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업의 만남이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중이다. 다름 아닌 ‘아트마케팅’으로 승화돼 소비자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문화예술 활동 지원이 대부분이었다. 즉, 비용을 후원하는 것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다. 용어는 ‘메세나’다. ‘기업전시’도 있다. 문제는 메세나나 기업전시의 한계다. 파급력이 제한적이다. 이제는 이 같은 방식이 전부는 아니다. 제품 자체의 디자인에 예술을 접목시킨 ‘디자인아트’와 광고에 예술적 요소를 넣은 ‘애드아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불특정 다수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파급력 또한 높다. 전자는 소극적이고 후자는 적극적 의미로 해석된다. 이 둘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아트마케팅이다. 요즘 아트마케팅이 시쳇말로 확실히 ‘떴다’. 최근에는 그 영역의 한계를 시험이라도 하는 듯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아트마케팅의 속을 들여다봤다.

이미지도 개선하고… 매출도 오르고…

아트마케팅 “임도 보고 뽕도 딴다”

아트마케팅이 가장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제품의 겉포장이나 케이스에 명화를 넣는 방법이다. 눈에 익은 명화를 광고에 이용해도 저작권상 문제는 없다. 현대 미술작품의 경우,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막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명화는 제외다. 우리나라의 저작권법상 기본적으로 저작권자가 사후 50년 이상 된 경우 저작권료를 내지 않는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법적 문제없이 품격 있는 제품 연출이 가능한 요인이다.

따라서 명화를 이용한 아트마케팅에 기업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실제 디자인아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술성 상품을 선호하는 ‘아티젠(Arty Generation의 줄임말)’은 갈수록 증가하는 분위기다.

명화 아트상품 전문제조업체 현석알피는 휴대전화 전용 명화 가죽 케이스로 눈길을 끌고 있다. 휴대전화 케이스를 고흐 <밤의 카페테라스>, 고흐 <별이 빛나는 밤>, 클림트 <키스>, 클림트 <메다프리마베시 초상>, 클림트 <생명의 나무>, 르느아르 <쟌느사마리>, 부그로 <첫 키스> 등 7가지 그림으로 디자인했다.

화장품업체 더페이스샵은 클림트의 대표작인 <물뱀>, <에밀리 플뢰게> 등의 제품을 패키지에 적용한 향수 ‘소울’ 시리즈를 내놓았다. 한국도자기는 앙드레김에게 식기 디자인을 의뢰하고 클림트의 그림이 새겨진 제품을 출시했다. 금강제화는 서양화가 박영숙의 구두 그림을 핸드백에 옮겨 담은 ‘금강 핸드백 스페셜 에디션’을 판매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쇼핑백, 포장지, 포장박스, 천연코튼백 등에 황영성의 작품을 넣었다. 심지어 치약이나 비누 등의 명절 선물세트들이 클림트나 고흐, 마티스의 명화들로 포장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클림트의 작품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표현 양식과 화려한 색채로 에로티시즘의 예술적 승화를 이룬 토털 아트(Total Art)의 대가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한 국내에서 성황리에 단독 전시회가 열려 대중적 인지도도 상당히 높다.

이같이 다양한 업종에서 아트마케팅이 등장한 이유는 간단하다. 예술을 접목하면 상대적으로 판매가 잘 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상품이 잘 팔린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LG전자 아트 가전, 누적 판매량 100만 대 돌파

아트마케팅이 결정적으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것은 LG의 기업광고 명화 시리즈의 영향이 컸다. 이전까지는 문화예술 활동에 지원금을 대는 소극적인 아트마케팅이 주류를 이뤘는데 LG가 방향 전환의 물꼬를 틀었다. 한편의 명작을 보듯이 만든 LG의 명화 시리즈의 성공으로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인 아트마케팅에 눈을 떴다.

LG는 2007년 고흐, 마네, 모네, 드가 등 세계적인 화가의 명작에 LG계열사 제품을 PPL형식으로 배치,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첨단 3D기법을 활용, 명화 속 등장인물들과 LG 제품들과의 스토리 라인을 강화했다.

기업광고는 기업의 이미지나 인지도 향상을 중요시하지만 제품광고는 솔직히 판매 결과가 우선이다. LG전자의 성적표는 최우수다. 2006년 ‘디자인 경영’을 선포한 LG전자는 ‘아트가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2년여 만인 지난 3월 말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LG전자는 초기 디자인 경영의 첫 프로젝트로 순수예술과 가전을 접목, 꽃의 화가 하상림 작가의 꽃 디자인을 적용한 ‘아트 플라워’냉장고를 선보였다. 이후 세탁기, 에어컨 등으로 확대 적용하며 아트가전 시리즈를 완성했다.

이 같은 프로젝트로 인해 판매가 늘어나자 올해도 아트마케팅을 강화, 디오스 냉장고의 전면 패널에 하상림 작품을 활용한 다섯 번째 꽃 패턴을 적용, 깔끔한 디자인과 조화를 이뤄 한 폭의 작품을 완성했다. LG전자는 올해 하상림 작가 외에 예술작가들을 추가 선정해 자사 제품에 그들의 작품을 새겨 넣을 예정이다.

