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의 스티브 잡스’ ‘단순함이라는 디자인의 기본철학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천재’.

포브스와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미국 최고의 미술대학으로 꼽히는 RISD(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총장을 지낸 존 마에다(John Maeda·50)를 이렇게 평가한다. 그는 2006년 출간된 저서 <단순함의 법칙(The Law of Simplicity)>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디자인계의 단순함 전도사로 불리는 마에다가 단순함을 이루기 위해 따라야 한다고 밝힌 ‘단순함의 법칙’을 크게 다섯가지로 정리한다.

마에다는 먼저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화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기능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DVD 플레이어에서 되감기, 빨리감기 버튼을 없애버리고 재생 버튼 하나만 남기라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좋아하는 장면을 다시 돌려보거나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 영화를 일시정지할 수 없게 된다. 마에다는 기능을 줄이기 전에 해당 기능이 제품과 서비스에 꼭 필요한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할 것을 권했다.

둘째, 정리는 많은 것을 적게 보이게 해준다. 가령 옷장에 있는 것들은 넥타이, 셔츠, 바지, 재킷, 양말처럼 물품별로 그룹을 나눌 수 있다. 1000개의 물품을 5개 카테고리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면 해당 물품들을 그룹 내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시간을 절약하는 것 또한 단순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람이 줄을 서며 기다리는 시간은 하루 평균 최소 1시간이라고 한다. 여기에 줄 서지 않고 기다리는 무언가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손잡이를 돌려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것, 계절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 웹페이지가 뜨기를 기다리는 것 등이 포함된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소비자들은 이를 단순함의 결과라고 인지하게 된다. 페덱스(FedEx)와 같은 당일 배송 서비스와 맥도날드 햄버거 주문과정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상식’과 ‘복잡함’도 활용하라

넷째, 상식은 단순하게 만든다. 나사를 돌리는 일을 생각해보자. 나사 머리의 홈을 일자 혹은 십자 드라이버 끝에 맞추고 돌리면 된다. 오른쪽(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조여지고, 왼쪽(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풀어진다. 오른쪽이 어딘지, 시계 방향이 어딘지 알아야 제대로 나사를 돌릴 수 있다. 상식을 활용하면 많은 상황이 단순해진다.

다섯째, 단순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역으로 복잡함이 필요하다. 복잡함이 많을수록 단순한 것에 눈이 간다. 기술은 계속 복잡하게 발전하기 때문에 단순함을 활용하면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다. MP3 플레이어 시장에 나타난 애플의 아이팟(iPod)이 단순함을 무기로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복잡함이 없다면 단순함을 보더라도 인지할 수 없게 된다.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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