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다. 난세에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잘나가는 기업이나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직원들은 ‘위기로 인해 혹시 회사가 어려워져 실직당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CEO의 근심도 태산이다. 하지만 CEO가 좌불안석이어선 안 된다. 이럴 때 일수록 직원들을 더 챙겨야 언제 발생할지 모를 돌발 상황에 대처가 가능하다. CEO들이 부지런히 현장을 찾고, 블로그를 통해 ‘소통’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이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소통으로 위기를 넘겠다”는 CEO들의 천차만별 ‘소통 경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위기일수록 돌발 상황은 자주 발생한다. 돌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직원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에 문제가 생겨도 CEO가 이를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결국 상황을 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었다. CEO들이 위기 속에서 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서는 이유다.

올 들어 CEO들의 현장 방문은 일상다반사가 됐다. 비상 경영 상황에서 본사와 현장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스킨십 경영은 그래서 ‘줄탁동시(啄同時)’로 불린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쪼아대야 한다’는 뜻이다.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CEO와 직원들이 안과 밖에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의 김현기 연구원은 “조직이 무너지면 다시 회생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통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위기에서는 CEO가 위축된 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CEO의 소통 경영 방식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블로그를 통하기도 하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계급장 떼고’ 끝장 토론을 하기도 하지만 같이 밥을 먹으면서 진솔한 얘기를 나눈다. 대부분의 CEO들은 한 가지 방법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소통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어떤 소통 방식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 없다.

과거 권위를 앞세우던 CEO와 달리 직원들에게 가깝게 다가서는 CEO를 직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직원은 “CEO들이 아래 직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모습이 더 이상 신기한 것은 아니지만 CEO가 다가오면 직원들도 좀 더 적극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소통 경영 1 블로그

“온라인상에서 격의 없는 대화, 거리 좁히기 그만이죠”

“구성원 간 솔직하고 자유로운 ‘무한소통’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정만원(58) SK텔레콤 사장의 사내 블로그인 ‘소통 한마당’의 주제다. 문구는 담백하지만 그 내용은 빼곡하다. 지난 1월 사장에 취임한 정만원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인 ‘T-net’에 온라인 채널 ‘소통 한마당’을 열고 각종 회의 때 당부한 내용이나 경영 메시지를 임직원들과 피드백하고 있다.

내용은 다양하다. ‘성장전략회의’, ‘기업문화혁신회의’ 등 소위 높은 임원만 참석하는 회의 내용뿐만 아니라 ‘신입사원과의 대화’, ‘SK텔레콤 성장 스토리’ 등 ‘소통이 공감’이라는 주제하에 직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정 사장은 이틀에 한 번꼴로 이곳에 글을 남긴다. 그가 손수 쓴 글에는 10여 개의 댓글이 붙어 있다. 지난 1월19일 문을 연 이후 하루 평균 1600명의 임직원들이 접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CEO들이 블로그에 주목하고 있다. 블로그를 현장 경영의 주요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장을 찾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은 소통 방식이다. 반면 블로그는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누구나 댓글을 달아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므로 직급의 장벽은 더욱 낮아진다. 한 순간도 현장에서 눈을 뗄 수 없는 CEO들로선 보다 빨리 경영전략을 임직원들에게 알리고, 말단 직원의 생각까지 여과 없이 듣고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바로 블로그다.

이제 블로그를 모르면 경제를 얘기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지난해 맥킨지 조사에서 세계 1998개 기업 임원 34%가 경영활동에 블로그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CEO 블로그’도 점차 증가 추세다.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블로그로 직원이나 고객들과 소통하려는 CEO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CEO의 블로그 입문은 최근 몇 년 새 부쩍 늘었다.

정준양(61) 포스코 회장은 최근 그룹 정보공유 포털 사이트에 ‘CEO 블로그’를 개설했다. 블로그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시에서부터 취임 후 매일 진행하고 있는 직원들과의 조찬 간담회 대화 내용과 소감도 있다.

올 초 블로그를 시작한 김낙회(58) 제일기획 대표. 김 대표의 블로그 명은 ‘광고인 김낙회의 세상보기(www. admankim.om)’. 매달 한 번씩 전 세계 직원에게 보내는 영문메일을 올려 직원들과 블로그에서 생각을 나누기도 한다. 특히 직원들을 ‘김프로’, ‘강프로’ 등으로 부르는 것에서 그의 격의 없는 소통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그의 블로그에는 주로 광고와 관련된 내용과 함께 일상생활의 소소한 얘기도 담겨있다. 직원보다 광고를 공부하는 대학생들로부터 인기다. 7월18일 현재 방문자 수는 2만4000여 명.

