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홍택 작가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정보경영 석사, 현 외교부혁신이행 외부자문위원회 위원, 전 CJ제일제당신입 입문 교육, 전 CJ제일제당 마케팅 담당 사진 임홍택
임홍택 작가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정보경영 석사, 현 외교부혁신이행 외부자문위원회 위원, 전 CJ제일제당신입 입문 교육, 전 CJ제일제당 마케팅 담당 사진 임홍택

요즘 대기업 임원들 사이에선 MZ 세대(밀레니얼+Z세대·1981~2010년생)의 ‘3요’ 주의보가 자주 오르내리는 화젯거리다. ‘3요’는 상사의 업무 지시에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는 직원들의 반응을 3종 세트로 묶은 신조어다. 일부 기업은 최근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정기 오프라인 교육에서 3요의 의미와 모범 답안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상사의 지시에 군말 없이 따르는 걸 미덕으로 여겼던 기성세대 시각으로 보자면, 이런 젊은 직원들은 조직 분위기와 업무 능률을 해치는 ‘오피스 빌런(office villain·직장의 골칫덩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2018년 MZ 세대 직원들에 대해 다룬 저서 ‘90년생이 온다’를 출간한 임홍택 작가는 이들을 싸잡아 문제 사원이라고 낙인찍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10월 12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체의 권리를 주장하는 건지, 나만의 특별한 권리를 내세우는 건지를 가려내 그 둘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과도한 개인주의나 협동심 결여 등으로 조직 분위기를 흐리는 사원들을 문제 삼는 기업이 많다.
“‘협동심’이라는 게 어떤 협동심을 말하는 건지 그것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회사 규정이 오전 9시 출근에 오후 6시 퇴근인데, ‘팀장이 오전 8시에 출근하니까 다들 그때까지 나와야 한다’고 요구할 순 없는 거 아닌가. 예를 들어 ‘A는 조직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야근이나 주말 근무에 참여하려 하지 않아서 다른 팀원이 일을 떠맡아야 한다. A는 협동심이 없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경우도 사실은 어폐가 있다. 조직이 경우에 따라 주말에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한 달에 얼마 정도 야근이나 초과 근무를 할 수 있고, 초과 근무를 하면 어떤 보상이 주어진다’는 걸 명확히 알려주는 게 먼저다.”

때에 따라선 변수도 생길 수 있지 않나.
“그러니까 그 최대치를 미리 정해놔야 한다는 거다. 예전엔 ‘야, 우리 모두들 고생하잖아. 그러니 너도 해’라는 식으로 밀어붙일 수 있었다. 이건 뭐냐면 (일종의) 도덕에 호소하는 거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들은 도덕이 아니라 법과 원칙과 규정을 중시한다. 그들의 노동관에선 규정과 도덕이 맞붙을 때 절대 도덕이 이길 순 없다. 그러니 논리로 설득해야 한다. 사원들이 하는 추가 근무가 회사 규정에 맞는지부터 먼저 설명해 줘야 한다.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소위 MZ 세대에 속하는 직원들은 순순히 이를 따라온다. 그게 아니라 그들의 ‘태도’만 문제 삼는다면 결실이 없는 도돌이표가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업무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회사에 무리한 보상만 요구하는 경우라면.
“(앞서 예와 달리) 이런 게 바로 부당한 요구다. 이런 부류는 확실한 제재를 가해서 회사에 발 뻗지 못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가 뭐냐면, 기존 조직 평가로는 이런 사람들을 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체로 1년에 한 번씩 사원 평가를 하는데, 그때도 나쁜 평가를 줄 수 있는 규정 자체가 아예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스타트업이나 IT 회사들은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1년에 네 번, 분기별로 네 번, 혹은 1년에 열두 번까지 평가를 한다. 이런 부류의 직원은 어떤 식으로든 페널티(벌칙)를 가해야 한다.”

최소한만 일하겠다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도 문제로 거론되는데.
“최근 미국에서 이슈화되면서 유행어가 된 것일 뿐 사실 꽤 오래전부터 국내에 그런 분위기는 마련돼 있었다.”

