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람들로 붐비는 지역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돈도 모이고 유행도 빠르다. 명동은 1960년대 이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중심가로 떠올랐다. 국민 모두가 명동을 대한민국 1번가로 생각했다. 그 위상은 갈수록 더욱 확고해졌다. 가봤든, 안 가봤든 명동이 한국 최고의 번화가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사실은 박제가 됐다. 최고 번화가라고 말들은 하면서도 정작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은 도리어 줄었다. 명동은 더 이상 예전의 명동이 아니었다. 강남으로, 신촌으로, 대학로로, 홍대로 사람들은 빠져나갔다. 한번 인기를 잃으면 되찾기는 어려운 게 세상 이치다. 하지만 명동은 보란 듯이 돌아왔다. 빠른 사람들은 명동이 돌아온 것을 벌써부터 알아챘다. 이제는 느린 사람들도 명동을 찾기 시작했다. 게다가 소문을 들은 외국인들까지 비행기를 타고 명동을 찾아온다.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는 르네상스다. 대한민국 1번가로 돌아온 2010년 명동 거리로 나가봤다.

- 명동에 가봤어? 아니, 아직 못 가봤는데. 이런, 명동을 모르면 말을 말자. (1960년대)

- 우리 오늘 어디서 만날까? 뭐, 두말하면 잔소리지. 명동 거기서 보자. (1970년대)

- 요즘 명동에 가본 적 있어요? 아뇨. 명동에 뭐 특별한 게 있나요? 뻔하잖아, 볼 것도 없고. (1980~90년대)

- 얼마 전 명동에 다녀왔는데 사람들 엄청 많데. 거리도 확 달라졌더라고. 그래? 얼마나 달라졌는데? 명동 안 가봤어? 이런, 명동을 모르면 말을 말자. (2000~2010년)

명동, ‘글로벌 쇼핑·관광특구’로 뜨다한국의 대표 번화가 ‘명예회복’넘치는 유동인구로 상권 ‘빅뱅’



외국인 관광객 방문 1순위 장소 부상 “원더풀” 서울 도심 재창조 맞물려 ‘후광효과’도 톡톡



8월 10일 오후 2시 무렵 서울 중구 명동. 평일 이른 오후인 데다 푹푹 찌는 듯한 날씨였지만 명동 거리는 오가는 행인들로 활기가 넘쳤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대로변, 골목길 등 구석구석 요지를 차지한 화장품 매장들 앞에서는 유니폼을 차려 입은 여성 점원들이 연신 애교 섞인 목소리로 호객 행위를 했다. 한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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