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피 구독 플랫폼 ‘트레이드커피’에서 주문한 제품이 배달됐다. 사진 인스타그램
미국 커피 구독 플랫폼 ‘트레이드커피’에서 주문한 제품이 배달됐다. 사진 인스타그램

커피 시장에 ‘제3의 물결’이 일고 있다. 커피 구독 서비스가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기호식품인 커피가 다양화·고급화하면서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커피, 새로운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커피 구독 서비스의 등장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커피 품질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은 우수 원두로 만든 고급 커피를 뜻한다. 블루보틀과 리추얼, 인텔리젠시아, 스텀프타운 등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은 좋은 품질의 원두를 산지에서 직접 공수하고 자체적으로 로스팅하는 경우가 많아, 매장마다 색다른 커피 맛을 제공한다. 한 잔에 1만원이 넘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은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커피 구독 서비스 등장에 대해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패스트컴퍼니는 “2000년대 초반 판도라,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사람들이 원하는 음악을 찾아주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사하다”며 “트레이드커피는 미국 커피 구독 서비스 기업 중 가장 빠른 성장세와 가장 최신의 기술력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국에선 아직 낯설지만, 미국에는 트레이드커피뿐만 아니라 아틀라스와 미스트로박스, 빈박스 등 다양한 커피 구독 서비스가 있다. 2018년 창업한 트레이드커피는 현재까지 200만 명의 소비자에게 커피 원두 제품을 제공했다. 커피 구독 서비스 업계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선 트레이드커피의 전략 세 가지를 분석했다.


전략 1│로스터리 카페와 협업하라

트레이드커피는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에 집중한다. 다른 커피 구독 서비스 기업의 경우 직접 원두를 로스팅해서 자체 제작한 원두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트레이드커피는 미국 전역에 있는 50개의 유명 로스터리 카페에서 400여 종의 원두 제품을 공급받는다.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의 아토믹과 뉴욕의 어빙팜부터 남부 텍사스의 쿠비, 중부 시카고의 인텔리젠시아, 서부 산타크루즈의 벌브와 포틀랜드의 스텀프타운까지 트레이드커피에 원두 제품을 제공하는 로스터리 카페 목록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때문에 폭넓은 원두 제품군은 트레이드커피의 강점으로 꼽힌다. 경쟁이 아닌 협업 대상이기 때문에 트레이드커피에 손을 내미는 로스터리 카페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커피는 이들 로스터리 카페가 ‘미국 최고’ 수준의 원두를 제공한다고 자부한다. 트레이드커피 역시 엄격한 기준으로 로스터리 카페를 선택하고 관리한다. 트레이드커피에 원두 제품을 공급하는 로스터리 카페는 공급 계약을 하기 전에 맛과 품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커피 농가에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쓴다. 트레이드커피는 커피 제조 용품도 판매하는데, 자체 제작 상품은 텀블러와 커피백 등으로 최소화하고 바라짜의 그라인더, 테크니봄의 커피 메이커, 케멕스의 드리퍼 등 전문가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고급 제품만을 판매한다.


전략 2│소비자 취향을 간파하라

400종 이상의 원두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커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경우 선택까지 고민의 시간이 길어질 터. 이에 트레이드커피는 소비자 취향을 파악하고 소비자가 좋아할 것 같은 커피를 제안하는 자체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소비자는 트레이드커피 홈페이지에서 원두 제품을 구매하기 전, 여섯 쪽 분량의 설문에 참여한다. 한 쪽당 한 가지 문항이 실리며, 한 문항당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10개의 선택지가 달린다. 가령, ‘당신의 커피 경험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라는 첫 번째 질문에는 입문(new)과 중급(intermediate), 고급(advanced) 그리고 커피 괴짜(coffee nerd) 등 네 가지 선택지가 따라 나온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이 밖에도 주된 커피 제조 방식과 선호하는 로스팅 정도를 비롯해 커피에 우유나 크림 등을 첨가하는지를 묻는 문항도 있다. 모든 문항에 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 남짓, 길어도 1분을 넘기지 않을 정도로 간단하다. 설문을 마치면 트레이드커피는 소비자 취향에 맞는 원두 제품을 제안한다. 만약 설문 결과 제안받은 원두 제품이 못 미덥다면 이메일, 채팅, 전화로 트레이드커피 고객팀 직원과 상담한 뒤 원두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제안받은 커피를 직접 맛본 뒤에도 홈페이지에서 엄지손가락을 올리거나 내리는 모양의 버튼을 눌러 간단하게 피드백할 수 있다. 제안받은 원두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불만을 표현하면 다음 배송에서는 다른 원두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전략 3│구독의 장점을 부각하라

트레이드커피 홈페이지에선 일반적인 방식, 즉 일회성으로 원두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독 방식으로 구매하면 더 싸다. 구독의 경우 일회성 구매 가격보다 15% 저렴하다. 또한, 첫 구독 시에는 30%의 할인율을 적용해 구독의 문턱을 낮췄다. 구독하는 소비자 특전으로 배송료도 ‘절대’ 받지 않는다. 구독 방식도 다양화했다. 트레이드커피 구독 방식은 두 가지다. 우선, ‘The Classic’은 설문을 통해 제안받은 한 가지 제품을 일정 기간에 주기적으로 받아보는 방식이다. 12온스(567g)짜리 커피 원두 1봉지는 12.5달러, 2봉지를 한꺼번에 받으면 14.75달러를 내면 된다. 구독 주기는 1봉지의 경우 1~3주, 2봉지는 1~6주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매일 모닝커피를 밥 먹듯 마시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자신의 취향 범위 내에서 다양한 원두를 맛보려는 소비자는 ‘The Hookup’ 방식으로 구독하면 된다. 1~3주 단위로 1봉지를 받는데 가격은 1회당 15~22달러로 The Classic 방식보다 다소 비싸다. 하지만 원두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싱글 오리진(다른 산지의 원두를 섞지 않는) 원두 제품을 매번 다른 종류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트레이드커피는 주문받으면 해당 로스터리 카페에 주문 내용을 전달하고, 원두를 볶은 후 24시간 안에 배송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소매점에서 언제 입고됐는지 알 수 없는 원두 제품 대신 신선한 원두 제품을 문 앞에서 받아볼 수 있는 점도 트레이드커피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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