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투신운용의 변신이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이름값, 덩칫값 못한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수익률이 간신히 업계 중위권에 턱걸이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수익률 순위가 단기간에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업계가 펀드자금 유출로 고민하고 있지만 삼성투신운용엔 자금이 오히려 들어오고 있다. 히트 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전벽해, 환골탈태가 따로 없다. 도대체 어떤 ‘주문’을 건 것일까.

수익률 급상승 … “조직·체질 싹 바꿨다”

 “삼성투신운용(이하 삼성투신)의 변화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판단됩니다. 무엇보다 수익률이 예전에 비해 매우 우수하지 않습니까. 과거의 수익률은 덩치나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비해 초라한 것이 사실이었는데 최근 들어 실적이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리서치팀장)

삼성투신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급상승하면서 업계 수익률 순위에서 오르막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업계 중위권에 머물던 수익률 순위가 매 기간 몇 계단씩 올라가고 있다. 3년 수익률은 21위로 처지지만 1년 수익률은 11위, 연초 이후 수익률은 9위, 6개월 수익률은 6위를 기록했다(2009년 12월8일 운용 규모 1000억원 이상 자산운용사 기준). 2009년 이후 운용 성과가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펀드 자금 유입 현황도 양호하다. 업계 전체적으로는 펀드 자금이 대규모 유출됐지만 삼성투신에는 돈이 들어왔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지난해와 같은 상황에서 자금이 유출되지 않은 것 자체가 ‘사건’이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2009년 연초부터 12월8일까지 업계 전체적으로는 약 8조 4000억원이 빠져 나간 반면 삼성투신엔 1200억원가량이 순유입 됐다. 특히 자금 유출이 심했던 6월 이후에도 매월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의 흐름에 ‘역주행’하는 괴력을 보였다. 업계 전체적으로는 7조3719억원이 빠졌지만 삼성투신은 4371억원의 자금이 더 들어왔다.

운용 시스템·프로세스 ‘엎어치기’

삼성투신의 약진은 2009년 4월1일을 전환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아 주식운용 파트의 조직과 프로세스, 시스템을 크게 개편하고 심기일전에 나섰다. 1년 이상 고민해온 주식운용 파트의 개선 프로젝트를 단행한 것이다. 회사 내에선 ‘엎어치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강도 높은 변화가 추진됐다.

삼성투신이 오랫동안 주식운용 파트의 변화를 모색한 데는 미래 성장의 관건이 주식운용 파트에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삼성투신의 자산 규모는 업계 2위로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문제는 자산의 구성 비율이었다. 대부분이 채권이나 인덱스 펀드에 몰려 있었다. 주식형 펀드의 비중은 매우 낮았다. 수익률이 업계 상위권 운용사에 비해 낮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주식이 안 되더라도 채권이나 인덱스에서 수익을 내면 그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운용사의 주 수익원인 펀드 운용보수가 채권과 인덱스 펀드의 경우 주식형 펀드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이 많아도 수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주식형 펀드의 성과 개선에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양정원 주식운용총괄본부장(상무)은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첨예화됐다”며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발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변화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먼저 주식운용 파트의 조직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 기존의 주식운용본부를 주식운용총괄본부로, 주식운용팀을 주식운용본부로 격상시켰다. 이와 함께 주식운용본부에 권한과 책임을 대폭 이전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운용을 통해 성과를 높여보자는 취지였다. 리서치팀도 리서치센터로 개편했다.

주식운용본부의 확대된 재량권은 펀드 편입 종목 선택 프로세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거 편입 종목은 대부분 리서치센터에서 결정됐다. 센터에서 정한 모델 포트폴리오가 편입 종목의 80%를 차지했고 나머지 20% 정도만을 매니저들이 정할 수 있었다. 이 방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선진 운용사의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해 정한 기준이었다. 문제는 이 프로세스가 한국의 현실에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양 본부장의 말이다.