김인(61) 삼성SDS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블로그를 가장 잘 활용하는 CEO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인트라넷 ‘마이싱글’의 개인 블로그 코너에 ‘행복한 세상을 엮어가는 젊은 SDS인의 사랑의 쉼터’란 문패를 걸고 3년째 운영하고 있다. IT 회사답게 온라인상에서 소통하는 문화가 잘 정착돼 있기도 하지만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8500여 명의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블로그를 할 수밖에 없다. 그의 블로그에선 매달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 ‘경영노트 2.0’뿐 아니라 가족사진과 책에서 얻은 지혜 등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황백(56) 제일모직 사장도 ‘싱글’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싱글에 개인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김인 사장 이후 두 번째다. 황 사장이 블로그라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동원한 배경 역시 제일모직의 특수성에 있다. 제일모직은 케미컬, 전자재료, 패션 등 서로 상이한 사업 부문의 사업장이 경북 구미, 전남 여수, 경기 의왕 등 각지에 산재해 있다. 3000여 명의 전 임직원이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한자리에 모으기도 힘들 뿐더러 조직 단위별 구성원들과 만나 경영 지침을 전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승한(63) 홈플러스 회장의 홈페이지(www.leeseunghan.pe.kr)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CEO 딕셔너리’ 코너. ‘걸어 다니는 유통사전’, ‘신조어 제조기’로 불리는 그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 있다. 이 코너에는 ‘게임에서 이기는 법칙을 가르쳐 주는 고객은 영원한 CEO’, ‘PT(프레젠테이션)는 미니스커트처럼 짧고 강렬할수록 좋다’ 등 이 회장이 만든 신조어들이 소개돼 있다.

김신배(55) SK C&C 부회장은 커뮤니케이션 포털 ‘u-심포니’를 통해 경영 현안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지혜를 나누고 있다. 이 포털에서 그의 아이디는 ‘마에스트로’다. 직접 소리를 내지 않지만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지난 7월에 현장의 풀기 어려운 문제를 1000여 명의 사내외 전문가가 직접 해결을 지원하고, 전문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사내 지식 공유 커뮤니티인 u-솔로몬을 오픈했다.

김중겸(59) 현대건설 사장도 양방향 소통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은 ‘전사 업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해 본사-현장-지사 간 화상회의, 온라인 업무보고 등 신속한 정보 소통이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CEO와의 양방향 소통 경영 활성화를 위해 CEO가 전자결재 내용 등을 온라인상으로 입력하면, 그 내용이 해당 중역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기존에는 담당자와 대면결재 등을 통해 진행됐던 내용들이 이제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공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정동화(58) 포스코건설 사장은 지난 6월 CEO 블로그를 오픈했다. 블로그의 제목은 ‘CEO와 함께하는 열린 경영’이다. 블로그는 정 사장의 현장 중시 경영을 엿볼 수 있는 ‘CEO 현장 경영’을 비롯해 임직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열린 경영 참여하기’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적극적인 열린 경영 구현을 위해 임직원들이 CEO에게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토론방도 갖췄다.

홍준기(51) 웅진코웨이 사장은 자신의 별명을 딴 ‘코웨이 해피홍’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통해 경영과 개인의 얘기들을 중심으로 매달 두세 차례에 글을 올린다. 직원이 찍어준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기도 한다. 홍 사장은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직원들 사기를 높이기 위해 변신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직원들에게 계란빵을 선물하고 3월에는 월례회의 때 방송 드라마의 주인공 구준표 복장으로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해병대 사령관을 지냈던 한전KDN의 전도봉(65) 사장은 군 시절 만들어 놓은 개인 홈페이지를 아직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제목은 ‘그대 이름은 해병대(rokmcva.ivyro.net)’, 군 시절의 지휘철학 코너는 물론 홈피의 각종 사진은 해병대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현직 CEO뿐만 아니라 퇴임한 CEO들의 블로그도 인기다. 전명헌(68) 전 현대종합상사 사장의 경우 퇴임 후 즐기는 노년생활을 그의 블로그(www.markjuhn.com)에서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장 등을 역임한 그의 블로그에는 자동차와 관련된 소식이 가득 차있다.

