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또 하락, 별다른 저항 없이 무너지는 주식시장. 한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등락을 반복하던 롤러코스터 증시에서 끝없는 추락장으로 돌변하면서 객장에는 투자자들의 비명소리 뿐이다. 기대와 우려를 지나 이젠 포기상태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소되고,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시기는 언제쯤일까. 이러한 급락 장세에서는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돈을 벌 수 있을까. <이코노미플러스>는 15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증시 분석 및 중장기 전망에 대한 설문을 실시해 그 해답을 찾아봤다. 협찬 : SK telecom

국내 주식시장은 거의 패닉 상태다. 장중 코스피 1500선이 무너지기도 하면서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고, 꺼진 줄 알았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불씨는 되살아나 뉴욕 다우지수의 급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한편,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시장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최대 2100포인트에 도달한다던 증권사의 낙관적 전망은 온 데 간 데 없다. 한편에서는 증시 전망이 무의미하다는 자조 섞인 탄식까지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2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올 들어 조정을 반복하다 지난 3월17일 저점(1574.44)을 기록했다. 3월 중순부터 다시 반등을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5월19일 1901포인트를 고점으로 또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국인은 7월15일 현재 2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신용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7월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3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순매도를 시작한 6월9일부터 15일까지 27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5366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사상 최장 연속 순매도 일수 기록을 경신했다. 외국인은 기존 연속 순매도 액수 면에서 최대 규모인 올해 1월3∼31일의 8조6144억원과 격차도 크게 줄였다.

일각에서는 우리 증시가 추가 상승은커녕 이미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단기적으로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는 대내외 악재는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가를 비롯해 미국발 금융시장 위기, 중국 경기침체, 투자심리 위축,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포함해 대내적인 악재까지 겹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경기를 선도했던 브라질, 인도, 중국 등이 혼돈상태이며, 동유럽ㆍ남미 등의 일부 국가는 외환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마디로 세계 금융시장은 지금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형국이다.

3분기 지나면 회복

각종 악재로 인해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넘나들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증시를 낙관하는 견해가 우세하다. 최근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유가 문제 역시 미국의 달러 강세 움직임으로 추가 상승보다는 하향 안정에 무게가 실리고, 미국발 신용 리스크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내 15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다수가 3분기 이후 현재보다는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부 증권사만이 하반기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감으로 큰 폭의 추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소극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최근 급락하는 증시가 올 3분기 말이면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는 신흥시장의 본격적인 성장과 국내 기업 이익 개선 등이 꼽혔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도 3분기 이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유가의 상승곡선이 꺾이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고, 미국 경기의 침체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조정국면도 마무리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인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는 안정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3분기 중반부터 주식시장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자산시장의 버블이 붕괴되는 2009년 이후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이익의 꾸준한 개선과 연기금 및 주식형 펀드의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 말 정도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센터장은 유가는 여름 성수기 이후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환경의 어려움이 있으나 한국 기업의 높은 글로벌 경쟁력과 기업 이익 증가에 따른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경우 3분기부터 재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3분기 중 정점을 지나 완화될 것”이라며 “미국 및 유럽 통화 당국의 인플레이션 대처 동조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실물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한화증권, 유진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추세적 상승 전환 시기로 3분기 중·후반을 꼽았다.