“변화무쌍한 한국 시장에 대응하기엔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내부 의견이 많았습니다.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벤츠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은 자갈길이므로 자갈길에 맞는 SUV가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습니다.”

1등보다 꾸준한 중상위권 전략 ‘주효’

결론은 편입 종목 선정 부문에서 매니저의 판단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었다. 리서치센터가 정하는 모델 포트폴리오는 사라졌다. 대신 리서치센터는 ‘바이 리스트(Buy List)’를 제시하고  편입 비중은 매니저가 판단하도록 했다. 바이 리스트에 없더라도 필요하다면 새로운 종목을 편입할 수 있는 권한도 매니저에게 부여했다.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를 각 주식운용본부에 2명씩 배치해 운용본부 자체적인 리서치도 가능하도록 했다. 매니저의 권한이 과거에 비할 데 없이 높아진 셈이다.

매니저들이 주식운용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운용 펀드 유형을 3개로 제한해 해당 펀드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도록 했다. 판매사나 고객에 대한 마케팅 활동도 축소해 운용에 집중하도록 했다. 회의도 줄였다. 인사 평가 시스템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내부 경쟁보다는 업계 전체와 경쟁하라는 메시지였다. 이는 그룹의 원칙에서 다소 벗어난 방식이지만 변신을 꾀하는 삼성투신에 그룹도 힘을 실어줬다.

특이한 것은 조직과 프로세스를 ‘엎어치기’ 하면서도 경영진이 ‘1등 하지 말자’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삼성의 계열사가 1등을 포기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수익률 1등을 달성하려다 보면 무리를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가령 중소형주가 상승세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중소형주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공산이 큰데 이렇게 되면 변동성이 극심해질 우려가 높다. 실제로 삼성투신의 과거 수익률은 변동성이 적지 않았다.

“꾸준히 중상위권을 지키자는 방침입니다. 당연히 벤치마크는 초과해야겠지만. 업계 상위 30%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이 정도면 인사고과도 ‘A급’을 부여할 것입니다. 어느 해는 1등을 하다가 어느 해는 곤두박질치기보다 ‘적당히 먹고 덜 터지는’ 투자를 지향할 것입니다.”

조직과 프로세스에 변화를 주자 사내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함께’ 잘 해 보자는 열기가 달아올랐다. 인사 평가를 절대 평가로 바꾸니 사내 경쟁이 의미가 없어지는 대신 타사와 경쟁우위가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서 협업은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상위 30%면 누구나 A급이니 사내 경쟁자보다 앞서기 위해 무리하기보다 ‘함께’ 잘 하기 위해 소통이 원활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서치와 운용이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 리서치팀은 종목 개발보다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운용과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심지어 ‘중간이나 하자’는 식의 매너리즘도 없지 않았다. 가령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편입 종목의 비중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견해가 충돌하면 평균값으로 조율하는 식이었다.

양 본부장은 “투자는 목적과 방향이 명확해야 하므로 평균은 곧 ‘똥’에 불과한 것”이라며 “모델 포트폴리오 대신 바이 리스트를 만들면서 애널리스트의 투자 아이디어를 매니저가 활용해 투자를 진행한다는 투자의 정석이 이뤄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장 영업의 효과 ‘하하 호호’

삼성투신 주식형 펀드의 약진은 비단 주식운용본부의 공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전사적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영업팀의 공로가 적지 않다. 펀드 판매를 좌지우지한다고 할 수 있는 판매사의 프라이빗 뱅커(PB)들을 찾아다니며 삼성투신의 변화를 전달하느라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숱하게 많았다. 하루걸러 하루는 전국 각지로 출장을 떠났다.

업계 관행상 자산운용사의 영업팀이 일선 PB들을 찾아다니는 일은 흔치 않다. 기껏해야 대규모 설명회나 지방 고객 설명회에 따라 다니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후 PB들 사이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일방적인 정보 전달보다 보다 구체적이고 맞춤형의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삼성투신은 바로 이 점을 포착했다.

