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무언의 언어다. 몸짓의 언어다. 인종과 민족, 국가를 넘어 모든 사람들이 함께 호흡하고 열광할 수 있는 지구촌 공통 언어다. 올림픽, 월드컵 같은 세계 최대 스포츠 제전은 그래서 매번 세계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많은 나라들이 이들 양대 제전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88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아시아 변방의 알려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단숨에 역동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주목할 만한 국가로 도약했다. 올림픽 유치의 가장 큰 주역은 열띤 성원을 보내준 모든 국민이지만, 그 염원을 실현한 선봉장은 기업인들이었다. 1981년 독일 ‘바덴바덴의 기적’을 만든 것은 정주영 올림픽유치위원장을 필두로 한 당대의 유수 기업인들이었다. 이제 30년 만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다시 새로운 신화가 탄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라는 ‘2전3기 신화’다. 이번에도 맨 앞에서 유치전쟁을 치른 것은 기업인들이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이 3인의 영웅들이다. 이들은 각각 유치위원장, IOC 위원, 대한체육회장으로서 환상의 삼각편대를 이뤄 국가적 대사를 성취해냈다.

그들은 ‘만사’ 제치고 ‘국사’ 위해 뛰었다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한진그룹 회장스포츠 외교무대 데뷔전서 ‘결승홈런’ 2009년 9월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 창립총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담담하지만 결의에 찬 목소리로 유치위원장 취임 소감을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적 대업에 심부름꾼 역할을 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위원장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조양호 유치위원장이 기업인으로서 국제 스포츠 외교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2개월 후. 조 위원장은 첫 번째 데뷔전에서 보란 듯이 ‘결승홈런’을 터뜨리는 주인공이 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새로운 스타가 등장한 셈이다. 2년 가까운 피 말리는 올림픽 유치전쟁을 승리로 이끈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시스템 경영’ 앞세운 ‘오케스트라 지휘자’조 위원장은 유치위를 맡은 후 가장 먼저 조직력 극대화에 착수했다. 모름지기 안살림이 튼튼해야 바깥살림도 잘 풀리는 법이다. 유치위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국무총리실,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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