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야 크래머 턴 바이오 최고경영자(CEO) 사우스캐롤라이나대, 현 Vivos Therapeutics 이사,현 Pixium-Vision SA 이사 사진 안야 크래머
안야 크래머 턴 바이오 최고경영자(CEO) 사우스캐롤라이나대, 현 Vivos Therapeutics 이사,현 Pixium-Vision SA 이사 사진 안야 크래머

지난 8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생명 공학 벤처기업 턴 바이오(Turn Biotechnologies)는 안과 질환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 요법을 연구하는 앨버트 우(Albert Wu) 박사를 회사 자문으로 영입했다. 안구를 둘러싼 세포를 젊어지게 하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다. 세포의 노화를 되돌려 젊음을 되찾겠다는 비전을 내세운 턴 바이오는 올해 4월에 실시한 자금 조달에서도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국내 제약 업체, 중국의 인터넷 기업가이자 억만장자 천톈차오(陳天橋)가 싱가포르에 세운 샨다그룹(Shanda Group) 등 여러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받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턴 바이오의 안야 크래머(Anja Krammer) 최고경영자(CEO)는 8월 26일 화상 인터뷰에서 “수많은 노인이 나이와 관련한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지만, 단순한 증상 치료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턴 바이오의 기술이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전 세계 의료 산업을 변화시킬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RNA를 이용한 모더나의코로나19 백신. 사진 AFP연합
mRNA를 이용한 모더나의코로나19 백신. 사진 AFP연합

턴 바이오의 기술에 대해 소개해 달라.
“먼저 이것부터 말하고 싶다. 우리의 목적은 ‘건강하게’ 인간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단순히 수명 자체만 늘리는 것과 사람들이 평생 동안 양질의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만성 질환 치료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특정한 약을 복용하게 하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가 뭐냐면, 단순히 현재의 증상이 더 심각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에 그칠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는 증상을 치유할 뿐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교정하려고 한다. 노화라는 (질병의) 영역에서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노화의 후생적 재프로그래밍(epigenetic reprogramming)이라고 부르는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우리 몸의 노화 세포를 예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젊은 성인들은 지속적으로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는 매우 건강한 세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환경, 식이요법, 음식, 그 밖에 통제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요인이 이 세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시간이 흐르면 그 결과물이 세포에 축적된다. 그러면 더 이상 세포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활발하고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우리는 mRNA를 활용해 세포를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려고 한다. 하지만 mRNA 단독으로는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mRNA를 운반체(carrier)에 넣어서 캡슐로 만든 약으로 만들었다. 이 캡슐로 만든 약이 체내에서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고 다시 젊어지게 만든다.”

개발에 있어 어려운 점은 뭔가.
“백신을 맞고 팔이 부어 올랐다거나 부작용이 생겼다거나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부작용이 운반 기술 문제로 인해 생겼다고 믿고 있고, 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갖고 있다. 백신 부작용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수준을 넘어 너무 많은 양의 백신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약물을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복용해야 할 경우, 매우 소량만 복용해야 한다. 양적, 질적 관리와 안전성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화를 연기하거나 멈추는 데 그치지 않고 젊음을 되돌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말했다시피 우리는 세포를 젊어지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세포를 젊게 만들면 우리 몸의 다양한 노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피부를 예로 들어보자. 피부는 우리 몸의 65%를 구성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장기, 여러 조직과 긴밀하게 연결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기술로 인해 피부 세포가 더 건강해지고, 더 건강한 콜라겐을 만들면 외관상 보기 좋을 뿐 아니라 신체 기능 역시 더 좋아진다. 노화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서 고치면 우리 몸의 기능은 훨씬 향상될 것이다. 세월이 갈수록 생물체는 당연히 나이를 먹게 되고 그 숫자를 되돌릴 순 없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신체 기능 향상의 차원에서라면 젊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제약사가 턴 바이오에 투자했다고 들었다. 어딘지 알려줄 수 있나. 그 외에도 턴 바이오에 투자한 글로벌 제약사가 있다면.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가 투자했다. 일본 아스텔라스 제약도 투자했다. 투자뿐 아니라 파트너십 체결을 요청한 곳도 많은데, 아직은 밝힐 단계가 아니다.”

언제쯤 턴 바이오의 회춘 기술이 상용화되리라고 보나.
“턴 바이오는 인간 세포를 젊게 되돌릴 수 있다고 증명한 세계 최초 회사다. 미국의 경우 식품의약국(FDA) 임상 허가 절차가 몇 년씩 걸리기 때문에 아마 2024년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길이 열리고, 5년 내에 상용화될 것이라 예측한다.”

노화가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닌 시대가 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노화엔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 생물학적인 측면도 있고, 지혜나 경험의 측면도 있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반드시 (육체적으로 쇠약해져서)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거나, 일어서다 어딘가가 다치거나 부러져야 하는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도 여전히 세월과 함께 나이를 먹게 되겠지만,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달라질 것이다. 내가 느끼는 30대와 50대의 육체적·정서적 차이는 내 할머니나 어머니가 느꼈을 차이보다는 적다. 앞으로 그 차이는 더 적어질 것이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복지⋅의료 비용도 훨씬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정부가 현재 노화 관련 질병과 복지에 투자하는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젊음을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이 인간이 불멸의 존재가 된다는 걸 뜻하는 건 아니겠지.
“물론이다.”

그렇다면 노화가 질병이 되는 시대에 인간 수명은 얼마나 늘어나게 될까.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다. 우리 몸은 아주 복잡 미묘한 기계다. 지금도 지구촌 어느 특정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100세 이상까지 산다. 우리가 먹는 음식, 스트레스, 라이프 스타일 등 아주 다양한 인자가 우리의 수명을 결정한다. 그러니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본다.”

지금 세계 여러 바이오 기업이 젊음을 되돌리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과 약물을 개발 중에 있다.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없을까.
“코로나19 백신 때도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무언가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물이 나오면 1차적으로 안전성을 따지게 된다. 효용 여부는 항상 2차적인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같은 회사)는 항상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엄격한 안전 프로토콜도 마련돼야 한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 있어서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장수(longevity) 연구는 매우 다면적인 요소를 고려해야만 하고, 실험을 거듭해야 한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필요한 단계를 건너뛰고 결과만 추구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우리가 올바른 방식으로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그것을 평가한다면 혁신의 결과는 환상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엔 노화에 대한 우리의 기존 관념도 바뀌게 될까.
“노후 삶의 질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육체적 쇠퇴로 인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고 자녀 및 손주들과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가 노화 때문에 져야 하는 엄청난 비용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길 바란다. 이것은 굉장히 드라마틱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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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염색체의 핵 안에 있는 DNA의 유전 정보를 세포질에 있는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를 일컫는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정보를 DNA로부터 리보솜에 전달하기 때문에 ‘전령(messenger) RNA’라고도 불린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생산·유통하는 코로나19 백신은 mRNA를 이용한 백신인데,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을 체내에 직접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생성 방법을 세포에 학습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오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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