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어서면서 민간 연구기관이 경고하는 등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이슈로 부상하자 정부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시장이 가계부채 발 금융위기를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증가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만 해도 2001년 92%에서 2009년 153%로 껑충 뛰었다. 한 해 동안 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모두 부채상환에 사용해도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이 정도면 가계부채 대란이 우려가 아닌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대책마련은 이런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변동, 단기 위주의 대출형태를 고정, 장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뿐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기미가 없다. 상반기 흐름을 지켜본 뒤 대책을 마련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다소 느긋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위기는 선제적으로 대처했을 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계부채 문제를 이렇게 느긋하게 대처해도 될까? 가계부채 문제를 입체적으로 진단해봤다.

 금리 오르면 저소득 계층에 직격탄 …

  

 정부, 선제적 대응 없이 관망만

사례 1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주부 8년차 김선미(가명)씨는 경제 문제에서 비롯된 남편과의 불화로 요즘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3년 전 남편이 5000만원을 대출받아 주식에 손을 대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 이후 김씨는 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런 와중에 올 초 남편은 또다시 그녀 몰래 2000만원을 신용대출 받아 주식투자로 날려버렸다. 매일 그녀가 밤잠을 설치며 불면증을 호소하는 이유는 바로 대출금 이자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50만원 정도였던 이자는 올해부터 거의 7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그녀는 금리인상 얘기만 나와도 가슴이 무너진다고 한다. 대출이자도 갚고,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 학비를 벌기 위해 보험설계사로 나설까 하는데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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