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난 홍콩대정치·공공행정학 교수 베이징대 국제관계·경제학,노스웨스턴대 사회과학석사・정치학 박사, 현 홍콩대사회과학원 현대중국연구프로젝트 주임 사진 중국경제금융망
주장난 홍콩대정치·공공행정학 교수 베이징대 국제관계·경제학,노스웨스턴대 사회과학석사・정치학 박사, 현 홍콩대사회과학원 현대중국연구프로젝트 주임 사진 중국경제금융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기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최측근으로 채운 뒤 시장은 ‘차이나 런’을 보였다. 차기 최고지도부 공개 후 중화권 증시와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 주가가 폭락하고 위안화 가치가 추락한 것이다. 성장이 정체된 중국 경제에 당의 민간 경제 통제와 반(反)시장적 규제 강화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색채가 더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며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과 코로나19를 잡기 위해선 경제 희생도 불사하겠다는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강화 전망이 시장에 공포를 안긴 것이다. 

주장난(硃江南) 홍콩대 정치·공공행정학 교수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당 총서기 3연임 확정 후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중국이 높은 경제 성장률에 집착하지 않고, 대신 빈곤 완화와 공동부유 등 공평·평등이란 가치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 1인 지배 체제 아래서 결정되는 당 중앙의 정책이 앞으로 중국 전체에서 더 엄격하게 이행될 것으로도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진핑 1인 지배 체제 강화가 중국과 전 세계에 의미하는 바는.
“중국의 경우, 새 지도부는 완전히 한 몸이 될 것이다. 특히 최고지도부 그룹은 시 주석에게 철저하게 복종할 것이다. 이는 우선적으로 빈곤 완화, 엄격한 반부패 정책, 군사력 강화, 제로 코로나 방역처럼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의 연속성이 이어질 것이란 의미다. 또, 당 전체가 시 주석의 정치사상 아래 더 통합될 것이다. 당과 국가 내에서 의문 제기와 논쟁이 적어지고, 복종과 충성이 강조될 거란 얘기다. 대외적으론 중국과 서구의 관계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 세계는 중국의 미래와 엘리트 정치를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시 주석이 중국 경제 미래와 관련해 어떤 시그널을 보냈나.
“시 주석의 당대회 연설 중 네 번째, 다섯 번째 부분이 특히 경제 발전 청사진에 관한 내용이었다. 시 주석은 질 높은 발전을 요구했다. 이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전만큼 광적으로 추구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대신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생산 과정에서 하이테크와 고부가가치 요소의 비중을 늘리려 할 것이다. 질 높은 성장을 이토록 강조한 건 앞으로 수년간 예상되는 성장률 둔화에 대한 예고 또는 정당화로도 이해할 수 있다.”

당대회 전부터 중국 정부는 올해 5.5% 안팎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수차례 시사했다.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은.
“낙관적이진 않다. 중국 국내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경제가 활기차지 않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엄격한 방역 정책 등 여러 요인 때문에 경기가 식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과 세계의 경제 교류, 국제 교역도 줄었다. 중국은 전 세계 교역에서 큰 비중과 역할을 맡고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120개 이상 국가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다.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세계 경제에도 깊은 충격이 가해진다.”

중국이 40년 넘게 이어온 개혁·개방 기조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경제 개혁과 개방을 지속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성장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하는 발전이 당의 넘버원 우선순위라고도 했다. 이는 덩샤오핑 세대 이후 당의 정치 엘리트들이 합의한 기본 컨센서스이기도 하다. 시 주석 연설은 그의 지도부가 현재로선 그런 컨센서스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는 걸 보여줬다. 동시에 앞으로 경제 발전을 주로 국내 시장에 의존해 이루겠다는 계획이 확인된다. 내수 중심 경제 성장을 하겠다는 거다.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가진 세계 경제에 대한 인식, 중국과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전망이 낙관적이진 않다.”

시 주석은 집권 1기 때 경제 성장 둔화에 적응해야 한다며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를 말했고, 2기부터는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 경제 정책의 기본 방향은.
“공동부유 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공산당은 효율성을 최고로 여기던 접근법에서 벗어나 공평, 평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가 축적되고 분배되는 방식에 더 엄격한 관리가 이뤄질 것이란 신호다.”

중국에서 정치가 시장 메커니즘을 지배하고 경제를 결정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지고 있는데.
“정치가 분명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건 어디서나 사실인데, 특히 중국처럼 주요 정책이 집권당에 의해 결정되는 국가에서 더 그렇다. 중앙 정책이 각 지방 상황에 대한 고려나 조정 없이 더 엄격하게 이행될 것이다. 당의 엘리트 정치와 미래 정책 방향의 예측 불가능성도 투자자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차기 최고지도부 공개 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시장 반응은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의 예상을 반영한다.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겁을 먹었다. 당분간은 이런 우려와 불안이 지속될 것이다.”

시 주석 집권 3기 최고지도부가 공개된 후 첫 거래일이었던 10월 24일 중화권 증시가 급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HSCEI(항셍중국기업지수)는 7% 넘게 떨어지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 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번 당대회 후 닷새간 HSCEI 하락률(9%)은 제15차 당대회(6.9% 하락) 후 가장 컸다. 중국 본토 상하이·선전 증시에선 10월 24일 하루에만 179억위안(약 3조6516억원)이 순매도됐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주식일수록 자금 이탈이 거셌다.

시진핑 집권 3기 중국 경제가 맞닥뜨린 가장 큰 과제는.
“고용이 가장 큰 문제다. 많은 대학 졸업자가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투자자의 신뢰 하락도 과제다.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투자자 신뢰를 다시 높이는 것이 현 지도부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시 주석은 과학기술 자립과 공급망 확보 강화를 강조했는데, 어떤 영향이 있을까.
“중국이 실제로 가야 할 발전 경로를 크게 보여준 거라고 생각한다.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행보다. 현재 중국과 서구의 관계를 감안할 때, 중국의 자체 혁신력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중국이 자력갱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외부 방해 요인에 대응해 경제 취약성을 줄이려는 것이다. 당 정치국에 새로 진입한 사람 중엔 과학기술 분야 출신이 약진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이런 계획이 미국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당대회로 본 외교 정책의 변화는.
“이번 당대회에서 강조된 외교 정책의 주요 원칙은 대만에 대한 입장, 국가 안보 등 부문에서 사실상 전과 같다. 중국이 외교 관계를 다루는 방식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베이징=김남희 조선비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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