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도쿄 오다이바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에 설치된 비비고 부스. 군만두 시식행사에 일본 K팝 팬들이 공연을 앞두고 몰려들었다.도쿄=이민아 기자
10월 15일 도쿄 오다이바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에 설치된 비비고 부스. 군만두 시식행사에 일본 K팝 팬들이 공연을 앞두고 몰려들었다. 사진 도쿄=이민아 기자

10월 15일 ‘KCON(케이콘) 2022 JAPAN(재팬·일본)’이 열린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의 컨벤션장.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부스에는 족히 30명이 넘는 사람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비비고 군만두에 고추 마요네즈 소스를 얹어 나눠주는 곳이었다. 

2012년 미국 어바인에서 시작한 케이콘은 CJ ENM이 해마다 미국 LA·뉴욕, 일본 도쿄 등에서 개최해 온 행사다. K팝 공연과 컨벤션을 결합해 음식, 뷰티 등 한국 문화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다.


하루 3000명씩 사흘간 비비고 부스 찾아

케이콘에는 사흘간(10월 14~16일) 4만1000명의 관객이 모였다. 이곳에 모인 일본인들은 10대, 20대의 K팝 팬들이었다. 비비고 부스 앞에서 만난 임경일 CJ제일제당 일본법인장은 “하루에 약 3000명이 부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혼잡한 컨벤션장에서 “비비고 야바이(비비고 쩔어)”라는 한 여성의 말이 들리기도 했다. 비비고 옆에 설치된 푸드트럭은 ‘홍대 포차’라는 한글 간판을 걸고 떡볶이와 김밥, 닭강정 등을, 옆 푸드트럭은 한국식 양념치킨을 팔고 있었다.

아다치 사나(17·여)는 “그냥 지나치려다 냄새가 정말 좋아서 기다렸다”며 “광고에서 많이 보기는 했지만 비비고 만두를 먹어보는 것은 오늘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라면을 매우 좋아해서 너무 맵지만 달걀, 치즈 등을 넣어서 먹는다”며 “끊을 수 없는 맛”이라고 말했다. 

사이타마 출신 오다지마 나오키(23)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닭한마리”라며 “K팝을 좋아하게 되면서 한국 관광을 갔고, 한국 음식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쿄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카이데 마츠무라(25)도 “떡볶이와 김밥, 삼겹살, 치킨, 김말이를 좋아한다”며 “친구와 신오쿠보를 찾아 한국 음식을 즐긴다”고 말했다.


한인 타운 신오쿠보, 日 청년층 번화가로

케이콘에서 만난 일본인들이 공통점으로 한국 음식을 자주 먹으러 간다고 꼽는 지역은 신오쿠보였다. 신오쿠보는 최근 2~3년 사이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등이 주도한 ‘3세대 한류’ 열풍과 맞물려 도쿄의 핵심 상권 가운데 한 곳으로 떠올랐다.

10월 17일 오후 3시쯤 전철 야마노테선(線)의 신오쿠보역에서 내렸다. 평일 낮임에도 거리는 북적였고 10대, 20대 청년들이 다니고 있었다. ‘호식이 두마리 치킨’ ‘네네치킨’ ‘남대문 김밥’ ‘청년다방’ 등 한글 간판을 내건 식당들이 즐비했다. 덥지 않은 날씨에도 빙수 가게인 설빙 앞에는 8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오쿠보 초입부터 한류(韓流) 스타들의 사진이 들어간 부채, 포스터, 앨범 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성업 중이었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등 가수들과 박보검, 서인국, 박서준, 이민호 등 배우들의 얼굴이 인쇄된 부채, 포스터가 곳곳에 놓여있었다. 여고생들은 부채를 집었다, 놨다 했다. 또 다른 가게는 메디힐, 네이처 리퍼블릭, CNP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대거 들여놓고 있었다.

2019년 말부터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드라마와 K팝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일본 젊은층이 신오쿠보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기존에는 신오쿠보는 주로 한국 교포들이 찾는 곳이었는데, 한류의 영향으로 지금은 도쿄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으로 부상했다.

장서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쿄지사 본부장은 “‘겨울연가’로 1세대 한류 붐이 일었을 때는 40~60대가 신오쿠보를 찾았지만, 최근 2~3년 사이 한류 팬들의 연령대가 매우 낮아져 젊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이태원 클라쓰’에서 주인공들이 따라 마시는 소주를 보고 일본 사람들이 ‘저 초록색 병은 무엇이냐’는 관심을 가져, 과일소주 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도쿄=이민아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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