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에 20조원 가까이 몰리는 등 모두 50조원 이상의 자금이 쏟아지면서 큰 장을 형성한 만큼 하반기 향방에 대한 궁금증도 깊어간다. 유럽발 재정 위기 우려가 부각되면서 최근 공모가 하향 추세와 상장 일정 연기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당장 예정된 대형 공모건은 없지만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청약 일정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불씨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공모주 시장 큰 장 서나

유럽발 위기속 시중 부동자금

공모주 청약시장 ‘기웃기웃’

업계 안팎에 따르면 하반기 증시의 안정과 함께 상장을 저울질하던 상당수 기업들이 연내 상장 추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상장예비심사가 승인된 기업은 아이마켓코리아 등 총 21개사에 달하며, 예심을 청구한 기업도 21개사로 집계됐다.

IPO 업계는 증시가 급격히 꺾이지 않는다면 당분간 공모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연초 금리 인상 우려와 달리 상당기간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은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다. 특히 해외 주식이나 펀드에서 손실을 많이 본 ‘큰손’들의 국내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성주완 대우증권 기업공개팀장은 “IPO 시장이 큰 호황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견고한 흐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흐름 공모 시장 좌우

일반적으로 공모 시장은 시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신규 상장 종목들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경우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모 시장의 향후 방향타는 하반기 증시의 흐름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하반기 증시 전망은 어떨까.

각 증권사들이 예상하고 있는 하반기 코스피 지수밴드의 격차는 큰 편이다. 저점은 1490에서부터 1550까지 범위 내에서 보고 있고 고점 역시 1830~2100까지 차이가 난다.

하반기 증시는 크게 기업들의 실적, 유럽의 재정 리스크, 글로벌 출구전략 등 세 가지 변수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에 대해 “유럽 재정 위기는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수습되어 가는 악재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구조적으로 쉽게 해소될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하반기에도 각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아시아 지역에서 금융자산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속적인 IPO 종목에 대한 관심에도 새내기주들의 성적표가 좋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주목받았던 상반기 대형 새내기주들은 대외변수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삼성생명·대한생명을 비롯해 인포바인·영흥철강·동양밸류스팩의 경우에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만도·실리콘웍스·락앤락·이미지스테크놀로지·골든나래리츠 등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엇갈림에도 청약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실제로 유럽 재정 위기 우려가 불거진 이후인 지난 5월 말 투비소프트의 청약경쟁률은 1259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반기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종목은 3종목이나 됐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케이앤디티아이의 경우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059대 1에 달하기도 했다. 청약 증거금도 1조6000억원이 몰렸다. 솔라시아의 경우에도 최종 경쟁률은 976.35대 1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은 4271억원 이상이 몰렸다.

그러나 최근 공모주 투자가 단타 위주로 이뤄지면서 상장 뒤 물량 부담으로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저금리 속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모주 시장으로 집중적으로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하반기 공모 시장 관심 종목

아이마켓코리아·현대홈쇼핑 등 눈길

하반기 공모 시장은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이 예정돼 보다 주목된다. 특히 IT·자동차 산업의 업황을 바탕으로 이 부문 기업들의 활발한 상장 추진이 예상된다. 하반기 공모주 청약 열기를 이어갈 종목에는 어떤 종목이 있는지 알아봤다.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를 비롯해 웅진에너지·우진·휠라코리아·도화종합기술 등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고, 케이티씨에스와 대구도시가스·HCN·현대홈쇼핑 등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대기업 계열사 시장 예열

특히 2000년 설립된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그룹 계열사로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7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기업용 소모품 자재를 공급하며, 삼성 계열사와 공기업 등에 공급·관리·구매대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지난해 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순이익 211억원으로 증가율이 159%에 달하는 등 고속성장이 예상돼 관심을 모은다.

1주당 1만3000~1만6000원에 90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는 미래에셋증권 측은 “올 상반기 실적이 나오면 공모가가 적절한 수준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휠라코리아는 골프 등 스포츠 브랜드 판매업체로 지난해 매출 3574억원, 순이익 172억원을 올린 스포츠의류 전문기업이다. 오는 9~10월께 325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가(액면가 5000원)는 미정이다.

도화종합기술은 설계·감리 업무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3087억원에 순이익 288억원을 올렸다.

케이티씨에스는 715만여 주의 신주를 발행해 250억~350억원가량의 상장 공모를 계획 중이다. 8월 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일반공모를 통해 9월 중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출자한 고객 서비스 기업으로 한국콜센터와 티엠월드를 흡수합병해 올 초 KT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매출 2451억5500만원, 당기순이익 123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홈쇼핑과 HCN의 상장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대홈쇼핑은 온라인 유통 전문기업으로 작년 매출 5157억원, 영업이익 1201억원을 나타냈다. 조광재 우리투자증권 IPO팀 부장은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말 영업이익 기준 1위 기업의 실적을 바탕으로 오는 9월경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공모 희망가와 발행예정 주식 수에 관계없이 2200~27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장 추진이 연기됐던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 현대위아, 한양건설 등은 연내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들도 장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당초 5월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10월경 상장을 추진하려던 한국공항공사는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상장 일정이 미뤄지게 됐다. 그러나 관련법이 임시국회를 일찍 통과한다면 연내 상장 추진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같이 기업들이 적극적인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위기 회복 국면에서 사업 확장과 M&A 등에 대비한 자금 확보를 위해 대기업들이 계열사 상장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의 터닝 포인트를 찾아갈 가능성이 큰 만큼 주가 반등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커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T·자동차 부품주 상장 추진 활발

코스닥에서는 엠에스오토텍, 인터로조, SD시스템, 시그네틱스, 씨그널정보통신, 클릭증권 등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엠에스오토텍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차체 플로어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 703억200만원, 당기순이익 65억89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심사청구가는 4000~5000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87억2000만~109억원이다.