익명으로 자유토론할 수 있게 해

블로그는 CEO가 자신의 경영철학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김신배 부회장은 익명으로 자유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인트라넷에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잘못을 지적해야 할 경우 어떤 간 큰 직원이 실명으로 댓글을 달 수 있겠냐”며 “익명으로 한 것은 허심탄회한 얘기를 듣기 위한 김 부회장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승(46) IBK투자증권 사장도 인트라넷에 ‘CEO 스피드데스크’라는 익명 게시판을 활용해 직원들의 민원 해결사로 나섰다. 스피드데스크는 직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나 개선 의견, 애로사항 등을 게시하면 24시간 이내에 해당 부서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게시판 운영을 통해 교육이나 복리후생 문의, 동호회, 체육대회와 같은 이벤트 제안 등 70건 이상이 올라왔다.

우리나라 최고의 파워 CEO 블로그로는 벤처 1세대인 이찬진(44) 드림위즈 사장이 첫손에 꼽힌다. 네티즌으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블로거다. 이 사장은 자신의 블로그(blog.dreamwiz.com/chanjin)에 회사 얘기뿐만 아니라 얼리어답터로서 최신 IT기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거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는 직원들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소비자들과의 소통 창구 역할도 한다.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과 사업 등에 관한 아이디어와 지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 개설된 그의 블로그에는 34만여 명이 다녀갔다.

블로그 전문기업인 태터앤컴퍼니의 김창원 대표도 파워 블로거로 분류된다. 김 사장의 영문 블로그(www.web20asia.com)는 한국 등 아시아의 인터넷 관련 정보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유명하다. 그는 우리나라의 IT와 인터넷 산업을 해외에 전파하기 위해 블로깅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tip ‘블로그 소통’ 미국에선 기업 문화의 일부

우리나라에선 최근 들어서야 블로그가 소통 경영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미국에선 이미 CEO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대화 채널 가운데 블로그의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얘기다. CEO들이 블로그를 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고객 및 직원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기 때문. 마케팅과 고객 관리에 블로그를 애용하는 것이 이미 일반화됐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CEO 조나단 슈워츠는 주주, 소비자, 개발자, 회사 관계자 등 ‘모든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겠다’며 2004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자신의 생각을 거르지 않고 쓰기로 유명한 그는 이 블로그를 글로벌화해, 현재 11개국 언어로 올리고 있다. 2006년 한국어판(blogs.sun.com/ jonathan_ko)을 오픈했다.

올해 77세를 맞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 메리어트의 회장인 빌 메리어트도 파워 블로그다. 그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75세 때인 2007년부터다. 그의 블로그(www.blogs.marriott.com) 첫 글은 ‘당신들의 얘기를 나에게 전해 달라’다. 바로 고객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블로깅의 목표다. 블로그에서 빌 메리어트 회장은 1년 전까지만 해도 블로그라는 것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전 세계 고객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적인 홍보대행사 에델만의 리차드 에델만 회장도 블로그(www.edelman.com/speak_up/blog)를 통해 매주 2회 1시간씩 직원 및 소비자와 대화를 한다.

CEO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경제석학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 대 교수도 자신의 블로그(The Conscience of a Liberal)를 통해 오바마 정부의 금융위기 해법에 거침없는 독설을 날렸다. 그는 뉴욕타임즈의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한정된 지면에 모든 것을 쓸 수 없다며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었다.

블로그는 대화와 비슷한 가장 자연스러운 말로써 전 세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심 주제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인 IBM의 블로그 활용 사례가 그렇다. IBM이 혁신을 지속하는 비결로 꼽히는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토론의 한 형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제시된 하나의 이슈를 놓고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온라인상에서 게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10월5일부터 약 90시간 이상 진행된 ‘이노베이션 잼 2008’에는 IBM 직원을 포함해 80여 개국, 1000여 개 회사에서 9만여 명이 참가했다. IBM은 전 세계 네티즌으로부터 지혜를 얻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셈이다.

