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라렛 랩센트럴 최고브랜드경영자(CBO) 보스턴대 석사, 전 브루클린 네이비야드 산업단지최고브랜드경영자(CBO), 전 매스챌린지 회장 사진 랩센트럴
마이크 라렛 랩센트럴 최고브랜드경영자(CBO) 보스턴대 석사, 전 브루클린 네이비야드 산업단지최고브랜드경영자(CBO), 전 매스챌린지 회장 사진 랩센트럴

“‘골든 티켓(Golden Ticket·랩센트럴 입주권)’을 잡으세요. 임상시험까지 12~15년 걸리는 과정을 평균 4.3년에 마칠 수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켄달 스퀘어(Kendall Square)에는 찰스강을 따라 도보로 15분 거리 안에 신생 바이오벤처가 기업공개(IPO)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가 있다. 이곳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평방 마일’이라고 칭송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다. 2013년 11월 비영리법인으로 출발한 인큐베이터(창업지원기관) 랩센트럴(LabCentral)이 이곳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랩센트럴은 비영리재단으로 다국적 제약 회사 등으로부터 기부금 및 운영 자금을 받는 대신 입주권 격인 ‘골든 티켓’을 부여한다. 대기업은 입주자선정위원회에 참가해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크고 키우고 싶은 벤처 회사를 입주시킨다. 벤처캐피털(VC)은 이들의 스크리닝을 통과한 스타트업을 만남의 장(場)에서 쇼핑을 하듯 골라 투자한다. 지난 9년 동안 117개 기업이 이러한 단계를 거쳐 IPO, 인수합병(M&A) 등의 결과를 냈다.

8월 1일 마이크 라렛 랩센트럴 최고브랜드경영자(CBO)는 ‘이코노미조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intentionally) 상호작용이 이뤄지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해 입주자, 후원자 및 파트너 그리고 랩센트럴 내·외부 커뮤니티가 협력할 수밖에 없는 신뢰도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랩센트럴의 실험실. 2021년 기준 80여 개의 신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사진 랩센트럴
랩센트럴의 실험실. 2021년 기준 80여 개의 신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사진 랩센트럴

랩센트럴은 아이디어만으로 창업 가능한 혁신 공간을 표방한다. 창업가는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기본적으로는 촉망받는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바이오 스타트업에 초기, 중기, 후기 등 성장 단계에 맞는 최적화된 연구실 환경을 제공한다. 물론 공간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장에 없는 장비나 기능을 찾는다면 파트너 및 후원자에게 직접 문의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VC, 금융사, 법률 회사, 특허 회사, 심지어 졸업 시 기업 인테리어를 위한 디자인 회사까지 연결해준다. 창업가가 투자자 및 업계 파트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 지속적으로 배우고 협력할 수 있는 멘토링 문화 및 네트워크도 육성하고 있다. ”

입주하면 성공 경험이 있는 인맥 네트워크를 물려받는 것이라 봐도 될까. 
“법률, 투자, 상업화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전문가를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공식·비공식 계약을 통해 성공 노하우를 전수한다. 커뮤니티 내부 사람들끼리 서로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초크 토크(Chalk Talks)’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열고 유명 제약 회사의 라이선스·비즈니스 개발 전문가는 미래의 제휴 파트너 입장에서 일대일 멘토링을 한다. 생명과학 분야 일자리를 연계하는 커리어 멘토링도 한다.”

랩센트럴에는 2022년 기준 5개 건물에 130여 개 스타트업이 입주 중이다. 이들은 인근의 연구소 6곳, 대학 8곳, 대형병원 4곳, VC 24곳과 허들 없이 활발한 교류를 할 수 있으며, 졸업생들로부터 랩센트럴 커뮤니티를 통해 ‘성공 노하우’를 주기적으로 공유받고 있다.

VC와는 어떤 협력을 하나. 
“랩센트럴에 입주한다고 해서 모두가 VC 펀딩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모델이 있다. 입주자 및 졸업자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VC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쇼케이스에 관심 있는 입주자의 프로필을 VC 커뮤니티에 보내면 VC들은 자세히 알고 싶은 상위 세 개 회사에 투표한다. 선정될 경우 VC에 피칭(pitching·투자설명회)할 기회가 주어진다. 일단 여기서 눈에 띈 회사는 핵심 네트워크에 접근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성공 모델로서 센트럴랩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핵심은 무엇인가. 
“랩센트럴 같은 마법은 △사람(인맥) △입지 △혁신 수익 모델 등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가능하다. 사실 사람은 우리가 하는 일의 핵심이자 전부다. 커뮤니티 안에서 실패해도 도전하는 혁신에 대해 공감하고 서비스 마인드가 있는 개인(창업가)들이 모이는 것, 여기에 지리적으로도 거대 바이오테크 기업과 하버드대, MIT 등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가 가까이 집적돼 있는 것, 마지막으로는 수익 창출에 얽매이지 않는 비영리 상태는 ‘혁신 수익 모델’이 가능하게 만든다(소위 돈 되는 일만 하지 않도록 여러 도전을 가능케 한다).”

현재 바이오젠,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등 대형 다국적 제약사에서 랩센트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다국적 제약사의 후원은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다. 후원사는 랩센트럴 커뮤니티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자체 이벤트를 조직하기도 하고, 입주자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접근하거나 거주자 선정위원회에 참여해 ‘골든 티켓’을 특정 창업가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랩센트럴 커뮤니티뿐 아니라 입주자, 후원사까지 모두에게 분명한 이점이 생긴다.”

랩센트럴의 목표는.
“우리가 항상 되뇌는 말이 있다. 바이오테크의 ‘넥스트 아이디어’는 바로 여기(랩센트럴)에 있다는 것. 최첨단 연구실 구축뿐 아니라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 네트워크, 멘토링 시스템 등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plus point

바이오 성지 된 美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규제완화에서 출발…돈·인재 몰려
연구비 5조·8만명 평균 연봉 2억

1000여 개의 바이오 기업과 연구소·병원·대학이 몰려 있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지난 1977년 미국 케임브리지 시의회에서 DNA 재조합 실험을 전격적으로 합법화한 것을 계기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규제 완화 덕분에 이듬해 MIT와 하버드대 출신 과학자들이 바이오젠(Biogen)을 설립한 게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지원비 자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지원 액수는 2019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7억달러(약 4조9099억원)로 20년 전의 두 배로 증가했다. 주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지원하는 랩센트럴(LabCentral)뿐 아니라 1999년 MIT 졸업생들에 의해 세워진 케임브리지이노베이션센터(CIC)도 인큐베이터로 활동 중이다. CIC는 월 450달러(약 50만원) 정도의 비용만 내면 미팅룸, 실험실 등을 공용 오피스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매사추세츠주 제약·바이오 분야 종사자는 8만5000명 정도인데, 이들의 평균 연봉은 2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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