LG의 아트마케팅 성공은 다른 업종으로 빠르게 전파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벤치마킹이 활발해진 것. 제약사 종근당은 경영진의 아이디어로 가전업계에서 성공을 거둔 아트마케팅을 도입했다. 기존의 딱딱한 내용과 투박한 디자인 일색이던 국내 의약품 포장에 일대 변화를 일으키며 ‘펜잘큐 정’의 제품 케이스에 클림트의 <아델 브로흐 바우어의 초상>을 사용했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의 아트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제약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과감한 시도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펜잘큐 정은 독특한 품격과 세련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보다 친숙하고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펜잘큐 정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5% 증가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오예스’ 과자 상자에 심명보 화백 <새로운 천년의 열정>의 장미꽃 그림을 넣는 아트마케팅을 실시해 큰 재미를 봤다. 더 나아가 대형할인점에 장미정원을 연출해 큰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기만 하는 진열을 넘어 제품과 예술작품이 어우러진 새로운 진열마케팅의 장을 열었던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예스 장미정원’을 박스아트의 원조로 보고 있다. 이후 크라운-해태제과는 제품 상자에 튤립, 해바라기 등 꽃을 인쇄해 매장을 화사한 꽃밭으로 만든 ‘2008 해피플라워 박스아트’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용, 독수리, 코뿔소 등 다양한 동물을 움직이는 모형으로 만든 박스아트를 선보이는 등 한층 더 수준 높은 작품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이외에도 아트마케팅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전통국악무대인 창신제를 비롯해 지난 2007년 서울 남영동 본사에 오픈한 갤러리 ‘쿠오리아’를 통해 닥종이 공모전, 박스아트 체험전, 현대미술 전시회, 서예전, 조각전 등 1년 내내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송추에 330만㎡ 규모의 원스톱 복합 문화타운 아트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경영 이념에 아트를 접목했다.

가장 늦게 반응하다는 보수적인 금융권도 아트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자산관리 그 이상’을 모토로 신한Private Bank(이하 신한PB)는 고객의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아트마케팅을 실시, ‘토털 라이브 케어(Total Life Care)’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PB 아트뱅킹 서비스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고액자산 고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PB센터에 인테리어 및 분위기에 적합한 미술품을 전시해 문화공간으로서 활용도를 높이며 편안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둘째, 서울 역삼동 신한아트홀 갤러리에 작품성과 시장성을 갖춘 엄선된 작가의 작품을 매월 상설 전시해 고액자산 고객들이 방문 시 언제든지 미술품을 감상하고 투자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아트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술을 비롯한 예술에 관심이 많은 PB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하고 PB고객들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고객 조직화에 기여하고자 지난해부터 ‘아트 앤 문화 아카데미(Art & Culture Academy)’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한PB는 아트마케팅 일환으로 상류사회(High Society) 계층이 향유하는 미술이라는 콘텐츠를 매개로 PB고객의 만족도를 제고할 뿐만 아니라 고품격 문화강좌인 아카데미를 운영해 고액자산 신규고객 창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tip 아무런 관련성 없는 미술작품이 Why? 그 상품에…

아트마케팅에서 미술 작품이 유독 많이 활용된다. 해당 업계의 반응은 어떨까. 익명을 요구한 경력 9년차 큐레이터는 “일단 아트마케팅이‘생활 + 예술’이라는 개념에서 박수를 보낼만하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상품과 아무런 관련 없는 미술작품이 무절제하게 변형돼 사용되거나 제품에 그려 넣어지는 것은 예술을 활용하기보다 장식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해서 왠지 서글프다고 했다. 아트마케팅이 기업의 마케팅에‘접목’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표현인가를 의문시하는 큐레이터들도 적지 않았다. 제품 제작 단계부터 예술가와 함께 고민하고 디자인하여 독창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아트마케팅이라고 공통적으로 밝혔다. 그들은 “어떻게 브랜드와 예술이 접목될 수 있을 것인가? 언젠가 이 시대에서 생활 안에 예술, 예술 안에 그 사회의 생활이 담길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경영이념에 아트 접목한 패션 브랜드 쌈지

아트마케팅의 원조는 어디일까. 관련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대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아트마케팅을 실시했지만 소극적이기 때문에 제외한다면 ‘쌈지’가 적극적 아트마케팅의 첫 출발주자라는 시각이다.

패션 브랜드 쌈지는 중소기업 아트마케팅의 원조이자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경영이념도 ‘예술이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다. 지난 7월9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쌈지에선 오랜 전통의 색다른 전시회가 열렸다. 아름다움으로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 전시에는 참여 아티스트들의 회화나 설치 작품과 더불어 작품 이미지를 담은 티셔츠도 함께 전시됐다. 마리킴, 아트놈, 유혜영, 차범석과 음악 활동과 그림 작업을 병행하는 나얼, 이상은 등 총 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티셔츠는 단지 전시용이 아닌 판매가 목적이다. 많이 제작하지 않아 희귀성이 있는데 비해 가격은 1만원대다. 회화 작품 한 점의 가격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물론 티셔츠의 작품 이미지와 회화 작품을 비교한다는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를 담은 티셔츠를 구입하려는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이 형성돼 재고가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는 쌈지가 10여 년 전부터 100명의 아티스트, 뮤지션, 디자이너들의 참여로 쌈지 캡슐 티셔츠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1993년 런칭 당시부터 쌈지는 상품과 함께 예술을 판매 보급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가방, 구두, 액세서리, 선글라스, 시계 등 신상품을 선보이는 패션쇼에도 영상, 페인팅, 실험무용을 포함하는 퍼포먼스를 도입해 쌈지 브랜드에 예술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혔다.