그런 직원들은 어떻게 대해야 하나.
“태도를 바꾸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페널티까지는 아니어도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걸 알려줌으로써 동기 부여를 할 수는 있다. 현재 많은 국내 기업은 예전 조직 문화에 기반해 규정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일은 안 하면서 월급만 꼬박꼬박 챙기는 소위 ‘월급 루팡’이나 평균 이하의 실적을 내는 직원에게도 월급을 줄이거나, 성과급을 제로로 만들거나, 승진에서 배제시키는 절차·방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곳이 많다. 내가 어느 정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베니핏(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원들이 명확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 아직까지 대학생 때 하던 ‘팀플레이(팀플)’와 조직 생활의 차이를 모르는 직원들도 있다. 팀플은 다들 한 번 같이 팀으로 과제를 하고 헤어질 사이라서 (무임 승차하는) 프리 라이더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직원이 한 번 양보하는 게 반드시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만으로 개선될까.
“사실 내게 주어진 일 이상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다. 그건 (흔히 MZ세대가 주범으로 지목되지만) 40대든, 50대든 다 마찬가지다. 그런데 다만 그런 속마음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다니는 게 문제가 된다. 사실 이건 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지능의 문제다. 그런 행동이 조직 생활을 하는 데 현명하지 못한 태도라는 것, 본인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건 알려줘야 한다. 동시에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막무가내로 그냥 일 자체를 안 하겠다고 뻗대는 진짜 좀 이상한 사람들, 흔히들 ‘월급 루팡’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때로는 그렇게 행동하는 사례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례는 그 조직 자체가 일을 맡으면 맡을수록 손해만 보는 조직일 경우가 대다수다. 사실 예전엔 어떤 직원한테 일을 많이 줘서 그 직원이 일을 더 하면 나중에 그 보답이 주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게 미국의 (열심히 일하자고 외치는) ‘허슬 문화’인데, 지금 많은 직원은 그런 보상 기제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과거 조직 문화만 답습해 ‘시키면 당연히 일하겠지’라고 믿으며 직원에게 일을 준다면, 언젠가 멀쩡한 직원들도 (상사가 시키는 일에) ‘이건 내 일이 아닌데요’라고 튕겨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정말 사원이 문제인지 조직이 문제인지) 이 둘을 구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조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회사에 맞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요즘 조직에서 젊은 세대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경우가 많다. 근무 시간에 아이팟을 끼고 있다거나 헤어롤을 말고 있다거나 하는 직원들 태도를 비판하는데, 과거엔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었다. 새로운 문화로 인해 새롭게 등장한 ‘회색 영역’이다. 이런 부분은 회사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직원들과 합의해서 수정할 수 있다. 물론 시스템이나 규정만으로는 직원 간 세대 갈등 같은 것이 사라지진 않는다. 이때 바로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 시스템 정비 없이 ‘직원들끼리 소통하면’ 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건 나태한 처리 방식이다. 그리고 직원이 규정상 전체적으로 합당하지 않은 무언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인지, 그저 나만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인지, 명확히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 (조직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오피스 빌런’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표현할 것이 아니라, 그 직원의 행동이 (지금) 회사의 규정과 원칙에 어긋나는 경우인지, 아니면 그들이 타인의 선의를 악용하는 예의 없는 부류인지를 나눠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전자는 원칙이나 규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절대 그런 행동을 취할 수 없도록 강력한 제재를 취해야 한다.”


plus point

MZ 세대 활약하는 기업들

식물성 음료 ‘얼티브 플랜트 유’를 만든 CJ제일제당 MZ 세대 CIC(사내 독립 기업) ‘푸드 업사이클’. 사진 CJ제일제당
식물성 음료 ‘얼티브 플랜트 유’를 만든 CJ제일제당 MZ 세대 CIC(사내 독립 기업) ‘푸드 업사이클’. 사진 CJ제일제당

중견 직원들은 MZ 세대 직원들이 이기적이고 팀워크가 부족하다는 편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수평적 시스템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이들도 MZ 세대다.

CJ제일제당의 사내 독립 기업 ‘푸드 업사이클’은 전원 MZ 세대 사원으로 구성돼 있다. 스타트업처럼 기민하게 움직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작년 2월 CJ제일제당이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 ‘이노백(INNO 100)’의 일환이다. 푸드 업사이클은 지난 7월 100% 식물유인 ‘얼티브 플랜트유’를 선보였다. 팀원 각자가 최고책임자 역할을 맡아 수평적으로 업무를 진행한 덕분에 기존 프로세스에선 1차 상사→2차 상사→경영 리더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1년 넘게 걸리는 신제품 출시 기간을 절반으로 앞당길 수 있었다. 한편 신규 직원 채용 과정에서 MZ 세대 직원들이 함께 일할 동료를 뽑게 하는 기업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채용한 신규 채용 과정에 10년 차 이상 간부 사원들만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기존 관례를 깨고 실무 3~5년 차 MZ 세대 사원들을 면접관으로 참여시켰다.

오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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