소통 경영 2 런치 이벤트 & 번개팅

"밥 먹으면서 격의 없는 대화, 고민 술술 풀려요"

임직원들과 많이 접촉하기 위해 같이 식사를 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즐기는 CEO들이 많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다양한 소통의 방법 중 ‘같이 밥을 먹는 것’ 만큼 좋은 게 없다. 특히 건설업계에서 식사 시간을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김중겸 사장은 지난 6월 계동 본사 옥상정원에서 임직원 30여 명과 도시락 점심식사를 하는 ‘CEO 런치 이벤트’를 열었다. 그 전에는 퇴직 임직원들을 초청해 감사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입사 100일 된 신입사원 100명을 식당으로 초대해 식사를 같이 한 후 연극 <손숙의 어머니>를 관람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현대건설 임원 내외 300여 명을 초청해 상견례를 겸한 음악회 ‘봄의 속삭임’을 함께 감상했다.

한화건설 신입사원들과 경력사원들은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반드시 김현중(58) 사장의 저녁식사에 초대된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입사 후 회사생활에서 느낀 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여기에서 나온 개선점과 아이디어는 바로 업무에 적용된다.

지난 1월 ‘금융맨(삼성카드)’에서 ‘화학인’으로 변신한 유석렬(59) 삼성토탈 사장은 직원들과 직급을 따지지 않고 격의 없이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다. 한 달에 2~3차례 직원 3~5명과 점심을 하며 일정 주제를 두고 대화를 나눈다. 삼성토탈 970명 직원은 말단 직원부터 과장, 부장, 공장장 등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장과의 대화를 원하면 점심약속을 청할 수 있다. 회사의 비전,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업무 시 애로사항 및 개선점 등에 관해 자유로운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수적인 금융권의 CEO들이 잇따라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18일 이종휘(60) 우리은행장은 일반 행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착순 번개팅’을 통해 격식 없는 조찬모임을 가졌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인트라넷에 마련된 은행장 코너 ‘통통광장’에 “은행장과 식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신청하세요”라는 글을 띄워 18명의 신청자를 선착순 접수해 약속을 잡았다. 본점 구내식당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1시간반가량 진행된 조찬모임에서 이 행장은 행원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재우(59) 신한카드 사장은 대리·사원급 직원들의 CEO 오찬 간담회를 6월에만 3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작년에는 부서장을 대상으로, 올 3월부터 5월까지는 차석 간부와 차·과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사장은 6월15일을 시작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3회에 걸쳐 대리, 사원급 직원들과 만났다. 이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고객 접점인 현장을 가장 중요시해야 하고, 이를 위해 상하 간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이 사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 사장은 본사 인근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 사장실로 이동해 차를 마시며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근황을 물어보는 등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 사장은 자신도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CEO가 됐다면서, 장래 신한카드의 CEO가 되는 꿈을 키우라는 취지로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의자에 앉아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소통 경영 3 현장 방문 스킨십

“위기 극복 해답은 항상 현장에 있지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CEO가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다. 직원이 사내 현안에 대해 CEO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현장에서 살을 부대끼다 보면 신뢰를 바탕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어떤 소통 경영 수단보다 쉽게 만들어진다.

김명곤(60) SK에너지 R&M 사장은 지난 6월26일부터 2박3일 동안 울산컴플렉스를 방문, 임직원들과 릴레이 소통에 나섰다. 공감대를 갖기 위해서는 ‘당일치기’ 현장 경영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합숙에 나선 것. 첫날에는 팀장들과 비상경영체제를 공유하기 위해 간담회를 가졌고, 둘째 날에는 엔지니어를 계층별로 만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격의 없는 토론을 이어갔다. 마지막 날에는 소통이 실행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원들과 등산을 함께 하며 각오를 다졌다.

