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에너지로 삼아 20세기 문명발전을 이룬 인간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다. 아울러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시험대에 올린 글로벌 이슈이기도 하다. 지구촌은 1990년대부터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제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왔다. 그 첫 번째 합의점이 이른바 ‘교토의정서’였다. 하지만 교토의정서는 2012년이면 효력을 다한다. ‘포스트 교토의정서’에 준하는 새로운 국제규범을 만들어야 할 때다. 2010년 11월말 멕시코 칸쿤에서는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열렸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에서 합의한 내용의 후속조치와 교토의정서 이후를 논의하자는 모임이었다. 190여개 당사국이 참가한 이번 총회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조성 등 몇 가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더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 결정과 교토의정서 2기 논의가 다음 총회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코노미플러스>는 삼정KPMG그룹 초청으로 ‘탄소규제 대응전략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이보 드 보어(Yvo de Boer) 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 이회성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아시아지역 부의장, 홍기두 삼정KPMG 부회장(전 산업자원부 국장) 등 3명의 기후변화·탄소규제 전문가가 참석했다. 이보 드 보어 전 총장은 네덜란드 정부 관료 출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기후변화 전문가다. 좌담회는 칸쿤 총회 개막 이틀째인 2010년 11월30일에 가졌다. 그런 까닭에 칸쿤 총회를 전망하는 내용도 일부 포함돼 있다. 그 부분에 칸쿤 총회 결과를 투영하면 기후변화 이슈가 왜 그리 까다로운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보 드 보어 전 총장은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 대한 리뷰를 먼저 했다. 그는 코펜하겐 총회가 국제적인 기후변화 논의에서 큰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정부 차원의 중요한 이슈를 담는 한편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각자의 행동지침을 담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 논의 단계를 넘어 정치적 합의를 이루고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이행에 들어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아직 합의가 덜 된 이슈도 남았다”면서 칸쿤 총회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눈치였다.

이보 드 보어 전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이보 드 보어 | “이제는 ‘목표’에 대한 논의에서 ‘이행’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단, 미국의 태도와 중국 및 개도국의 이행 여부가 중요한 변수다. 선진국, 개도국, 후진국 등은 서로 다른 이해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칸쿤에서는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회성 | “코펜하겐 총회는 각국의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데 큰 의의가 있었다. 179개 참가국 각자가 무엇을 얼마나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를 서로 묻고 답한 계기가 됐다. 사실 코펜하겐 총회 때는 커다란 ‘빅딜’을 전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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