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케시 카레 IBM리서치 반도체 총괄 부사장 인도 뭄바이대 전자공학과, 미국 예일대 전자공학 박사, 현 미국 반도체 연구개발 컨소시엄 이사회 위원 사진 IBM
무케시 카레 IBM리서치 반도체 총괄 부사장 인도 뭄바이대 전자공학과, 미국 예일대 전자공학 박사, 현 미국 반도체 연구개발 컨소시엄 이사회 위원 사진 IBM

“반도체 인재라고 해서, 반드시 반도체 관련 전공을 하고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무케시 카레(Mukesh Khare) IBM리서치 반도체 총괄 부사장은 8월 26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IBM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IBM 산하 연구개발(R&D) 조직인 IBM리서치는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2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칩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가장 앞선 기술력이다. 나노 단위 반도체 회로의 선폭(線幅)이 좁아질수록 전력은 덜 소비하면서 고효율인 반도체칩을 만들 수 있다. 최근까지 상용화된 반도체는 3나노미터 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부터 3나노미터 칩 양산에 들어갔고, TSMC도 9월부터 3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IBM은 2015년 7나노미터 칩, 2017년 5나노미터 칩 설계 기술을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1 IBM 뉴욕 올버니 나노테크 연구소 연구원들이 팹(fab)연구실에서 반도체 공정 실험을 하고 있다. 2 IBM이 선보인 세계 최초 2나노미터 반도체 웨이퍼. 사진 IBM
1 IBM 뉴욕 올버니 나노테크 연구소 연구원들이 팹(fab)연구실에서 반도체 공정 실험을 하고 있다. 2 IBM이 선보인 세계 최초 2나노미터 반도체 웨이퍼. 사진 IBM

2나노미터 칩 개발은 어떤 의미인가.
“향후 성능 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 7나노미터 칩에는 200억 개, 5나노미터 칩에는 300억 개, 2나노미터 칩에는 500억 개의 트랜지스터(전류나 전압의 흐름을 조절하는 반도체 소자)가 각각 들어간다. 트랜지스터가 많이 들어갈수록 저전력⋅고효율 반도체칩이 된다. 예를 들어, 2나노미터 칩은 7나노미터 칩 대비 정보처리 능력이 45% 빠르고, 전력 사용량도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에 2나노미터 칩을 적용하면 7나노미터 칩이 들어간 제품 대비 4배 이상 배터리 수명이 늘어난다. 우리는 대규모의 반도체 생산 설비를 갖추지 않은 팹리스이기 때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을 통해 2나노미터 칩의 대량 생산이 시작될 것이다. 그 시기는 2024년 말쯤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선 반도체 설계 기술력의 비결은.
“우리가 가꿔 온 생태계가 한몫하고 있다. IBM은 반도체 제조 업체, 장비 및 재료(소재) 공급 업체, 반도체 학술 연구 기관과 수십 년 동안 협력해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광범위한 파트너십이 기술 혁신 창출과 신기술 실행 등 빠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례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IBM 올버니 나노테크 연구소가 10년 넘게 사업 파트너로 긴밀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IBM은 반도체 인재를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IBM은 궁극적으로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커리어를 갖고자 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턴십 및 학외 연수 프로그램, 사내 견습 프로그램 및 기술 재진입 프로그램 등이 있다. 전부 다 공개하지 못하지만, 이는 반도체 기술 인력 구축을 위해 IBM이 진행하고 있는 노력 중 아주 일부일 뿐이다.” 

IBM은 주로 어떤 반도체 인재를 채용하나.
“반도체 인재를 채용할 때,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울 의향이 있고 팀 업무에 협력적인 사람들을 찾는다. 기술 혁신은 새로운 영역을 기꺼이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서 시작되고, 인재들끼리 서로 연결되게 해 조직 역량을 더욱 강화할 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IBM리서치가 구성원끼리 긴밀한 유대감을 가진 공동체 조직을 지향하는 이유다. 우리는 또 반도체 인재 채용 시 학위나 전공이 아닌 ‘역량’ 중심 채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석사나 박사 같은 특정 학위를 보고 채용하기보다는 IBM에 필요한 기술 조합을 만들어낼 역량이 있는 인재인지 들여다본다. 입사 이후에는 반도체 인재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러한 채용 전략은 반도체나 관련 학부를 나오지 않은 다른 전문 배경을 가진 인재를 IBM에 신규 유입시키고, 다양성을 촉진하는 인재 파이프라인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인력 양성은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지만, 불행히도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기술 인력 양성에 중요성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 최근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전면에 대두되면서,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이 화두가 됐다. 산업계와 학계는 반도체 기술 인력의 전체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뿐 아니라, 인력 수급 격차 해소를 위해 훨씬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들을 반도체 산업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반도체 지원 법안이 기업의 반도체 인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나.
“반도체 지원 법안은 반도체 인력 개발에 중점을 둔 중요한 투자를 유도할 것이다. 미국 반도체업계는 현장에서 필요한 반도체 기술 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법안은 산업 내 인재 양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장려하고 있다. 이는 향후 반도체 전문인력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lus point

삼성과 함께 혁신적인 미래 반도체 설계 기술 개발한 IBM

IBM과 삼성전자가 공동 개발한 ‘VTFET’ 웨이퍼. IBM
IBM과 삼성전자가 공동 개발한 ‘VTFET’ 웨이퍼. 사진 IBM

IBM과 삼성전자는 2021년 12월 수직 트랜지스터 배열을 활용한 새로운 반도체 설계 기술인 ‘수직전송 전계효과 트랜지스터(VTFET)’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IBM과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 올버니 나노테크 연구소에서 진행한 공동 연구의 결과였다. VTFET는 반도체칩 표면에 수직으로 트랜지스터를 쌓아 올려 상하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 나노 공정의 한계를 넘어, 반도체 성능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해줄 미래 반도체 설계 기술로 꼽힌다. 기존에는 평평하게 반도체 표면에만 트랜지스터를 집적했기 때문에 전류가 좌우로만 흐를 수 있었다. VTFET는 상하로도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어 한정된 반도체 면적 안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트랜지스터를 많이 집적시킬수록 전력은 덜 소비하면서 고효율인 반도체칩을 만들 수 있다. IBM에 따르면,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일주일간 충전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만들 수 있고, 탄소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다. IBM 측은 “기존 공정 방식의 반도체칩 대비 두 배 높은 성능을 내고, 전력 사용량도 85%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IBM의 반도체칩을 위탁 생산하는 주요 파트너사다. IBM의 서버 플랫폼에 들어가는 5나노미터 칩과 7나노미터 칩을 제조한 곳도 삼성전자였다. IBM이 2021년 4월 공개한 자사 인공지능(AI) 프로세서 ‘텔럼’도 IBM의 설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제조한 것이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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