유가 안정화되면서 증시 상승 견인

하지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HMC증권 리서치센터는 상승 전환 시기를 2009년으로, 메리츠증권과 대우증권은 2010년을 상승 시점으로 점쳤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올림픽 이후의 수요 둔화로 인해, 미국은 신용위기의 여파로 인해 하반기에는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될 것”이라며 “2010년에야 비로소 새로운 상승기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9년 하반기까지는 고유가로 인한 구매력이 약화돼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될 것”이라며 “그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며 주식시장이 상승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우 HMC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글로벌 신용 리스크라는 악재로 인해 2009년 중반까지 조정을 거치다가 2009년 하반기에나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고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둔화 속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조정국면은 향후 지속될 것”이라며 “2010년 유가가 안정되면서 주식시장도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 지수 예측에서는 2000선 이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각 센터장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15개 증권사 중 7개사가 하반기 최고 지수가 20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구희진 센터장은 기업 이익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코스피 지수의 최고치를 2200선까지 내다봤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2100을 최고치로 예상했다. 김영익 센터장과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센터장도 “유가의 안정적인 흐름과 미국의 신용경색 문제 회복으로 하반기 주식시장은 견조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사는 1800~19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삼성증권·HMC증권만이 1800선 이하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1450~1750선을 코스피 밴드로 예상했으며, 김학주 센터장은 “하반기에도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우며 2010년 말이나 돼야 1765포인트를 회복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장밋빛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을 잿빛으로 퇴색시킬 수 있는 여러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향후 한국 증시의 주요 변수로 유가를 포함한 인플레이션 압력, 글로벌 신용위기, 원화 절하 압력, 금리, 신흥시장의 침체 지속 등을 꼽았다. 이들 변수에 따라 반등 시기나 증시 등락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유가 기조의 지속, 물가 상승,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의 최대 악재라고 경고한다. 서용원 센터장은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실물경제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변수들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심화되면 증시 반등 여부는 알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석 센터장은 “고유가 등 인플레이션 리스크, 실물경기약화, 일부 국가 금융위기설 등이 향후 한국 증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심화되면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도 끝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는 유가의 향방은 어떨까. 일부에서는 향후 1년 내 배럴당 150달러 돌파는 기정사실화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200달러 진입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200달러를 넘어설 경우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급등하는 유가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부추긴다.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공생하는 어려운 국면에서 증시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서치센터장들은 3분기 이후 유가가 안정되면서 주식시장 반등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서는 계기는 유가가 안정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인플레 불안 여전

윤세욱 센터장은 “고유가로 인한 물가, 금리의 상승이 주식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증시는 유가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는데 국제 유가가 꺾이는 시점이 증시가 반등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희운 센터장은 “유가 상승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주식시장의 키워드”라며 “3분기 중반 이후 유가가 조정 받으면서 주식시장도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 외에는 2분기 실적이나 미국과 중국 경기의 상승 전환 등도 증시의 상승 계기가 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서용원 센터장은 “이머징 마켓 자체에서 글로벌 경제로의 융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아시아 공산품의 대(對)이머징 마켓 수출 증가가 교역 성장의 주요요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머징 마켓에 이어 미국 경기회복이 글로벌 성장엔진으로 재등장하면서 증시 상승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의 이익 성장성과 수익성 향상이 주식시장 상승 전환의 배경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상장기업의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향후 3년 동안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가 급등한 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는 글로벌 신용경색을 심화시키고 있다. 올 초 잠시 호전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미국의 대형 모기지 업체인 인디맥뱅코프가 파산하는 등 업체의 부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터진 지 1년이 지났지만 불씨는 여전히 잠복해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에서 확인된 셈이다.

