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11일(현지시각) 트위치를 통해 대선 유세 연설을 생중계했다. 사진 트위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11일(현지시각) 트위치를 통해 대선 유세 연설을 생중계했다. 사진 트위치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의 대세이긴 하지만 유통망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다. 녹화 방송의 최강이 유튜브라면, 생방송(이하 스트리밍 방송)의 최강은 아마존 자회사 트위치다.

온라인 스트리밍 방송 소프트웨어 회사 스트림엘리먼트에 따르면, 트위치는 올해 1~6월 누적으로 스트리밍 방송 시청 시간의 72.2%(약 27억 시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유튜브(19.5%·약 7억3500만 시간)의 약 네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트위치는 스트리밍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미국 예일대 동창인 에머트 시어와 저스틴 칸이 2011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든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 ‘저스틴TV’로 출발해, 지금은 게임 방송용으로 특화됐다.

트위치에는 뷰티, 먹방 등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송보다 게임 방송이 많다. 이 때문에 온라인 게임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트위치란 이름이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온라인 게임 마니아에게는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다.

트위치의 인지도는 2014년 아마존에 인수되면서 더욱 높아졌다. 아마존은 2014년 8월, 9억7000만달러(약 1조1146억원)를 들여 트위치를 인수했다. 아마존이 2009년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를 인수할 때 쓴 12억달러(약 1조416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구글도 탐냈을 정도로 트위치는 매력적인 인수·합병(M&A) 대상이었다. M&A 성사 직후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비디오 게임계의 ESPN(미국 스포츠 전문채널)’이 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인기를 증명하듯 10월 11일(현지시각)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트위치에 가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대선 유세 연설을 트위치로 생중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평균 1500만 명이 찾는 트위치의 영향력을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유세 연설의 최고 동시 접속자는 1만3000명에 달했다. 트위치가 유튜브를 누르고 스트리밍 방송의 강자가 된 비결을 살펴봤다.


한국 게임 방송 분야의 대표 스트리머인 대도서관.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유튜브가 아닌 트위치에서 스트리밍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 트위치
한국 게임 방송 분야의 대표 스트리머인 대도서관.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유튜브가 아닌 트위치에서 스트리밍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 트위치

비결 1│끊김 없는 실시간 채팅

한국 게임 방송 분야의 대표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을 하는 사람)인 대도서관은 지난해 12월부터 스트리밍 방송을 유튜브가 아닌 트위치에서 하고 있다. 그는 182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튜브에는 녹화 방송만 올린다. 그는 “2년 정도 유튜브에서 스트리밍 방송을 하면서 골치가 아팠다”며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풍월량(게이머), 김풍(만화가)과 같은 인기 스트리머들도 유튜브가 아닌 트위치를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으로 택하는 추세다. 이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유튜브가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이지만, 스트리밍 방송을 할 때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동영상 업계에선 유튜브 스트리밍 방송의 최대 약점으로 원활하지 않은 실시간 채팅 기능을 꼽는다. 스트리머 대부분은 스트리밍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채팅한다. 시청자가 질문한 내용에 바로바로 답하는 것은 스트리밍 방송의 묘미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댓글이 실시간 순서대로 표시되지 않거나 먹통이 되는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답답해진 시청자가 스트리밍 방송 시청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실시간 채팅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재미를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동영상 업계 관계자는 “트위치에서는 채팅 서비스가 ‘튕기는’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비결 2│유튜브보다 손쉬운 스트리밍 방송

트위치에서 스트리밍 방송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메일 인증으로 트위치 회원으로 가입한 뒤 스트리밍 방송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그리고 트위치 홈페이지에서 방송용 암호키를 확인해 입력하고 ‘방송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

유튜브는 상대적으로 트위치보다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회원 가입을 하고 스트리밍 방송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은 트위치와 같지만 이후 단계가 복잡하다. ‘내 채널’로 이동해 자신의 방송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설정해야 한다. 이후 동영상 ‘업로드’ 항목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이동한 뒤 ‘시작하기’ 버튼을 눌러야 비로소 스트리밍 방송을 할 수 있다. 스트리머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는 “유튜브가 왜 굳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스트리밍 방송을 할 수 있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반면 트위치는 스트리머가 스트리밍 방송을 할 때 사용해야 하는 프로그램을 지정하지도 않는다. 트위치가 직접 만든 스트리밍 방송 프로그램인 ‘트위치 스튜디오’가 있지만, 이를 의무적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 덕분에 스트리머는 기존에 사용하던 스트리밍 방송 프로그램을 트위치에서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스트리밍 방송을 하기 위해선 ‘오픈 브로드케이터 소프트웨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한다.


plus point

구글·아마존·MS·페이스북, 게임 생방송 시장서 격돌

게임 생방송(스트리밍 방송)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구글 유튜브와 아마존 트위치가 주도하고 있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도 게임 스트리밍 방송 시장을 잡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발 주자인 MS와 페이스북은 특히 게임 방송 전문 스트리머를 사로잡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게임 방송 시청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스트리머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인기 스트리머가 많을수록 시청자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인기 스트리머를 많이 확보해 이용자 수와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MS는 지난 8월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유명 게임 스트리머 ‘닌자(본명 타일러 블레빈스)’를 자사의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인 믹서(Mixer)로 영입했다. 닌자는 트위치에서 구독자 1470만 명을 보유하고 한 달 평균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거물 스트리머다. 닌자는 믹서에서 처음 방송한 날 8만 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월 게임 전문 스트리머의 방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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