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인모드(InMode)는 피하지방을 투과할 수 있는 고주파 에너지(RF) 기술을 이용한 미용 의료기기를 만든다. 사진 인모드
이스라엘의 인모드(InMode)는 피하지방을 투과할 수 있는 고주파 에너지(RF) 기술을 이용한 미용 의료기기를 만든다. 사진 인모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에스테틱 의료기기 제조업체 인모드(InMode)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호(好)실적을 기록하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업 특성상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선 실적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도 고성장을 이어 가고 있는 데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인모드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최소 침습(侵襲), 비침습 고주파 에스테틱 의료기기를 만든다. 이를 통해 안면 미용과 체형 관리, 여성 건강 관리 등 다양한 시술을 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2008년 설립된 인모드는 2020년 2분기 3077만달러(약 33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23.9% 감소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전년보다 49.3%, 전 분기보다 94.1% 증가한 5971만달러(약 656억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분기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약 1억9500만달러(약 214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2019년(1억5636만달러)보다 약 25% 증가한 수준이다. 1월 11일(현지시각) 주가는 49.4달러(약 5만4000원)로 지난해 3월보다 세 배 이상 올랐다. 인모드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뭘까.


포인트 1│높은 기술력과 호환성

인모드의 제품들은 피하지방을 투과할 수 있는 고주파 에너지(RF) 기술을 이용한다. 피부는 표피와 진피(표피 아래에 있는 섬유성 결합 조직), 피하(진피의 밑부분부터 근육을 싸는 근막 윗부분) 조직으로 구성돼 있는데, 보통의 고주파 시술은 진피 하부층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만, 인모드 제품은 피하 조직까지 에너지를 침투시킨다. 입원이나 마취같이 회복 시간이 길지 않고, 경우에 따라 의사와 대면도 없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보크(evoke)’와 ‘이볼브(evolve)’ 같은 핸즈프리 제품이 대표적이다.

기기 호환성도 좋다. 한 대의 기기에 여러 핸드피스를 장착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인모드가 2010년 처음 출시한 보디타이트의 경우 부위별로 보디·페이스·어큐타이트와 모르페우스8 등의 핸드피스를 장착할 수 있다. 신체 부위나 증상에 따라 핸드피스를 달리해 윤곽을 가다듬고 피부를 치료하는 등의 미용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2016년에 나온 피부 리모델링, 제모·피부 변색 치료기기 옵티마스는 6개의 핸드피스를 끼울 수 있다.

인모드에 따르면, 현재 회사의 독점 기술인 최소 침습과 피하 조직 치료 등의 매출이 58%, 핸즈프리 플랫폼이 35%, 기존 레이저와 비침습성 RF 플랫폼이 7%를 차지한다.

앞으로는 치료 분야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모시 미즈라히(Moshe Mizrahy) 최고경영자(CEO)는 “부인과와 이비인후과, 안과와 관련한 신규 의료기기 두 종을 2021년 이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테틱 분야에서 치료 분야로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모드를 2008년 공동 창업한 모시 미즈라히 최고경영자(CEO). 그는 2000년 이스라엘 시네론 메디컬을 공동 창업하고,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시킨 경험도 있다. 사진 글로브스
인모드를 2008년 공동 창업한 모시 미즈라히 최고경영자(CEO). 그는 2000년 이스라엘 시네론 메디컬을 공동 창업하고,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시킨 경험도 있다. 사진 글로브스

포인트 2│코로나19에도 R&D·마케팅 확대

인모드는 지난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 위기에 위축되지 않고 공격 경영을 지속한 것이다. 인모드는 지난해 1~9월 R&D 비용으로 720만달러(약 79억원)를 썼다. 전년 동기(411만달러)보다 75.2% 증가한 수준이다. 이를 통한 성과가 고주파 마이크로 니들링(미세바늘) 시스템인 모르페우스8인데, 이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9월 마케팅 비용도 6129만달러(약 673억원)로 전년(4672만달러)보다 31.2% 늘었다. 인모드는 미국 가수인 파울라 압둘과 모델 킴 카다시안 같은 유명인을 통해 제품을 홍보한다.

글로벌 시장 공략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1~9월)만 해도 215만4600달러(약 23억원)였던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1~9월) 351만5700달러(약 38억원)로 63.2% 늘었다. 이에 따라 80%에 달했던 미국 비중이 73%까지 낮아졌다. 2020년 7월 RF 에스테틱 의료기기가 중국에서 허가 승인을 받아 올해 중국 매출이 본격 가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모드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 55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했다.

인모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야이르 말카(Yair Malca)는 “팬데믹 위기로 판매 네트워크를 축소하지 않는 대신 미래를 위해 조직을 지원하고 성장시키기로 한 결정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경기에 따라 부침이 있지만, 미용업은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시장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는 늘 존재하고, 경제가 성장한 나라일수록 이들의 수는 많아진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의료·미용 분야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103억달러(약 11조3200억원)였지만, 2024년에는 188억달러(약 20조6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포인트 3│의료기기 베테랑들이 창업

인모드의 공동 창업자인 모시 미즈라히는 의료기기 사업 ‘베테랑’이다. 2000년 설립한 이스라엘 의료기기 회사 시네론 메디컬의 공동 창업자 출신이다. 이 회사 CEO를 역임했고, 나스닥 시장 상장 이후 시가 총액을 세 배 가까이 불린 경험이 있다. 이후 시네론 메디컬은 2017년 영국 런던에 있는 사모펀드에 3억9700만달러(약 4360억원)에 팔렸다. 미즈라히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의료·미용기기 제조사인 홈 스키노베이션(Home Skinovations)에서 CEO를 역임하기도 했다.

미즈라히와 함께 인모드를 공동 창업한 마이클 크레인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즈라히가 시네론 메디컬을 세울 때도 참여했다. 두 사람이 함께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며 오랜 시간 비전을 공유한 것이다.

이진혁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