김신배 부회장도 현장 소통 경영에 적극적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하나은행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현장과 우체국 금융 시스템 개발 및 유지보수를 수행하고 있는 우정사업정보센터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했다. 김 부회장은 회사의 비상 경영 상황을 설명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평소에도 “위기 극복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면서 “고객만족을 위한 현장의 아이디어가 경영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박장석(54) SKC 사장은 뉴스레터, 경영 설명회, 경영정보보드 등 다양한 소통 채널과 함께 직접 발품을 파는 현장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방형 SK마케팅앤컴퍼니 대표는 근무시간 중에 직접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6월1일 취임한 황성호(56)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북경리서치센터, 싱가포르 IB센터, 홍콩현지법인 등 아시아 지역 주요 법인을 잇달아 방문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IB 비즈니스를 현장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한 달여 동안 해외출장만 3번이나 다녀왔다.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큰 호응을 얻기도 한다. 임기영(56) 대우증권 사장은 직원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의무휴가사용제와 근무시간 준수안을 발표해 직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임 사장은 영업직원이 휴가를 마음대로 쓰기 어려운 가장 큰 요인인 일간 영업약정을 휴가 기간에는 제외하도록 하고 아래 직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도록 부서장이 먼저 휴가를 떠나도록 하는 안을 아예 공문을 통해 못을 박았다. 이에 따라 장기간 휴가를 가기 어려웠던 영업직을 포함한 전 직원이 연속 5일 이상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됐다. 또 리서치센터나 전산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한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퇴근 이후 회의나 교육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 전 직원이 오후 5시에 무조건 퇴근하도록 해 직원 가족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버스를 타고 현장을 방문한 신창재(56) 교보생명 회장의 ‘발품 경영’은 이례적이기까지 하다. 신 회장은 지난 6월17일 버스를 타고 부산지역을 둘러봤다. 신 회장은 동승한 임원 및 현지 지점장과 이동 중에 지역별 고객 특성, 시장성, 향후 발전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부산 방문에 앞서 각계각층의 현장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건의사항과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16일 밤에는 영업 현장 직원들이 생활하고 있는 합숙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교보생명 측은 “CEO가 직접 영업 현장의 의견을 청취해 경영에 반영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주요 이슈를 설명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파묻히기 위해 마음의 벽을 활짝 연 CEO도 있다. 주형철(44)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을 처음 찾은 직원이나 외부인은 깜짝 놀라곤 한다. 사장실에 칸막이가 없기 때문. 주 사장이 누구를 만나는지, 무엇을 하는지 밖에서 다 볼 수 있다. 주 사장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하면서 사장실은 물론 모든 임원실의 벽을 허물라고 지시했다. 닫힌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부담스러워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폐단을 막겠다는 의도에서다. 노크를 하지 않아도 돼 직원들이 임원들과 소통하는 횟수나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 직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소통 경영 4 특강 · 끝장토론

“자유로운 토론 통해 개선점 찾아 나갑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CEO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지시만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주거나,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다.

유석렬 사장은 지난 4월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주제는 글로벌 경제위기 현황에서부터 최근의 상황까지 다양하다. 강의 자료는 본인이 직접 챙긴다고 한다. 사례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되다 보니 반응도 좋다고.

황성호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사업부별로 돌아가면서 직원들과 일명 ‘끝장토론’을 벌이고 있다. 취임 이후 자산관리사업부와 에퀴티(Equity)사업부 등과 만나 부서별 사업모델, 핵심 역량과 성공 요인에 대한 현장 직원들의 생각과 판단을 확인했다. 토론을 통해 사업전략까지 마련하다보니 회의가 자정까지 이어지기 일쑤다. 하지만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토론을 통해 이상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어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고.

이형승 사장은 올바른 소통문화 정착을 위한 아이디어와 회사에 거는 기대 등을 직원들과 직접 논의한다. 이 사장이 직접 주재하는 ‘CEO 오픈 미팅’은 격주로 금요일 점심시간에 열리며, 차장급 이하 직원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다. 하반기 중에는 참석 대상을 지점PB 등으로 확대하고 토론 주제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최근 경기도 양평에서 개최된 워크숍에서는 임원 및 점장급 70여 명이 참석해 조별, 사업부별 토론을 통해 소통 문화 정착을 위한 리더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백순(57) 신한은행장도 지난 4월 ‘토론과 참여’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토참광장’을 개설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토참’은 토론과 참여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각종 임원회의 및 본부 부서장회의의 운영방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는 “모든 회의 참가자가 격의 없이 자유롭게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형철 사장은 각 본부의 구성원들을 대표해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추진하는 ‘해피위원회’를 구성, 자유로운 토론과 합의과정을 거쳐 개선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소통 경영 5 이메일 대화

“편지 경영으로 직원들과 공감대 넓힙니다”

직장인들이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체크하는 일이다. 아마 그 중에는 스팸메일이 3분의 2를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수많은 스팸메일 속에 정성어린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면 어떨까. 직장생활의 고단함이 한 번에 날아가고, 편지 글 한 마디 한 마디에 공감이 갈 것이다. CEO들이 시간을 쪼개가며 ‘편지’를 쓰는 이유다.