2000년 설립된 인터로조는 안경과 사진장비 광학기기를 제조한다. 일일착용 콘택트렌즈인 ‘클라렌’으로 많이 알려졌다. 그동안 안경·렌즈 업체가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 경우는 있었지만 직접 상장하는 사례로는 최초다. 전체 매출의 85%가량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출주력 회사다.

SD시스템은 교통 시스템 전문기업으로 7월7~8일 95만 주 일반공모에 들어간다. 희망공모가는 1만3000~1만4800원(액면가 500원)으로 금액은 123억~140억원가량이다. 지난해 매출 496억원, 순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클릭증권은 일본 온라인 증권중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환증거금거래를 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클릭증권은 지난 회계연도 순영업수익 149억4000만엔(약 1819억2000만원)과 당기순이익 41억4000만엔(약 504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시그네틱스는 반도체 패키징 업체다. 1966년 미국 필립스전자(옛 시그네틱스)의 전액 투자로 외자도입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설립됐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업황을 고려할 때 IT 부품이나 자동차 부품주를 중심으로 활발한 상장이 추진될 수 있고, 관련 업종이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투자하기

“해당 종목 꼼꼼히 체크하고

장외시장 가격도 비교해 봐야”

공모주 투자에 나서기 전에 투자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공모주 투자가 주목 받는 것은 유망한 기업의 상장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공모 이후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서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준비없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공모주 청약에 직접 나선다면 청약 일자, 공모 가격, 청약 한도, 증거금율, 환불일 등을 확인한 후 해당 증권사의 주식계좌 개설과, 청약 가능 조건을 챙겨야 한다. 청약일에 청약 신청을 하고 증거금을 입금하면 주식 배정과 환불-납입-주식 배정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해당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향후 사업계획서, 유가증권신고서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재무제표를 살펴 그간의 실적 추이나 특이사항을 참고해야 한다. 또 같은 업종의 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더라도 종목별로 차별화가 이뤄지는 만큼 해당 종목의 전망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증시 상승기에는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잡아 투자에 나서야 한다. 상승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일반적으로 공모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공모가격에 거품이 낄 수 있는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 본부장은 “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해 장외시장 가격을 비교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공모가 1만원인 기업이 장외에서 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면 상장 후 1만3000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공모가보다 장외시장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면 상장 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신규 상장한 기업의 절반 정도가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모가격은 기업가치 반영 정도에 따라야 한다”며 “기대치가 높은 기업이라도 상장 이후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신주 발행 시 기관 60%, 우리사주 20%, 개인 20%의 비율로 배정된다. 개인들은 배정량이 적어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기관의 일부 물량을 받아 거래하게 된다. 상장 당일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되고, 시초가 결정 후에는 15%의 상·하한가가 적용된다.

보수적 투자자 공모주 펀드 장점

공모주 펀드를 이용하면 청약 관련 절차를 기관이 대신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개별 종목마다 투자에 나서 위험을 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기업 선택의 어려움이 줄고, 때에 따라선 직접청약보다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공모주 펀드가 적합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모주 펀드는 채권혼합형이 많기 때문에 직접청약 방식에 비해 기대수익을 낮출 필요가 있다. 다만 공모주 전체의 연평균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보다 우수할 수 있다. 여기에 시장 상승기 공모가 상승에 따른 거품을 상대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유리하고, 펀드별 투자 전략이 상이한 만큼 투자 대상 및 투자전략, 공모주 편입비를 확인해야 한다. 공모주의 운용 규모 및 성과 측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됨에 따라 공모주 펀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주식 편입비가 높은 펀드의 비중을 확대, 중소형주보다는 대형 우량주 펀드를 추천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IPO 시장의 기회도 활용하기 위해 공모주 투자 범위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된 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청약 후 배정받은 공모주의 장외 유통물량에 관심이 있다면 장외시장 중개 서비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난 2월부터 장외종목 시세 서비스에 나섰다. HTS를 통해 장외종목의 시세를 제공하고, 매수·매도 호가와 IPO 관련 주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도 5월 말부터 이 같은 ‘비상장 주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로 장외주식 매매의 난점이었던 가격 불일치, 결제 불이행 같은 리스크를 없앴다.

HTS를 통해 매수·매도 의뢰 등 거래와 모든 진행 과정을 조회 할 수 있으며 전문 컨설턴트를 통하므로 안전한 거래가 이뤄진다. 삼성SDS, 포스코건설, 휠라코리아,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카드 등 통일규격 비상장 주식 중 현재 39종목을 선정, 서비스하고 있다. 장외시장의 시세 제공 업체 등과 제휴를 통해 기준가격을 제시하고, 해당 기업의 리서치 자료를 서비스함으로써 비상장주식 정보를 공신력 있게 얻을 수 있게 됐다. 매도금액의 0.5%의 증권거래세를 내야하고, 중개수수료도 1%가 부과되지만, 불확실한 개인 간 거래에 비하면 정보 서비스 등 안전성이 높다.

배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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