쌈지의 지속적인 아트마케팅으로 예술과 상품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고객들은 ‘아티스트가 디자인한’자신만의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패션과 이미지를 함축하는 예술상품을 꿈꾸는 쌈지의 아트마케팅은 이러한 틈새를 정확히 간파한 데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의 젊은 팝아티스트 낸시 랭이나 세계적인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의 작품 이미지를 제품에 적용시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쌈지는 상품과 광고,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가와의 협업을 이어나가며 쌈지 고유의 아트마케팅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아트마케팅의 효과에 따른 매출 직결과 관련해 쌈지는 아트가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트가 쌈지 그 자체라는 입장이다.

고객들의 ‘대리만족’ 충족 위해 적극 활용

아트마케팅은 예술가와 작품을 이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감성마케팅이다. 즉,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예술을 접목한 것이다. 예술에 대한 대중의 시각은 품위와 무게감, 고급스러움이다. 때문에 예술을 만난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는 자연스레 세련되고 멋스러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예술도 얻는 이점이 적지 않다. 특정장소에 가야만 접할 수 있었던 작품이 일반생활에 노출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아트마케팅이 뜬 배경은 고객의 현재형 트렌드와 맞물린다. 예전에는 기능을 중시해 투박해도 고객의 지지를 받았지만 요즘엔 아니다. 막상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싸구려’로 치부된다. 실제 제품의 기능 못지않게 디자인과 이미지를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에서 품질이나 가격과 같은 유형 요소들을 좇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과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 그 무엇에 더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예술이다. 대중에게 예술은 가까이 하고픈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놈의 돈 때문’에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대리만족 차원에서 기업들이 아트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아트마케팅을 통해 고객가치와 고객만족을 실현시켜주고,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비용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어 서로 만족한다.

인터뷰 박신의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문화예술 경영연구소장

“예술을 팔지 말고 가치를 말하세요”

박신의 경희대 문화예술학과 교수는 아트마케팅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기업광고에서 명화를 가지고 애니메이션을 만든 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답게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예술을 완결된 이미지 내지는 그저 소재로 보는 것은 아닌지 아쉽다는 것이다.

박 교수와 인터뷰 내내 ‘소재’라는 단어는 반복됐다. 예술적 감각이 가미된 디자인 정도를 과도하게 강조하거나, 제품의 기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예술작품들을 소재로 사용한 것을 예로 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은  “예술을 팔지 말고 가치를 말해야 한다”는 말로 이어졌다. 그게 진정한 아트마케팅의 핵심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예술을 소재로 삼으면 단지 아이템으로 팔아버리는 격이 되지 않겠어요? 클림트의 작품을 단순히 제품 디자인처럼 사용한다면, 클림트 작품의 의미도 살지 않고 제품의 이미지 역시 주목받기가 어렵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발전된, 진화된 아트마케팅이 되려면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해야 할까. 박 교수는 우선 “요즘 아트마케팅에서는 더 이상 제품의‘기능’을 설명하지 않고, 제품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있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예술이 그 이미지 전쟁에 활용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아트마케팅의 대부분이 예술가의 명성에 기댄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예술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진취적이고 다양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뭘까. 박 교수는 “제품 광고를 위해 명화 이미지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예술의 철학과 가치를 기업 경영의 원칙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쌈지가 그런 대표 사례라고 부연 설명했다.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직접 제품 디자인과 연결하고, 또 내부 구성원들로 하여금 예술 활동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조직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교수는 예술을 편협한 소재주의로만 이해할 경우, 아트마케팅이 범할 오류가 적지 않다고 했다. 예술은 결코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창작하는 행위, 그 과정, 그 안에서 만나게 되는 창의성이라는 실체 없는 느낌들이 핵심이죠. 그런데 손쉽게 소재로 이용할 경우, 결코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트마케팅을 잘만 활용하면 새로운 예술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최근 포스코가 ‘노리단’의 공연을 광고로 이용한 것을 예로 들었다. 노리단은 예술분야에서의 사회적 기업이다. 재활용품을 이용해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알리면서도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단체다. 아트마케팅은 낡은 명품 이미지에 기대어 예술을 팔수도 있고, 노리단의 광고처럼 새로운 유형의 예술을 제시하여 사회적 가치를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아트마케팅을 준비 중인 기업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남겼다.

“아트마케팅이 주는 효과로 무엇보다도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단기간에 성취되는 것도, 눈에 보이는 성과로 드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기업은 예술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단기적인 제품 판매 효과만을 생각한다면, 아트마케팅은 아이템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성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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