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기업들은 ‘쇼핑 정글’ 속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쇼핑 정글’ 속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사이트 디자인과 구성이 어딘지 모르게 촌스럽다. 제품을 착용한 멋진 모델 사진은커녕 밋밋한 흰 바탕의 제품 사진만 크게 뜬다. 그런데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해 가장 저렴하다. 물건은 정품(正品)이다. 의류부터 신발, 생활용품, 잡화, 가전제품까지 원하는 브랜드의 필요한 제품군은 웬만하면 다 찾을 수 있다. 나이키 운동용 반바지를 사러 들어갔다가 스투시(stussy·미국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모자까지 사들고 나오는 ‘보물찾기’도 가능하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오케이몰 이용자들이 하는 공통된 평가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00조원(2019년 예상치)에 달한다. 이 시장을 차지해 ‘한국판 아마존’이 되려는 대기업, 스타트업, 외국계 기업 등의 유통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이커머스 시장에서 흑자를 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 조단위 매출을 내는 유통 공룡 쿠팡도 고전한다. 1000억원대 이상 연매출을 내는 이커머스 기업 중 흑자를 내는 곳은 G마켓·옥션 운영사 이베이코리아, 패션 플랫폼 무신사 정도다.

이 시장에서 오케이몰은 선전 중이다. 매출 규모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쇼핑몰이지만,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데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알음알음 소문난 곳이다. 명품 브랜드, 스포츠·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중저가 브랜드 등 취급하는 국내외 브랜드만 2000개가 넘는다. 특히 20~40대 남성들이 선호하는 CP컴퍼니, 스톤아일랜드, 메종키츠네 등 수입 브랜드 제품이 다양해 인기가 많다.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도 성장세다. 지난 5년간 연매출이 10~30%씩 성장했다. 2018년 매출 1406억원, 영업이익 7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6%, 8%씩 증가했다. 2014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객의 발길을 사로잡은 오케이몰의 전략 두 가지를 분석했다.


전략 1│100% 직매입

오케이몰 영업 전략의 핵심은 직매입이다. 보통 온라인 쇼핑몰들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판매 중개, 즉 오픈마켓 플랫폼 방식으로 운영한다. G마켓, 인터파크 등이 대표적인 오픈마켓이다. 입점한 판매자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매출로 잡힌다. 여기에 쇼핑몰이 직접 물건을 사서 판매하는 직매입,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 등이 추가된다. 이커머스 기업인 위메프는 직매입과 오픈마켓 비중이 5 대 5, 쿠팡은 9 대 1 정도다. 100% 직매입 방식은 쇼핑몰 입장에서 재고 부담이 크기 때문에 보통 꺼린다.

그런데 오케이몰은 100% 직매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패션잡화·레저스포츠·생활용품 등 3개 카테고리별로 판매하는 상품 10만 종을 24명의 회사 MD(상품 기획자)가 직접 소싱한다. 구매처는 해당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병행수입업체, 개인사업자 등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MD의 정·가품 검증 능력. 구매처가 원(原) 브랜드가 아닌 만큼 정품 여부를 가려내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담당 MD는 사업자 등록증 확인, 해당 상품 유통 경로 조사, 거래처를 통한 평판 조회 등 가능한 한 객관적인 모든 자료를 수집한다. 브랜드 공식 수입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 A/S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 구매 금액의 최대 3배를 보상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오케이몰에 따르면 지난 18년 동안 보상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렇게 소싱한 상품은 모두 경기도 군포에 있는 자체 물류 창고에 보관해두고 판다. 회사는 해당 상품이 물류 창고에 입고되자마자 전액 현금으로 대금을 지불한다. 보통 업계에서 결제가 입고 후 4~6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이런 식으로 구매처와 관계를 다지면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마진율을 높인다. 최종 소비자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다. 이지연 오케이몰 패션잡화팀 책임 MD는 “핵심은 신상품 재고를 가진, 믿을 수 있는 공급처를 빨리 찾는 것”이라며 “이 덕분에 입고 1년 미만 제품이 80%에 달할 정도로 신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략 2│고객 신뢰 극대화

오케이몰을 찾는 고객들은 싼값에 정품을 빠르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실제로 회사는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장치를 곳곳에 마련했다. 대표적인 것이 맞교환 제도다. 소비자가 교환을 신청하면 본사에서 즉시 물품을 보내 배송지에서 물품을 맞바꿀 수 있는 방식이다. 본사에서 소비자가 반송한 물품을 확인한 후 새 물품을 보내는 보통 쇼핑몰 방식보다 교환이 빨라진다.

이 밖에도 네이버쇼핑 기준 최저가가 아닐 경우 보상해주는 최저가 보상제, 오후 6시 30분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발송해주는 당일 발송 제도, 구매액이 많아질수록 할인율과 보상률을 올려주는 10단계 회원 등급 제도, 고객 센터 피드백 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하는 20분 이내 답변 제도 등도 있다.

홈페이지 구성은 상품 소개 역할에만 충실하다. 제품 사진도 여러 각도로 가깝게 찍은 실사만 배열돼 있을 뿐이다. 다양한 연출을 통해 제품을 돋보이게 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다. 이준호 오케이몰 수석 매니저 “자체 매뉴얼에 따라 최대한 자세하게, 있는 그대로의 제품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특별한 장치도 있다. 오케이몰은 사이트 첫 화면에 모든 실적을 공개한다. 월별 매출, 월별 영업이익, 2000년 오픈 이후 지금까지 총판매 건수, 일별·월별 총회원 수, 연간 탈퇴 회원 수, 월별 주문 건수, 월별 고객 문의 건수 등을 알림판 형식으로 걸어놓는다. 일별 통계는 매일 갱신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꼭 알 필요는 없지만, 알고 보면 믿음 가는’ 정보들이다. 실제로 매년 충성도 높은 고객 비율이 늘고 있다. 올해 기준 누적 매출 1500만원 이상 등급인 1등급 회원 수는 3년 전보다 460% 증가했다.

다만 직매입 방식 특성상 재고 부담 탓에 매출 원가가 늘어나는 것은 회사가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매출액이 증가해도 매출 원가 비중이 커지면 영업이익이 감소한다. 오케이몰의 영업이익률은 2016~2018년 5~8% 수준이다. 연매출 규모가 1000억원대로 비슷한 무신사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4%를 기록했다. 무신사는 직매입, 자체브랜드, 오픈마켓 등이 혼합된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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