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여류 비행사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청연>에서 박경원(장진영 분)은 1925년 비행사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다. 첫 비행에 성공한 후 고국 방문 비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녀는 숱한 어려움을 겪는다. 인상 깊은 대사는 박경원의 애인 한지혁(김주혁 분)이 왜 어려운 꿈을 포기하지 않느냐고 다그쳤을 때 그녀의 답변이다. “하늘에 올라가면 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그런 게 다 상관이 없잖아. 그래서 난 하늘이 좋아.” 영화의 엔딩은 악천후 속에서도 조선을 거쳐 러시아를 향한 비행을 감행한 박경원이 영원한 비행으로 세상을 등지는 장면이다. 어느 분야에서나 ‘최초’란 수식어는 의미 깊다. 더구나 그것이 여성이라면 그 의미는 더욱 배가된다.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신 요즘, 첫 물꼬를 텄던 그녀들의 DNA가 궁금하다.

“만지면 뜨겁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도전의식 소유자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파워가 거세다. 여성들은 과거 사회적 성공 자체로 관심을 받았지만 이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사회 곳곳에서 왕성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때문에 ‘여성 리더’라는 말 자체를 거부한다. ‘여성’이란 수식어로 무대를 한정 짓는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 돼 버린 지 이미 오래다. 최근 최진배 경성대 교수 연구팀은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1998년에서 2006년까지 기업의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남성CEO기업 1만1375개와 여성 CEO기업 613개사의 경영성과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총자본경상이익률, 총자산순이익률, 총자본회전율, 총자본투자효율 등 4개 지표에서 모두 여성 CEO기업이 남성CEO기업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들어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본경상이익률의 경우 여성CEO기업은 평균 8%였지만 남성CEO기업은 5.5%에 그쳤다. 총자산순이익률 역시 각각 75.%와 5.2%로 조사됐다. 최진배 교수는 “이는 여성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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