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 없는 불황이다. 글로벌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경기도 불황의 터널로 들어섰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8년 1분기 5.8%로 고점을 기록한 후 4분기에는 -3.4%로 급락했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인 4.7%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이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를 억제하지만은 않는다. 불황기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또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어떻게 열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라고 충고한다. <이코노미플러스>는 불황기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 닫힌 지갑을 열게 하는 7가지 마케팅 비법을 소개한다.

올 한 해 내내 긴 내수 침체 속에 웅크려 있을 것인가. 기업들은 빨리 성장의 단 열매를 맛보고 싶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전에 몇 가지 변수를 점검해 보라고 충고한다. 그 중 핵심 키워드가 타깃 고객의 동향이다.

모든 것을 준비했다고 자부하는 M기업의 마케팅 전문가 김성실씨. 봄에 자사 브랜드 런칭에 나서기로 했다. 그런데 주위 조언자들의 반응이 분분하다. “불경기에 사람들이 돈을 쓸까? 좀 더 기다려보지 그래?”, “타깃 고객이 30~40대라며? 그런데 50만원대 고급 제품이 잘 팔리겠어? 그건 40~50대를 타깃으로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머리가 복잡해진 김씨는 다시 시장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온갖 미디어에서 들려오는 경기 전망, 산업 분석은 오히려 혼란스럽다. 어떤 기관은 “내수가 올 연말이면 풀릴 것”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기관은 “물가가 떨어져도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고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우려가 많다”고 말한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하반기 이후에는 차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역시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반기 중으로 내수경기가 살아나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하는 쪽의 근거를 들어보자. 이들은 지난해 소비를 위축시켰던 고유가, 고물가, 수출 둔화 같은 것은 일시적인 경기 악화 요인이라 두려워할 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2009년이 위기의 시작’이라고 보는 쪽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일시적이지 않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상반기에 디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원화 절상으로 수출 감소폭이 커지고 내수 침체의 골마저 깊어지면 자산 가격 하락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 부진의 여파는 커질 수 있다. 국내총생산에서 서비스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제조업의 2배가 넘고, 고용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로 제조업의 3배에 달한다. 서비스업이 부진하면 고용사정이 나빠져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이것이 서비스업 경기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내수가 살아날 때까지 손가락 빨며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시장을 여는 건 경기가 아니라 경쟁력.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는 한 어디서든 시장은 만들어지고 돈은 돌아간다. 경기 침체기에도 돈을 쓰게 만드는 욕구, 돈을 쓰는 고객을 찾으면 된다. 여기서 포인트는 타깃을 세대별로 구분하는 것보다는 욕구나 스타일별로 분류하는 것이, 또 전체 경기를 보는 것보다는 자사 상품의 경기만 보는 것이 시장 개발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학과 교수는 “불황에는 여러 가지 욕구,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한다”며 “성향별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소비자 닫힌 지갑여는 7가지 마케팅 비법

정부 정책이나 실물경제의 흐름과 달리 소비 트렌드는 소비자의 심리에 따라 달라져 결국 현실 경제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소비자의 심리 및 행동 변화를 정확히 읽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의 심리가 99%의 경제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결국 제품이든 마케팅이든 경쟁력 있는 기업, 눈 밝은 기업만이 불황이든 호황이든 꾸준히 시장을 개발할 수 있다. 불황기에 손해를 보는 기업은 호황기에도 평균 이상 이익을 얻지 못한다. 반대로 호황기에 큰 이익을 보는 기업은 불황기에도 역시 강하다. 결국 소비자의 변화하는 기호를 잘 파악하고 대처하면 불황이든 호황이든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다.

박재항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불경기에도 팔리는 제품이 있고 호황기에도 소멸하는 시장이 있다”며 “기업 실적을 좌우하는 건 전체 경기 상황이 아니라 자사 제품의 시장 경기와 타사 제품에 대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1. 공짜 마케팅

공짜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 없다…공짜에 각종 할인혜택 듬뿍

불황기를 맞은 소비자들은 돈 쓰는 것, 가격에 민감해진다. ‘공짜 마케팅’, ‘공짜 경제’라는 단어가 급부상하는 이유다. 공짜 경제란 유료인 제품과 서비스를 무료 또는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고, 소비자의 관심이나 평판,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상품을 공짜로 주고도 돈을 버는 새롭고 다양한 사업 방식을 말한다.