인플레와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증시 키워드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파산 직전의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전격적으로 긴급 구제금융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발 모기지 불안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형 악재로 부상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중국도 이들 양대 기관의 장기채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시아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 이은 제2의 모기지 파동이 지구촌을 강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해서는 영향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팽팽히 맞섰다. 박종현 센터장은 지난 1월 급격히 위축됐던 미국 경기가 점차 안정되고 있어 현재보다 더 나빠질 개연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신용경색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김영익 센터장은 “최근에 문제가 되는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유가 상승과 긴축 우려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는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용원 센터장도 “미국 정부가 금융시장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시작함으로써 신용경색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노출은 상당 수준 진행됐지만 여전히 여진이 남아 있다”며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의 부동산 금융 부실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윤세욱 센터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는 주택 가격 약세 및 금융사 부실 문제와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세계 경기는 계속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성국 센터장은 “신용위기와 인플레이션은 한 문제의 해결책인 나머지 문제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데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식품·원자재 값의 고공행진이 멈출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올 들어 60%가량 올랐다. 철광석 가격 인상은 철광석을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줄줄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석탄·천연가스도 올 들어서만 80% 이상 치솟았고, 옥수수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86% 급등했다. 멈출 줄 모르는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지구상 어느 나라도 가중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자유로운 나라가 없을 지경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의 국내 가격 폭등이 경쟁국들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또 주요 식품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밀가루 가격 상승률도 세계 주요 도시들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말 5.5%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석유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 데다 최근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급속히 상승한 데 기인한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이 향후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안정세를 찾으면서 증시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익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은 상당기간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방향성은 4분기부터 점차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익재 센터장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신용위기 역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종승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은 3분기에 절정을 보인 뒤 4분기부터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병서 한화증권 센터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는 2009년부터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부담은 좀처럼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으며, 이재광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은 성장을 희생하지 않으면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러시아·브라질 고성장 전망, 인도 불안 증폭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양대 축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중국은 경기과열에 따른 고물가와 고유가의 충격으로 주가가 연초의 절반이 됐지만 언제 회복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에는 지급준비율 인하와 기름 값 인상 등에 이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돼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계속 투자해야 할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환매해야 할까. 대부분의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지속적인 투자를 권유했다. 이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으로 성장 둔화가 우려되지만 중국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적으로 충분히 조정이 진행된 상황이어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국 펀드는 중국 본토 시장이 아닌 홍콩 H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수급 여건이 양호하고, H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A주의 절반 수준으로 성장성 대비 가격적인 매력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주식시장이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과 긴축정책 완화, 실물경제의 활성화 등이 선결조건으로 꼽혔다.

박종현 센터장은 “중국 정부의 긴축 강화 등 단기적으로 투자환경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펀드를 보유할 것”을 주문했다. 윤세욱 센터장은 “중국 경제가 수출과 투자 위주에서 내수 위주의 경제로 바뀌고 있으며, 중국 중서부 지역이 아직 개발 단계에 있어 향후 경제 전망은 양호한 편이라며 중국 펀드를 지금 해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광 센터장도 “적립식 투자의 경우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다는 점에서 불입을 지속하고, 다만 단기간 내 급격한 반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단지 주가가 많이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물 타기 투자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학주 센터장은 3~4년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면 기다려야겠지만 단기적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환매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혼돈을 겪고 있는 신흥시장인 인도·브라질·러시아 등에 대해서도 리서치센터장들의 분석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양호한 반면 인도 시장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대세였다. 자원 부국들이 호황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융화가 심화되면서 원자재 공급자와 수요자의 긴밀함이 확대되고 있고, 원유와 더불어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원자재간의 상호 상승작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자재 가격 하락 시 동반 조정 가능성이 상존해 있지만 자원 보유국으로서 수혜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인도는 물가 급등과 경상수지 적자로 국가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봤다.

박종현 센터장은 “브라질은 철광석, 원유, 곡물 등 자원 부국이므로, 세계 2위 산유국이자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주식시장 내 에너지 섹터의 비중이 60%를 넘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서용원 센터장은 “브라질의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대처가 긍정적이며, 러시아는 정치적인 안정으로 장기 성장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고물가의 약세장에서 부자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유자금을 보유한 이들은 약세장에서 이득을 볼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약세장이 진행되는 시점에 싼 물건을 잡겠다고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투자를 계획하고 매수 리스트를 작성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미 고유가와 고물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악재는 대부분 시장에 반영된 상태여서 더 이상 시장을 압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외 변수 관련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장에는 당분간 관망자세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서명석 센터장은 “지수가 저점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며 “조정기를 실적 개선 업종을 매수할 기회로 삼을 것”을 권했다.

