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소가 상장한 10월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벽면에 미니소 상장을 기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미니소가 상장한 10월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벽면에 미니소 상장을 기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중국판 다이소’ 미니소(MINISO)가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10월 15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미니소는 공모가보다 4.4% 오른 20.88달러(약 2만3782원)에 첫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미니소의 시가 총액은 70억달러(약 7조9730억원)에 달했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미니소가 조달한 금액은 6억800만달러(약 6925억원)로 애초 예상을 뛰어넘었다.

중국 최초이자 중국 최대 생활용품 업체인 미니소는 2013년에 광저우에서 출범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을 비롯해 미국·영국·캐나다·호주·스페인·인도·멕시코 등 전 세계 80개국에 4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내 매장은 2500여 개다. 미니소는 화장품·가전제품·가구·식품 등 각종 생활용품 수만 가지를 판매하는데, 50위안(약 8534원) 이하의 상품 비중이 95%에 이른다. ‘합리적 가격’이라는 자사 경쟁력을 창사 이래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미니소는 빠른 성장세를 탔다. 연 매출은 2015년 50억위안(약 8534억원), 2016년 100억위안(1조7067억원)을 돌파했고, 2019년에는 190억위안(약 3조2427억원)까지 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미니소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0억위안(약 1조53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4% 뒷걸음치긴 했지만, 적자 폭은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2억6000만위안(약 44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400만위안(약 58억원) 감소했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텐센트도 미니소를 주목하고 있다. 텐센트는 2018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미니소 지분 5.4%를 보유하게 됐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미니소는 샤오미와 함께 ‘대륙의 실수(중국 제품답지 않게 괜찮은 제품이 나왔다는 의미)’의 대표 사례로 꼽히면서 입소문을 탔다. 최단기 기업공개에 성공한 저가 생활용품 업체 미니소의 성공 비결 세 가지를 살펴봤다.


성공 비결 1│모방에서 창조로

미니소는 창업 초기 ‘짝퉁 다이소’라는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미니소는 창업자인 예궈푸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일본 여행에서 다이소 등 ‘100엔 숍’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MUJI)과 패스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 등을 벤치마킹해 세운 회사다. 사명은 다이소와 유사하다. 빨간색 바탕에 흰색으로 사명을 쓴 로고는 유니클로 로고를 그대로 베낀 것처럼 보인다. 미니소 로고에는 심지어 일본어 표기까지 들어간다. 스스로 ‘일본 디자인 기반인 회사’라고 소개하면서 ‘중국산’ 이미지와 철저히 거리를 두고 있다.

질 좋은 ‘일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인데, 미니소의 저력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일제 따라하기에 성공했다는 데 있다.

특히 미니소 제품은 디자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중국·일본·한국·스웨덴·덴마크 등에서 200여 명의 제품 디자이너를 고용하면서 감각적이고 단순한 ‘북유럽 스타일의 미니멀리즘’이라는 디자인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마블·카카오프렌즈 등 인기 캐릭터 상품을 유치하거나 노르웨이 디자인 스튜디오 ‘퍼마프로스트’, 색채 전문기업 ‘팬톤’ 등 유명 기업과 협업한 제품을 확대하는 점도 미니소의 제품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10월 15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니소 매장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10월 15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니소 매장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성공 비결 2│남들보다 빠르게

미니소는 패스트 패션, 즉 SPA 브랜드의 사업 모델을 생활용품 분야에 적용했다. SPA 브랜드란 제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을 말하며 유니클로·에이치앤엠(H&M)·자라(ZARA)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처럼 미니소도 디자인, 개발부터 제조, 소매 전 과정을 주관한다. 미니소에는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직원 800여 명이 근무한다. 이들은 전 세계 트렌드를 파악해 매달 500~1000종의 신제품을 개발한다. 미니소 제품 대부분은 자체 개발 상제품이며 중국에 있는 700여 개의 생산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개발 및 제작 기간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 생산 원가도 낮아진다. 미니소에서 제품이 개발되고 매장에 진열되기까지 채 3주가 안 걸린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미니소 매장을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

미니소처럼 최신 유행을 반영해 생활용품을 빠르게 생산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패스트 리빙(fast living) 전략은 이제 중저가 생활용품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미니소와 함께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덴마크)·리빙도쿄(일본)·버터(한국) 등이 각국의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성공 비결 3│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미니소는 2022년까지 100여 개국에 1만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유통업체가 많다. 하지만 미니소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 첫 매장 문을 여는 등 오프라인 매장 확장 전략을 고수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니소는 ‘우리 제품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욱더 진가를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은 질이 나쁘다는 오해를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만지고 경험하면서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미니소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내고 매장 내에 테스트 제품을 가능한 한 많이 비치해서 자사 제품을 고객에게 최대한 노출시킨다.

미니소는 특별한 오프라인 매장 가이드라인도 운영하고 있다. 상품을 진열할 때는 ‘두 손가락 법칙’을 따른다. 진열된 상품 사이에 두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도록 틈새를 두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상품이 적당히 진열됐다고 느끼게 하면서도 고객이 불편없이 제품을 꺼낼 수 있다. 매장 내에서 직원의 판촉 활동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교육한다. 고객이 ‘구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쇼핑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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