생활가전업체인 웅진코웨이가 최근 외환은행과의 제휴로 발행한 ‘페이프리(Payfree)’ 카드가 공짜 경제를 도입한 전형적인 모델이다. 웅진코웨이 정수기를 렌탈해 사용하는 고객이 페이프리 카드를 발급받아 일정 액수 이상을 사용하면 외환은행 측이 월 렌탈료와 맞먹는 금액을 현금으로 고객 통장에 입금시켜주는 것이다.

즉, 웅진코웨이는 고객에게 사실상 무료로 정수기를 빌려주면서도 외환은행으로부터 수익을 확보하고, 외환은행은 카드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그 만큼을 웅진코웨이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말 런칭한 이후 2월10일까지 가입자가 36만 명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월 한 달간 현금으로 환급한 액수만 해도 4억6400만원에 달한다. 모두 4만500명이 환급 혜택을 받았다.

웅진코웨이의 공짜 마케팅이 안착한 것은 기존의 보편화된 포인트 적립과 같은 일회성 마케팅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현금을 지급해 불황기에 한 푼이라도 아쉬운 시점에 잘만 활용하면 쓰던 제품의 렌탈료를 내지 않고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어필한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들도 공짜 마케팅으로 불황 타개에 나섰다. G마켓은 소비자가 사용해보고 싶은 상품을 선택해 신청하면 무료로 상품을 제공하는 ‘프리샘플마켓’을 운영 중이다. 이벤트에 당첨된 고객의 경우 충성도가 높아지고 입소문 마케팅의 출발점이 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면도기 제조업체인 질레트가 면도기를 무료로 제공한 뒤 면도날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게 함으로써 일회용 면도기 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 인터넷 검색포털인 구글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메인화면에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검색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미국의 이동통신 회사인 버진 모바일은 2006년 여름부터 ‘슈가 맘마(Sugar Mama)’라는 서비스를 도입, 휴대전화 광고 메일을 보고 설문조사에 응하면 1분 무료통화 혜택을 제공하는 공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고물가 시대에 저가 생활용품 전문점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의 반영이다. ‘1000원숍’ 균일가 생활용품  브랜드인 다이소는 불황에도 오히려 고성장을 구가했다. 다이소는 지난해 내수 침체 등에도 아랑곳 않고 고객 수가 30% 이상 증가하며 2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2006년 1050억원, 2007년 1500억원에 이어 연속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1997년 서울 천호동에 1호점을 개설한 첫 해 매출이 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하지만 지나친 가격할인이나 공짜 마케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수위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난도 교수는 “공짜마케팅은 너무 지나친 가격할인으로 인해 싸구려 브랜드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 합리·실속 마케팅

가격 말고도 따질 건 따진다… 합리적이며 사용 편이성 높여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값싼 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이곳저곳에서 가격을 비교해 보고 저울질한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아 가격 비교를 비롯한 정보탐색활동을 했다면, 이제는 인터넷을 이용한 ‘손품’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수집하는 데 정보원이 다양해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전의 기업에서 전하는 정보나 전문가의 평가에 의존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소비자들끼리의 정보 교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구매한 사람들의 리뷰나 입소문이 보다 큰 역할을 한다.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실속형 소비가 합리적인 소비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비교해 보고 견적을 내주는 ‘견적 내기’ 서비스도 인기다. 자동차 생활 포털 엔크린닷컴은 모든 차량의 가격을 마우스 클릭만으로 상세한 견적서를 산출할 수 있는 ‘견적내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엔크린닷컴 이용자는 국산 및 수입차 전 차종에 대한 차량 구입비 및 등록비, 보험료 및 유지비, 할부금융상품 적용 가격 등을 오프라인 딜러 상담 없이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비교하기 코너에서는 원하는 차종을 여러 대 선택해 가격 비교뿐만 아니라 전문가 리뷰, 평점까지 비교할 수 있다. 필요 시 오프라인 딜러도 연결해 준다.

