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주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동양학과 교수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 박사,전 라트비아 리가 스트라빈시대 사회과학부 교수 사진 송창주
송창주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동양학과 교수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 박사,전 라트비아 리가 스트라빈시대 사회과학부 교수 사진 송창주

“미국, 캐나다, 유럽, 오세아니주에서 회나 스시(초밥) 같은 일본 음식(일식·J푸드)이 확산한 과정 배후에는 한국인 이민자들이 있었다. 스시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한 1990년대 무렵 일식당을 경영한 다수의 사람은 일본인이 아니라 바로 한국인 이민자들이었다.”

송창주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동양학과 교수는 10월 12일 인터뷰에서 J푸드의 세계화 과정에서 한국인의 기여가 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문화 전문가인 송 교수는 국민국가(공통언어와 문화·전통을 지닌 국민공동체를 기초로 세워진 국가)들이 민족 음식의 세계화를 통해, 소프트파워를 창조하는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한국인 이민과 일본 음식의 세계화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의 연구논문을 통해 J푸드의 세계화 원인을 분석한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한국인 이민자가 J푸드 확산에 기여했다는 건가. 
“일본인은 한국인보다 해외 이민 시기가 빨랐다. 1세대 일본인에서 2세대, 3세대로 내려오면서 정착한 나라에서 일식집을 계승하는 후손은 갈수록 줄었다. 일식집 운영 대신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을 선호하기도 했고, 일본 전통문화보다는 정착한 국가의 문화에 더욱 익숙해졌다. 이 틈을 한국인 이민자들이 파고들었다. 1990년대 이후 J푸드가 빠르게 확산하던 시기 한국인 이민자들이 해외에서 횟집이나 스시바 같은 일식당을 차리는 경우가 많아졌고, J푸드의 세계화에도 일조했다.”

이를 뒷받침할 통계가 있나. 
“정확한 통계는 없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한국인 밀집 지역의 교민 사회 업소와 사업 실태를 보여주는 여러 지역의 교민 업소록을 살펴보면 해당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한인이 일식당을 운영하는지를 추측해 볼 순 있다. 미국 뉴저지주 동부 지역과 뉴욕을 포함한 2005년판 한인 업소록에 수록된 이 일대 한인 운영 식당의 총수는 약 400개였다. 그 가운데 ‘횟집’ ‘스시’, 소수의 ‘데리야키 식당’ 등 J푸드를 판매하는 식당 수는 111개로 한인 운영 식당의 28%에 달했다.”

왜 한국인 이민자들이 한식당 대신 일식당을 연 건가.
“우선, 문화적 유사성 때문이다. 일본의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의 경우 일본 음식문화와 융합이 된 부분도 있었고, 일식당에서 나오는 된장국이나 간장 같은 장류는 한국인에겐 익숙한 음식 재료였다. 

한국인 이민자들이 일식당을 연 또 다른 이유는 일식당이 이윤이 많이 남는 업종이었기 때문이다. 밑반찬이 많고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한국 음식(한식)에 비해 일식은 재료도 적게 들고 만드는 시간도 짧다. 또 상류층의 고급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J푸드 판매 가격이 한식보다 훨씬 높게 형성됐고, 일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경제력도 한식당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J푸드의 세계화 성공 비결은.
“일식의 서구(西歐) 현지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캘리포니아롤이 대표적이다. 날것을 먹지 않는 서구인들에게 J푸드를 가깝게 다가가도록 만들었다. 캘리포니아롤은 일본 전통 스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익힌 재료나 아보카도 같은 서구인들의 거부감이 적은 재료들을 넣어 만들었다. 또 서구인에게 생소한 김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김을 밥 안쪽에 보이지 않게 넣었다.”

K푸드 세계화를 위한 조언은. 
“J푸드 사례처럼 한식도 전통적인 맛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서구인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김치 타코나 불고기 케사디아 같은 음식 개발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당연히 J푸드처럼 건강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이라는 이미지도 만들어야 한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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