김인 사장이 직원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03년 1월부터다. 출장 중에도 거르지 않고 매주 월요일 아침 직원들에게 월요편지를 써왔다. 김 사장의 ‘CEO의 월요편지’는 올해 2월부터는 ‘경영노트 2.0’으로 진화했다. 본부장까지 참여하는 경영진과 사원의 소통 채널로 확대된 것. 김 사장을 포함한 10명의 경영임원이 한 달에 한 번 ‘경영노트 2.0’이란 제목으로 전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쓴다. 경영임원이 ‘한 주를 여는 주제’를 정하면 해당 사내 게시판에 그 주제에 대해 임직원들이 글을 올리고, 익명으로 댓글을 달 수 있다.

황백 사장도 매월 전 사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황 사장은 취임 이후 매월 초 CEO 메시지, 회사의 비전, 경영 성과와 목표 등을 담은 이메일을 전 사원에게 보내는 등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박준현(56) 삼성증권 사장도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이메일 경영’으로 직원들과 소통한다. 박 사장은 취임 후 사내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내 이메일은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 박 사장은 책상에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한 모니터를 별도로 두고 있고, 회사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확인한다. 회사 결제도 이메일로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로 인해 보고서 외에 직원들로부터 개인적인 내용의 이메일을 하루 수십 통씩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상운(55) 효성 부회장도 전 직원들에게 ‘CEO레터’를 보내고 있다. 그의 편지를 기다리는 직원들도 많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CEO레터’를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누구든지 익명으로 피드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접수된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적극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중겸 사장은 그의 블로그에 핫라인 성격의 ‘Mail to CEO’ 코너를 개설했다. Mail to CEO를 통해 누구나 실명으로 사장에게 의견을 말할 수 있으며 회신도 받을 수 있다.

소통 경영 6 독서로 대화

“같은 책 읽고 지혜 나눠 해결책 찾습니다”

‘힘들 때는 책에서 배워라’. 직원들에게 불황타개 아이디어와 교훈을 주기 위해 책을 선물하거나 전사 차원에서 기업 내 독서 분위기를 유도하는 CEO들이 눈에 띈다.

CEO 중 ‘독서 경영’의 대명사로까지 거론되는 이는 바로 손욱(64) 농심 회장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마케팅본부 전 직원들에게 ‘Back to the basic’ 시리즈 중 하나인 <마케팅의 과학>이라는 책을 선물했다. 막연한 시장조사가 아닌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갖고 마케팅 조사와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기 위해서였다. 손 회장은 한 달에 15권 정도 책을 읽는다. 지난 2월에는 30여 년간 경영 현장에서 터득한 지혜를 한 데 모은 저서 <십이지 경영학>을 출간하기도 했다.

LS전선 손종호(57) 사장의 별칭은 ‘손마에다’이다. 직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마에는 지휘자를 뜻하는 마에스트로의 줄임말. 직원들은 다양한 악기를 지휘하는 지휘자처럼 영업 마케팅 개발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를 지휘한다는 뜻에서 붙였다고 했다.

손 사장은 직원들에게 매달 책을 선물한다. 최근엔 <에티켓을 먹고 매너를 읽어라>와 <리더십 에센셜>을 돌렸다. 회사 내부게시판에 ‘손’s 북카페’ 코너까지 만들어 직원들이 올린 서평에 댓글을 달아주는 독서 경영인이다.

최근 LG그룹은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등 10명의 LG그룹 CEO들이 여름 휴가철에 탐독할 만한 10권의 책을 소개했다. 이들 도서목록에서 구 부회장은 중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분석한 <중국이 뒤흔드는 세계>를 추천했다. 구 부회장은 “이를 통해 직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을 이해하고 현업에 적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세계적 디자인 기업인 IDEO가 산업 현장에서 체험한 혁신 사례를 소개한 <유쾌한 이노베이션>을 권했다. 남 부회장은 “이 책을 통해 1등 LG를 향한 도전과 혁신의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일본의 존경받는 경영자인 교세라그룹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의 얘기를 담은 <카르마 경영>을 추천했다. 김 부회장은 “개인의 삶에서나 기업의 경영에서 ‘좋은 생각’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tip  대기업 총수의 소통 경영