이처럼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세부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소비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자동차, 주유, 취미, 레저 서비스를 한 카드에 담은 복합 카드, 맞춤형 카드가 보편화하면서 각종 카드의 할인혜택을 세세하게 따져보고 유리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이러한 알뜰형 소비패턴은 요즘 같은 불황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소형, 친환경 차가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이슈로 떠오르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내놓은 ‘2009 국내 자동차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 따라 국내 소비자의 소형차 선호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유가 상승과 대출심사 강화로 소비자들은 경제 부담이 덜한 소형차에 눈길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소형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화해 소형차의 장점인 경제성 외에도 실용성, 고성능, 디자인 등 소형차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수준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소형차는 지난해 1월 판매량 1만6417대에서 13.9% 상승한 1만8692대를 기록하면서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기아 모닝 LPG차량이 출시되는가 하면 하반기 GM대우의 마티즈 후속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탁월한 연비 절감 효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본격화된다. 올해 출시 예정인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아반떼, 포르테 등 준중형급에 집중돼 연비가 차량 선택의 핵심 구매 준거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들은 복잡하고 사용이 어려운 과다기능 제품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충분히 느끼지 못한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핵심 기능을 전면에 부각한 제품을 선호한다. 사용하기 편리하면 그만이다.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도 단순하고 절제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추세다.

3. 역발상 마케팅

경쟁사 움츠릴 때 과감히 투자해 시장판도 바꿔

현대자동차가 지난 1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판매량 증가율 두 자릿수(14.3%) 기록을 세웠다. 대형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판매가 늘어난 회사는 현대차가 유일하다. GM과 포드는 각각 48.9%, 41.6%, 도요타와 혼다도 31.7%, 27.9% 줄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는 37.5%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는 가격이 싼 소형차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싼 중대형차가 많이 팔렸다. 불황기에 중대형 차종으로 현대차가 선전한 배경은 과감한 판촉 프로그램인 ‘현대 어슈어런스(Hyundai Assurance)’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차 구입 후 1년 안에 실직으로 할부금을 내지 못하거나 차량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 차량을 반납하는 제도다. 실직의 두려움으로 새 차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던 것.

현대차가 1월 초 TV광고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미국 전역에 방송한 이후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급격히 퍼지는 등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지난 2월2일에는 전 세계 2억 명이 동시 시청하는 슈퍼볼 TV중계 중간광고로도 전파를 탔다.

현대차는 1999년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도입한 ‘10년 10만 마일 무상보증수리’의 효과를 재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0년 10만 마일 보증제를 도입할 당시 모두가 비용 급증 등을 우려하며 무리라고 했지만 현대차는 이를 통해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중견 패션기업인 형지어패럴의 역발상 마케팅도 돋보인다. 형지어패럴은 올 봄 3040남성을 타깃으로 한 캐주얼 브랜드를 런칭한다. 여타 기업들이 광고예산을 줄이는 상황에서 빅모델인 ‘배용준’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대대적인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남성복 시장이 불황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역발상이다.

형지어패럴은 10년 전 IMF 외환위기 때도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으로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 회사가 캐주얼 브랜드인 여성크로커다일을 런칭한 것은 1996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기 직전으로 가계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기혼여성들의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고가 브랜드 의류는 꿈도 꾸지 못할 때, 브랜드 상품과 맞먹는 품질에 가격은 반도 안 되는 파격적인 중가 캐주얼로 승부를 건 것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고급소재를 사용하고, 유명 고가 브랜드들도 망설이던 대형 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켰다.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부터 본격적인 대리점 사업을 시작하면서 유통망 확보에서도 역발상을 꾀했다. 형지어패럴이 처음 주목한 상권은 대도시나 수도권 중심상권이 아닌 지방 중소도시 재래시장 골목이었다. 주요 타깃층인 3040여성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백화점 수준의 상품을 구비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 이러한 역발상 마케팅은 적중했다. 지역상권 덕분에 중소도시와 대도시로, 가두점에서 백화점 매장으로 유통망은 점차 확대됐고 결국 1위의 자리에 올랐다. 형지어패럴은 10년 전을 방불케 하는 최근의 위기에서도 끄떡없이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IMF시기에 극적인 매출 증대로 시장 판도를 바꾼 사례들의 공통점은 일반적인 불황기 대응을 넘어선 ‘역발상’ 마케팅이었다. 경쟁사들의 움직임과 반대로 갈 때, 오히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시장 기회 창출을 통한 돌파구 마련, 경쟁사의 위축을 역이용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가격경쟁과 반대로 가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통해 불황을 극복했다.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시장 1등을 차지한 것은 고가의 정수기는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였다. 정수기에 대한 니즈는 강했으나 불황기에 가격부담으로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업계 최초로 ‘렌탈 서비스’를 도입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동서식품은 IMF시기 재료비 폭등과 판매 물량 감소 등으로 기업 경영이 침체에 빠졌지만 오히려 한석규 등 빅모델을 기용하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투자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불황기를 ‘적극적인 브랜드 투자’라는 역발상으로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이 시기를 경쟁사를 따돌리는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4. 양극화 마케팅