전국 주요 거점 판매사의 PB들에 대한 밀착 마케팅을 위해 회사는 영업팀을 대폭 증강했다. 6명이던 영업직원을 16명으로 3배 가까이 늘려 업계 최대 영업조직을 구성했다. 추가 충원 계획도 있다. 예산도 30%가량 증액했다. 영업직원들의 역량도 강화했다. 외부 교육기관에 의뢰해 일대일 PT 컨설팅을 실시했다.

박희대 채널영업팀장은 영업 역량의 70%는 PT 능력이라고 전제한 뒤 “과거 PT는 매니저의 몫이었지만 현장 영업이 중시되면서 영업직원의 PT 능력 향상은 필수적인 사항이 되었다”며 “특히 업력이 짧은 직원들에게 일대일 PT 교육의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장 영업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과거 저조했던 수익률을 기억하는 PB들에게 삼성투신의 변화는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상품을 설명하러 갔다가 핀잔만 잔뜩 듣는 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운용 성과가 개선되면서 PB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다. 수익률이 다시 떨어져도 ‘보유’를 권하겠다고 말하는 PB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 팀장은 “올해 현장 영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수익률 개선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PB를 통한 판매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Tip  노무라운용 자산 유치 막전막후

국내 최초 쾌거…해외 자금 유치 신호탄


2009년 9월 삼성투신에 낭보가 전해졌다. 일본의 노무라자산운용이 일본에서 설정한 한국 펀드의 운용을 삼성투신에 위탁한다는 소식이었다. 해외의 운용사가 자사의 펀드를 한국의 운용사에 위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삼성투신의 운용 능력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위탁된 자산은 약 2400억원에 이르러 규모도 작지 않다. 2010년엔 5000억원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노무라운용의 자산 유치는 대외적 환경 변화와 대내적인 마케팅 전략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이번 펀드는 노무라운용의 아시아 펀드 시리즈 중의 하나다. 인도곀畸퉩대만에 1조원 규모를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목표 규모는 인도 7000억원, 한국 2000억원, 대만 1000억원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목표에 도달한 펀드는 한국 펀드가 유일하다. 인도가 4000억원, 대만이 500억원가량을 모아 모두 목표액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 펀드의 성공은 뜻밖의 사건이었다. 무엇보다 일본인들이 생각보다 한국을 잘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삼성, LG, 현대 등 한국의 기업들이 일본의 대표 기업들을 따돌리거나 맹추격하면서 일본 내 한국 기업의 위상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자산 유치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한 이교석 삼성투신 전략영업팀장은 “최근 들어 일본 투자자들은 아시아 국가 중 중국 다음으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며 “삼성과 현대차를 1980~1990년대 일본 경제의 신화였던 소니와 도요타와 비교하면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투신의 지속적인 자금 유치 노력도 이번 성과의 한 축이었다. 2007년 노무라운용의 ‘N재팬펀드’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꾸준히 한국 펀드의 일본 내 설정을 제안해왔다. 특히 삼성투신이 일본 내 마케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 노무라운용의 구미를 당겼다. 실제로 이 팀장은 일본의 펀드 판매사 수십 곳을 돌아다니며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역설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펀드의 판매가 예상보다 활성화될 수 있었다.

이번 노무라운용의 한국 펀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망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노무라증권에서만 팔던 것을 올해 중순부터 지방은행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일본 내에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데다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도 좋다.

