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에게 2010년만큼 힘든 시기도 없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3차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30여 개 건설사들이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 처리되는 비운을 맞았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고민은 이같은 불안감이 ‘현재진행형’이라는 데 있다. ‘백조’에서 하루아침에 ‘미운 오리새끼’로 추락한 주요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의 처지는 그래서 더욱 딱하게 느껴진다.

“아직도 시장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른다는 느낌이에요. 어떤 중견 건설회사는 시공권을 매각해서라도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는데, 소위 대기업 계열이라는 현실에만 안주하는 회사가 상당해요. 100% 믿기 힘든 분양실적 데이터나 내밀면서 재무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장담하는 걸 보면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여의도 모 증권사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 대기업 계열 건설사를 탐방하고는 깜짝 놀랐다. 시장에서 꽤 신빙성 있는 루머가 돌고 있지만 정작 회사 측 대응이 너무 안일했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의 지원만 있으면 이깟 어려움은 한 번에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예요.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토록 안일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금융권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려면 뭔가 회사차원의 노력도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결국 이 관계자는 보고서에 이같은 사정을 정확하게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에둘러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2010년 건설업계가 과거와 달랐던 것은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생존 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돌입했을 때도 건설업계에 부도 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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