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장에서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SIAL 2022)’ 한국관 부스. 사진 파리=배동주 기자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장에서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SIAL 2022)’ 한국관 부스. 사진 파리=배동주 기자

“한국에는 하얀 김치도 있고, 이건 김치의 국물이라고요?”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장에서 10월 17일(현지시각)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 (SIAL 2022)’. 한국관 국가식품클러스터 부스(전시 공간)를 찾은 프랑스 유통기업 티앤티푸즈의 챰 누엔 바이어는 김치 제조 업체 나리찬이 선보인 백김치 주스 ‘김치미’를 맛보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치는 다 빨간 줄 알았다. 주스를 하얀 김치를 담는 재료로 바로 쓸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놀랍다”고 말했다. 누엔 바이어는 이후 콩으로 속을 채워 만든 고단백 김샌드, 대체육을 활용한 핫도그 등을 유심히 살피고는 “관심 가는 새로운 제품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식이 비빔밥과 불고기로만 대표되는 시대는 지났다. K푸드 불모지였던 유럽이 K콘텐츠 인기를 타고 한식에 열광하고 있다.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조차 김치를 사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SIAL 2022에는 새로운 K푸드가 대거 등장했으며, 역대 최대 규모인 127개 한국 업체가 참여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꾸린 한국관에만 103개 업체가 부스를 냈고, 43개 업체가 별도 부스를 구축했다. 라면과 김치, 만두는 물론 고추장, 된장 등 소스류, 여기에 배와 버섯 같은 농산물도 전시됐다.

나리찬이 선보인 김치미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동치미 국물만을 담은 제품이다. 속 재료는 제거했지만, 발효 유산균은 남겼다. 시큼하고 톡 쏘는 동치미 국물 맛 그대로였지만 “키트를 만들려면 무엇을 추가해야 하느냐” “출시는 언제냐”는 등의 바이어 질문이 쏟아졌다.

김을 아예 스낵 제품으로 낸 김 제조 업체 담아도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았다. 담아는 기존 조미김을 넘어 콩과 아몬드로 속을 쓰고, 그 위아래에 김을 덮은 샌드형 김스낵 ‘김칩스’를 선보였다. 바이어들은 “글루텐이 진짜 없느냐” “고기 맛은 어떻게 냈느냐” 등을 잇달아 물었다.

프랑스의 주요 식품 유통 벤더 중 하나인 TWF의 토머스 랜슬롯 구매·납품 담당 이사는 “가공식품 등 상품에 한글만 들어가면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프랑스는 물론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새롭고 좋은 한국 식품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식품의 인기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aT 파리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한국산 농식품 수입액은 4011만달러(약 525억원)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프랑스의 한국산 농식품 수입액은 연평균 11%씩 증가했다.

하정아 aT 파리지사장은 “과거 K팝이 인기였을 당시만 해도 일부 젊은층의 선호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한국 식당을 찾고, 한국 식당에서 먹은 음식을 직접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구매하는 상황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한국 식품의 인기는 새로움을 넘어 독특함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SIAL 2022에서는 영농조합법인 황토나라가 낸 양파즙으로도 관심이 쏠렸다. 신승호 황토나라 대표는 “일본에도 중국에도 없는 진짜 K푸드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얻었다”면서 “셰프들도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전시장 밖에서는 한국 식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프랑스인들은 한국 식재료를 파는 한인 마트 앞으로 삼각김밥 먹으며 걸었고, 파리 최대 규모 백화점 중 하나인 르봉 마르셰 백화점 식품관에는 ‘코레(프랑스식 한국 표기)’라 적힌 별도 식품 코너가 자리했다.

르봉 마르셰 식품관에 한국 식품을 공급하는 지주연 리앤코 대표는 “20여 년 만에 식품관 개편을 진행했던 르봉 마르셰가 한국 식품을 넣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면서 “특히 올해는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베아슈베라는 백화점으로 한국 식품 공급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파리=배동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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