삼성투신 측은 이번 노무라운용의 자산 유치 모델을 중국겴?큱미국곂ツ?싱가포르 등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이번 노무라 모델을 계기로 성공사례가 쌓이면 한국 펀드에 대한 붐이 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해외 한국 펀드의 자산 유치를 확대해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주목받는 대표 상품들

1년 수익률 70% 상회…‘탐나는도다’

삼성투신운용(이하 삼성투신)의 약진을 이끈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수익률이 뛰어난 상품들이다. 운용자산 1000억 원이 넘는 덩치들이지만 수익률이 상당히 높다. 새로 설정한 펀드들도 있지만 오랫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 수익률이 급상승하며 주목받는 ‘대기만성’ 상품도 있다.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이 70~80%에 이르며 펀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름 바꿔 성공한 ‘스트라이크 펀드’

‘스트라이크 펀드’는 최근 삼성투신의 상품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다. 무엇보다 수익률이 높기도 하지만 펀드 유입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8일 현재 1년 수익률이 A클래스가 84.71%, C클래스가 83.79%를 기록하며 업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펀드가 기존의 상품을 리노베이션한 후 급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0년 첫 출시됐지만 이름을 바꾸기 전까지는 설정액이 100억원대 초반에 불과했지만 2009년 8월 개명과 함께 신규 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2009년 12월4일 현재 수탁고는 1323억원에 이른다. 불과 4개월 만에 펀드 규모가 1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스트라이크 펀드’의 수익률은 원래 좋았다. 하지만 신규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회사 측의 애를 태웠다. 삼성투신은 ‘부적절한 이름’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원래 이름인 ‘삼성밀레니엄드래곤승천펀드’로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밀레니엄이 화제가 된 지도 10년이 지난 데다 드래곤은 왠지 중국 펀드를 연상케 했다. 이에 회사 측은 ‘적중’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스트라이크’로 펀드 명을 바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펀드의 특징은 종목의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투자를 한다는 데 있다.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내재가치가 우수하면 과감하게 투자해 초과수익을 창출한다. 편입 종목은 50개 내외로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수준이다. 이 펀드는 권상훈 주식운용3본부장은 2004년부터 운용해오고 있다. 매니저가 자주 바뀌는 국내 운영 업계의 사정을 감안하면 매우 드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삼성코리아대표그룹펀드’도 주목받는 상품이다. 이름 그대로 한국의 대표 그룹이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을 투자 종목으로 편입한다. 업종이나 시가 비중보다는 산업 내 비중, 시장 지배력, 글로벌 경쟁력 등을 투자 지표로 삼는다. 따라서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FTA와 금융위기의 결과로 경쟁력 있는 대형 기업 위주로 시장이 과점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남동준 주식운용2본부장은 “이 펀드는 시장 상황의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보다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종목을 선택, 1년 이상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기본적으로 공격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성향을 잘 판단해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천덕꾸러기에서 알짜배기로 변신

‘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는 2009년 5월에 출시된 ‘새내기’ 펀드지만 수탁고가 4600억원을 넘는 초대형 펀드로 급성장했다. ‘삼성에서 운용하는 삼성그룹주펀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적중한 데다 삼성그룹이 금융위기의 승자로 부각되면서 삼성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증폭한 것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인덱스 펀드의 성패는 벤치마크를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는 독특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이즈(Wise) 삼성그룹밸류인덱스지수’라는 독자적인 벤치마크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덱스펀드들이 시가총액에 기반을 두어 운용되는 반면 이 상품은 자산총액, 순자산, 매출액, 현금흐름, 배당금 다양한 요소들에 따라 움직인다. 시가총액 방식은 고평가된 주식 비중이 높고 저평가된 주식 비중이 낮아 적정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우량주장기펀드’는 삼성투신의 ‘환골탈태펀드’ 중 하나다. 3년 수익률은 상위 90%대의 최하위에 속하는 열등 펀드지만 1년 수익률은 상위 20%, 6개월 수익률은 상위 10% 안에 드는 쇄신 드라마를 작성하고 있다.

우량주 투자를 표방하는 만큼 투자 대상도 제한적이다. 시가총액 100위 종목 중 업종별 애널리스트가 추천하는 최우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업종별 편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의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액티브한 펀드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전정우 주식운용1본부장은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종목보다 잘 아는 소수의 우량 기업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며 “가치주겮봉攘?등의 구분을 하기보다 우량주 중 최상의 종목을 선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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