 160개국 프리랜서를 연결해줄 만큼 성장했다. 

국내에는 크몽, 탈잉 등이 있다. 크몽은 정보기술(IT), 프로그래밍, 디자인,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를 기업과 연결하는 서비스를 한다. 과거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프리랜서 중개 역할을 했고, 코로나19 이후 프리랜서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기업으로 타깃을 확대하고 있다. 

크몽은 현재 약 30만 명의 프리랜서를 보유하고 있다. 크몽의 고객 수(개인·기업)는 2022년 2분기 21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탈잉은 다소 성격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선생님이 돼 온·오프라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댄스, 보컬, 메이크업, 엑셀, 영어, 피트니스 등의 수업이 인기가 많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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