명품·대중소비 양극화… 1% 고객 마케팅과 상품 차별화

불황에도 명품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 여성 연예인을 별칭한 ‘신상녀(명품 신상품에 집착하는 여성)’라는 신조어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감지된다. 명예와 자존심의 상징인 명품은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고가의 특정 브랜드나 제품이 부와 권력을 상징한다는 사회 구성원간의 보이지 않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고가 제품일수록 많은 소비가 일어난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8조4000억원. 이중에서 상위 1% 고객의 매출액 비중이 전년 대비 1%포인트(8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의 올해 마케팅 전략도 연간 수천만을 쓰는 부유층을 겨냥한 ‘1%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쪽에선 고가 브랜드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한쪽에선 탈브랜드화가 진행되고 있다. 외국 고급 브랜드가 서울의 유명 백화점 1층 쇼윈도를 차지한 지 오래다.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명 브랜드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올해 백화점들은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 하나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편집매장’들을 확대한다. 편집매장이란 옷, 가방, 신발, 향수까지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하나의 매장에 모아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여러 상품을 비교해 가며 쇼핑할 수 있도록 만든 매장이다.

백화점들은 갈수록 새로운 트렌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다른 백화점들과의 상품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처럼 자체적으로 기획한 편집매장을 늘려 승부수를 띄운다는 것이다.

백화점들은 이러한 편집매장을 통해 작지만 우수한 브랜드를 발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반응에 따라 별도의 매장으로 키울 수도 있다. 또 요즘처럼 의류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활로로 모색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한 브랜드 제품이 모여 있는 매장)들이 소비자를 모으던 브랜드 위주의 유통구조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김난도 교수는 “편집매장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은 하나의 명품 브랜드를 골라 그것만을 고집하는 전통적인 개성 표현방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5. 가치 마케팅

같은 가격에 더 많은 가치 원해… 환경·윤리 고려하는 ‘착한’ 기업 늘어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값싼 것만을 찾지는 않는다. 불황기에 소비자들은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한다. 무조건 저가 상품을 좇는 것이 아니라 같은 가격에 더 많은 가치를 누리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경기 침체와 불황이라고 해도 가격과는 상관없이 주관적 가치만족을 중시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는 불황을 넘어서는 상품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활필수품에 대한 소비는 줄이더라도 현명한 소비자들은 주관적인 만족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웰빙이다. 오리온이 지난해 내놓은 웰빙과자 브랜드 ‘닥터유(1500원~2800원)’는 일반 과자보다 2배 정도 비싸지만 지난해 40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 6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은 언제든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본적인 전략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불황기 소비자는 제품의 기본 효용을 포함해 경제성 등 더욱 많은 기준을 가지고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그런 변화된 기준에 맞춰 기존의 형태와는 다르게 잘게 쪼개서 꼭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하거나, 몇 가지 제품들을 합쳐서 구매하는 형태가 많아질 것이다.

