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2019년 12월 10일(현지시각) 영국 워링턴에 있는 디허트그룹(THG)의 물류센터에 방문해 매튜 몰딩 THG CEO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디허트그룹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2019년 12월 10일(현지시각) 영국 워링턴에 있는 디허트그룹(THG)의 물류센터에 방문해 매튜 몰딩 THG CEO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디허트그룹

영국 정보통신(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전자상거래 기업 ‘디허트그룹(THG·The Hut Group)’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높였다. THG는 10월 26일(이하 현지시각)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14억8000만파운드(약 2조1762억원)에서 15억2000만파운드(약 2조2351억원)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목표 달성에 성공하면 THG는 올해 매출 증가율 30%를 기록하게 된다. 회사는 “매년 그랬듯이 4분기에 매우 중요한 판매 시즌이 돌아온다”며 “올해는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설립된 THG는 CD와 DVD, 책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로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개발,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와 휴대전화 및 가전제품 판매점 딕슨스 등에 제공했다.

이후 자체 뷰티 및 웰니스(wellness) 브랜드를 확보해 온라인 쇼핑몰 기반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거래) 시장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THG가 전개하는 D2C 브랜드는 고급 스파·스킨케어 브랜드 ‘에스파’, 화장품 구독 서비스 ‘룩판타스틱’과 ‘글로시박스’, 건강 보조식품 브랜드 ‘마이프로틴’ 등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럭셔리 패션 편집숍인 ‘코글스’ ‘마이백’ 등도 운영 중이다.

THG는 사업 영역 확장과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 덕에 가파른 성장세를 탔다. 현재 직원 수는 7000여 명으로 2016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3분기 매출이 3억7810만파운드(약 5560억원)로 지난해 3분기보다 39%나 늘었다. 매튜 몰딩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에 대해 “IPO 이후 첫 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보여서 매우 기쁘다”며 “모든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했고, 전자상거래 솔루션 고객도 늘었다”고 밝혔다.

THG는 9월 16일 런던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30%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54억파운드(약 7조9403억원)에 달했다. THG의 상장 규모는 영국 IT 상장사 중 최대일 뿐만 아니라 영국 주식시장 전체를 놓고 봐도 5년 만에 최대다. 상장 이후 3분기 실적 발표, 연간 실적 목표 상향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THG의 시가총액은 10월 27일 기준 69억파운드(약 10조1460억원)까지 올랐다.

영국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IT 기업의 출현으로 주목받고 있는 THG의 성공 비결 세 가지를 살펴봤다.


성공 비결 1│M&A

THG가 빠르게 D2C 브랜드를 늘린 비결은 인수·합병(M&A)이다. 주로 유통 채널과 진출 시장이 제한적인 업계 선두 브랜드를 인수해 D2C 브랜드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유럽 뷰티박스 구독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룩판타스틱’도 THG가 2010년 뷰티 D2C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브랜드다. THG는 오늘날 자사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마이프로틴(2011년)’과 ‘글로시박스(2017년)’를 비롯해 스킨케어 브랜드 ‘미오스킨케어(2015년)’, 고급 색조화장품 브랜드 ‘일라마스쿠아(2017년)’, 아이케어 브랜드 ‘아이코(2018년)’ 등도 인수했다.

THG는 ‘상장 대박’으로 19억파운드(약 2조7938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M&A 전략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9월 상장 직후 고급 헤어케어 브랜드 ‘페리콘MD’를 6000만달러(약 680억원)에 사들였다. 회사는 향후 연간 최대 1억5000만파운드(약 2206억원)를 M&A에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 비결 2│리브랜딩

THG는 여러 브랜드를 하나의 쇼핑몰에서 판매하기보다 브랜드별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때문에 브랜드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M&A뿐만 아니라 리브랜딩 전략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프로틴’과 자매 브랜드가 있다. THG는 2018~2019년 2년간 마이프로틴 리브랜딩 작업에 착수했다. 글로벌 브랜드인 마이프로틴의 명성에 기대 영양제 ‘마이비타민’, 채식 식품 ‘마이비건’, 스포츠 의류 ‘마이프로틴 클로딩’ 등 자매 브랜드를 전개하는 한편 마이프로틴의 신제품 출시 주기를 한 달로 줄이고 각 지역 소비자 맞춤형 상품도 개발했다. 기존 마이프로틴 소비자 데이터가 자매 브랜드의 제품 개발과 수요 예측 등에 활용됐다. 그 결과 마이프로틴 매출은 리브랜딩 이후 20% 증가했다. 지난해 마이비타민(81%)과 마이비건(51%) 매출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자매 브랜드 역시 마이프로틴처럼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영국을 제외한 글로벌 매출 비중이 평균 80%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THG는 건강식 브랜드 ‘엑산테다이어트’도 리브랜딩의 일환으로 채식 제품군을 확대하고 포장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면서 업계 선도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성공 비결 3│기술 고도화

THG의 매출 대부분은 뷰티와 웰니스 브랜드 사업에서 나온다. 하지만 타사에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 사업 부문이 브랜드 사업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향후 주요 먹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THG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기술 사업 부문 매출은 1% 수준인 1200만파운드(약 176억원)에 불과했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이 171%에 달했다.

THG의 전자상거래 솔루션은 “당신의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주겠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실제로 THG가 글로벌 D2C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확보한 막강한 인프라 파워가 THG의 전자상거래 솔루션에 녹아 있다. THG의 전자상거래 솔루션은 195개 지역에 걸쳐 200개 이상의 쇼핑몰에 적용됐으며 호스팅뿐만 아니라 생산 지원, 풀필먼트(고객 주문 처리) 서비스, 콘텐츠 제작까지 포함된다. THG는 소유한 고급 호텔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오프라인 경험도 제공할 수 있다. 주요 고객사 중에는 네슬레, 혼다, 디즈니 등 유명 글로벌 기업도 많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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