홈페이지는 단순한 정보 제공 … 오히려 현장 방문 좋아해

대기업 총수들은 주로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회사 소식과 자신의 경영활동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구자홍 L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의사소통보다는 주로 형식적인 정보 제공 기능에 머물러 있다. 경영철학, 경영활동 등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데 개인 얘기보다는 경영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부 총수의 경우 자신의 취미 등을 담아 인기를 끌기도 한다. 구자홍(63) 회장의 홈페이지에서는 여행, 음식, 와인, 가족 등 인간적인 얘기들이 담겨 있다. 특히 바둑에 대한 얘기 많다. 구 회장은 바둑 6단이다. 구 회장은 홈페이지에서 “바둑은 매일 매일 의사결정을 내려야하는 경영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영훈(57) 대성그룹 회장은 경영활동과 에너지, 문화산업 등의 그룹 경영활동과 자신의 언론 인터뷰나 기고, 블로그 뉴스를 담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다보스포럼의 참관기를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의 홈페이지

이건희 전 삼성 회장 www.leekunhee.com

구본부 LG그룹 회장 www.koobonmoo.pe.kr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www.hurdongsoo.pe.kr

구자홍 LS그룹 회장        www.johnkoo.pe.kr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www.hyundaigroup.com/ceo/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www.leewoongyeul.com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www.younghoonkim.com

대기업 총수라고 직원들과의 대면을 꺼리지 않는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더욱 다가선다. 정몽구(71) 현대기아차 회장은 따로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지만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에는 반드시 참석한다. 정 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신입사원 수련회에 한 해도 빠짐없이 참석, 신입사원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했다. 정 회장의 신입사원 사랑은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회에 빠짐없이 참석, 같이 씨름을 즐기고 술 대작을 했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 수립된 ‘현대가’의 전통을 잇는 것이다.

구본무(64) LG그룹 회장도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 세미나, 전략회의 등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5월21일 경기도 이천의 LG인화원을 찾았다. 1992년 이후 해마다 열리는 ‘LG스킬올림픽’ 참석을 위해서다. LG스킬올림픽은 LG가 매년 국내외 사업장에서 진행된 경영혁신활동 성공사례를 모든 임직원이 공유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19일에는 서초동 R&D센터에서 열린 ‘디자인 경영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구 회장은 간담회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LG가 선전하는 것은 LG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구 회장은 매년 LG전자 등의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디자인 전략을 직접 점검해 왔다. 디자인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디자인을 주문해 개발된 제품도 있다. 일명 ‘와인폰’은 구 회장이 “사용하기 쉽게 버튼 크기를 크게 해 보라”고 제안해 탄생한 것이다.

구 회장은 올 들어 2월과 4월 두 차례 구미, 창원 등 6개 사업장을 찾았다. 한 번은 헬기를 이용했고, 한 번은 리무진 버스를 탔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경영진이 현장을 방문, 직원들의 고충을 직접 들어야한다는 생각에서다.

SK그룹의 CEO와 직원간의 ‘소통’은 선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대로 올라간다. 1974년 우리나라 최초로 기업연수원을 설립한 최종현 회장은 이후 매해 신입사원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이 같은 기업문화는 손길승 회장에 이어 최태원(49) 회장에까지 이어졌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신입사원과의 ‘직접 소통’에 참여한 최태원 회장은 ‘소통의 달인’이 됐다는 평가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월6일 ‘2009년 구성원과의 대화’에 출연했을 때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와 동영상을 직접 준비했다.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10여 장의 슬라이드와 10분짜리 동영상을 준비한 것. 최 회장은 이를 통해 극한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가져야 할 자세를 쉽게 설명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최 회장은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화이트보드를 이용한 반면, 올해에는 동영상을 활용해 소통을 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위기 속 생존’의 중요성을 설파하기 위해 부지런히 현장을 찾고 있다. 여기엔 소통으로 위기를 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SK는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워커힐과 SK네트웍스 에너지마케팅컴퍼니 방문을 시작으로 SK텔레콤 남산사옥, SK증권, SK브로드밴드, SK케미칼 본사, SK텔레콤 분당사옥, SK C&C 분당 스퀘어, SKC 수원공장, SK해운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 회장은 “우리에게 생존은 단순히 회사가 적자를 면한다는 뜻이 아니라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스피드, 유연성, 실행력을 높여나가자”고 당부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41) 삼성전자 전무는 주로 해외에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지난 5월 러시아를 비롯해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3개국과 루마니아 주요 거래처, 현지 생산 공장 등을 방문했다. 이 전무는 이곳에서 현지 경영진들을 만나 러시아와 CIS 지역에서 시장 확대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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