가격과 혜택에 민감한 실속형·합리적 소비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과 제품, 생산과정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윤리적 소비 트렌드도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착한’ 소비는 기업이 좋은 의도로 정당한 대가와 과정을 거쳐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를 말한다. 합리적 소비가 가격과 품질을 우선시한다면, 착한 소비는 생산자의 의도와 생산 형태까지 고려해 소비자의 심리적, 윤리적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소비패턴이다. 아름다운 가게, YMCA,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등은 제3세계 국가로부터 직거래로 들여오는 커피, 초콜릿, 수공예품 등에 대한 소위 ‘공정소비’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커피 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커피가 ‘착한 커피’로 알려진 공정무역 커피다. 페루, 동티모르, 네팔, 과테말라, 브라질 등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가 출시됐으며 유기농 커피라는 이점을 안고 국내 시장에 천천히 흘러들어오고 있다. ‘공정무역 커피’란 개발도상국의 원료와 상품, 노동력을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거래함으로써 제3세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도록 한다는 취지의 페어트레이드 운동과 관련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커피의 99%가 불공정 무역으로 인해 이뤄지며, 단지 1%에 불과한 커피만이 공정무역을 지지하는 커피숍이나 소매점을 통해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시작단계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환경오염을 줄이고,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16일 선보인 블루어스(Blue Earth)는 햇빛으로 충전할 수 있는 휴대전화다. 플라스틱 생수통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해 탄소배출을 줄인 친환경 제품으로 휴대전화 뒷면에 장착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착한 소비자를 노린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난도 교수는 “품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착한 소비를 권리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착한 소비 트렌드는 국내 소비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6. 가족 우선 마케팅

내건 줄여도 가족 위해선 소비… 쇼핑, 오락 즐기는 몰링족 늘어

닌텐도 ‘위(Wii)’는 가족을 타깃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위’는 TV에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30만원대의 가정용 게임기다. 2007년 말 출시 후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대 이상 팔릴 정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불황기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용이 아닌 가정용 게임기로 포지셔닝 했기 때문이다.

불황기에 개인용도의 소비는 줄어들더라도 가족을 위한 소비는 쉽게 줄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자녀에 대한 소비는 최대한 유지하려고 한다. 불황기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불안해하기 쉽다. 이런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소비자들은 나름대로 다각적인 노력을 하게 된다. 잠시라도 세상의 어수선함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가족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래서 가족을 위한,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는 제품들은 불황기에도 상대적으로 크게 타격을 입지 않는 편이다.

문화센터를 비롯한 가족 단위로 오는 고객들을 위한 부대시설도 불황기의 소비자 행동 특성과 잘 맞아 떨어질 수 있는 요소다. 외식이나 돈이 많이 드는 레저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한 뭉치 구매로 유도할 수 있다. 나아가 고객과 장기적으로 돈독한 브랜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뿐만 아니라 오락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는 이른바 ‘몰링족’도 늘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는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쇼핑과 외식, 영화, 오락 등 여가를 동시에 즐기는 몰링족들이 몰려들고 있다.

7. 감성 마케팅

지를 땐 지른다… 20대 젊은 층 타깃 감성 공격

과거에는 품질, 가격, 기술 등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비교 경쟁력’이 제품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이를 제품에 담아내는 소프트 경쟁력이 핵심요소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제품개발에도 감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인 BMW는 자동차의 냄새까지 고려하는 감성 마케팅에 신경 쓰고 있다. 이는 첨단, 안전, 편의 장치뿐만 아니라 고객의 감성을 만족시켜서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불경기에 소비자들은 이성적이면서도 지극히 원초적인 소비 행태를 보인다. 이효리나 손담비 등의 파격적인 의상과 춤이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도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대변하는 문화코드다. 불황기에 미니스커트와 원색의 패션 아이템이 유행하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실제 불황기에 성공한 마케팅 중에는 섹시 코드나 감각적 유머로 오감을 자극해 성공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1월6일 롯데로 인수된 두산주류는 소주 ‘처음처럼’의 광고모델을 이효리로 교체하면서 ‘흔들면 부드러워진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효리의 섹시한 춤을 광고로 활용했다. 이 광고는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2005년 7%에 그쳤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25%까지 치솟았다.

불황 속에서도 립스틱을 비롯한 여성 화장품 매출은 꾸준히 증가한다는 ‘립스틱 효과’도 작년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다. 여성은 옷을 사기 어려워지면 화장으로라도 자신을 달래기 때문에 화려한 립스틱의 매출이 증가한다. 큰 규모의 소비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작은 사치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심리 덕분이다.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에 어울리게 저가 화장품이 아닌 이른바 ‘명품 화장품’이라 불리는 고가의 브랜드들이 집중적인 수혜를 얻고 있다.

불황에도 젊은 층 타깃의 제품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비용 대비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2008년 3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햅틱폰은 70만원대의 고가이나 한 달 최고 10만 대가 팔렸다.

유행이나 스타일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은 불황의 보고다. 가정경제 부담이 없는 20대 초반 소비자들은 불황에도 씀씀이를 줄이지 않을 뿐 아니라 꼭 갖고 싶은 물건은 구입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9~11월 연령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상 고객의 구매 비중은 전년보다 1.5% 정도 감소한 반면 20대의 구매 비중은 2.3% 늘어났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의 마케팅 전략도 ‘선택과 집중’으로 바뀐다. 백화점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펼치던 마케팅 행사는 줄이는 대신 직접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20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은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고 예산 줄이더라도 노출은 일관되게 유지

불황기의 소비자들은 정보에 대해 끝없는 갈증을 가지고 있으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불황기에 제일 먼저 삭감하는 예산 중의 하나가 바로 광고 예산이다.

불황기의 광고 활동은 이후의 경기 회복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불황기의 광고비 증가는 경쟁사의 상대적 위축에 힘입어 쉽게 시장 점유율 신장으로 이어진다. 경기 확장기에는 광고비를 상당량 증가시켜도 시장 점유율이 그다지 변하지 않으나 불황기에는 큰 폭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평상시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광고 중단이나 감소 등을 소비자는 바로 알아차릴 확률이 높다. 그리고 무언가 문제가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설상가상으로 불황기의 소비자들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데 보다 적극적이다. 그리고 듣는 사람들은 입소문에 보다 크게 영향을 받는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폭된다. 한번 퍼지기 시작한 부정적인 소문을 바로 잡기 힘들다. 기업들이 불황기에 커뮤니케이션 채널별 운용에는 변화를 줄 수도 있지만, 노출 정도는 일관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2009년에는 마케팅 도구로 첨단 광고매체들이 다수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 없이 아무 공간에나 쏠 수 있는 형태의 홀로그램이나 빌딩의 벽면, 하늘, 터널 등이 첨단 전자 기술을 활용해 광고판으로 거듭 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재항 소장은 “불안해진 소비자들은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는 그래서 예전의 안정되고 좋았던 시절을 상기시켜 주면서, 의지하고픈 대상을 찾고자 한다”며 “그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말을 걸고, 도와주고,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nterview

김난도 서울대 소비학과 교수

올해 소비트렌드는 ‘자아 찾기’가 핵심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2009년 소비 트렌드는 ‘자아(自我) 찾기’로 귀결됩니다.”

김난도(45)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 트렌드센터 교수(소비자학과)는 극심한 경기 침체의 불안감 속에 소비자들은 존재 가치를 높이고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불경기에는 ‘불황형’ 소비가 떠오르고 소비자들의 소비 가치와 기준이 바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의 ‘소비자리포트’ 편집위원과 ‘소비자정책포럼’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 예측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자구책으로 어린이부터 대기업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기계발에 더욱 열중하면서 각종 스터디 서비스 산업이 급팽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황과는 정반대로 백화점이나 명품의 매출은 더 늘어날 겁니다. 환율이 올라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부자들이 그 스트레스를 백화점이나 명품 구매로 해소할 것이기 때문이죠.”

제멋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덕분에 이미지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안전감의 저하로 주로 집에 머물며 재미와 위안을 찾는 ‘신코쿤족(누에코치처럼 집안에만 머무는 소비자)’이 늘면서 인터넷 콘텐츠와 IT(정보기술) 기기, 홈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봤다.

“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정서적ㆍ심리적 불안이 심화돼 치유(healing)와 관련한 문화상품과 상담 서비스가 각광받을 겁니다. 삶의 질을 높이려는 욕구가 더욱 강해지면서 생활스포츠 등 개인 취미와 관련한 산업도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문화소비에 있어 대중의 문화적 취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고전음악과 오페라, 발레 등 고급문화 아이템 산업이 성장하고, 타인과는 차별화된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욕구가 커져 스타일링(styling) 컨설팅 산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 봤다.

김난도 교수는 “사회적 불안과 경기 침체로 자기 외에는 믿을 게 없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자아’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불황형 실존주의’가 소비 트렌드의 핵심”이라며 “해가 갈수록 이 같은 경향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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