전병서 센터장은 “이러한 약세장에서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몰빵식 투자보다는 분산투자를 하며, 적립식 펀드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실물자산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원자재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기훈 센터장은 “낮은 실질금리를 감안해 시장의 급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적립식 투자가 최선”이라며 “직접투자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업종 대표주로 압축할 것”을 제안했다. 구희진 센터장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자유로운 업종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업종 대표주·경기 비탄력적 내수 종목 투자 유망

하반기 이후 투자 유망 종목에 대한 이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실적 전망이 밝은 IT와 자동차 업종을 꼽았다. 올 들어 증시를 주도해온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와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은행, 증권 등 금융 관련주를 대표적인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하반기 본격적인 경기부양 기대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 관련주도 유망 종목에 포함됐다. 박종현 센터장은 “음식료품 등 필수소비재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김영익 센터장은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투자자산을 선택하고 우월한 시장 지위를 통해 가격 전가가 가능한 기업에 투자하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IT와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자동차 업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내수보다는 수출주가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화의 절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내수보다 수출 관련주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 경기회복이 점쳐지기 때문에 수혜가 기대된다.

윤세욱 센터장은 “에너지, 철강과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는 원자재 관련 업종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낙후된 금융 산업의 발전이 예상되는 금융 업종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윤 센터장은 “IT업종은 고유가에 대한 영향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중국이 향후 내수경기부양에 돌입하면 가전 수요가 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출 관련주들은 원화 절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유망 요인이다. 원화 절하 시에 이익 개선 민감도가 가장 높은 섹터는 IT와 자동차 업종이다. 설문에 참여한 국내 15개 증권사 가운데 12곳의 리서치센터장이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IT업종을 추천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하반기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박종현 센터장은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으며, 전병서 센터장은 “2009년 호황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글로벌 IT기업으로서 독보적 위상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종목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손꼽힌다. 여기에 하반기 국내외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요 증가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서명석 센터장은 “환율 상승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와 같은 수출 관련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병서 센터장은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톱 5위권 진입에 의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으며, 고유가 관련 소형차 경쟁력, 미래형 하이브리드카의 잠재력을 보유해 장기적으로 투자 유망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익 센터장은 “현대차의 경우 미국 내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고 제품 개선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내수주들 중에서는 경기 비탄력적인 종목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신 서비스와 음식료 업체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 농심과 CJ제일제당 등과 같은 업종 대표주가 꼽힌다. 또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교육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력이 높고 경기 하강 국면에서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업종 대표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업종 내 2~3위 종목보다는 업종 대표주가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올릴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는 포스코 등이 꼽힌다. 구희진 센터장은 포스코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가격 전이 효과가 크다는 점을 추천 이유로 들었다. KT&G는 수출 호조와 판매 단가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면서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됐다.

Interview -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일등기업에 투자하면 위기 이후 축제

홍승모 기자

강방천(49)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운용 업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린다. 강 회장은 지난 외환위기 시절 폭락장 당시 순전히 가치투자만으로 1억원을 1년10개월 만에 156억원으로 불려 업계에서는 ‘전설’로 회자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도 요즘 같은 증시는 공포 수준이다.

“요즘 급락하는 주식시장에서 공포를 느낍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더 하겠죠. 하지만 근거가 없는 비이성적인 공포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맞설 수 있습니다. 이번 공포는 이미 4~5년 전 잉태돼 이제야 불거진 겁니다.”

공포 이면에 기회 있어

그는 머지않아 금리가 인상되고 수요가 위축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폭이 크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습니다. 그만큼 처방도 힘듭니다.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공포 속에 분명 기회가 있습니다. 한 눈으로 보면 공포지만, 두 눈으로 보면 기회입니다. 시장과 업종 상황이 나쁘다고 막연히 투자를 기피하는 것은 멍청한 짓입니다. 업종의 불황이 업종 내 기업의 불황과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기회를 잡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침체와 불황이라는 공포 속에서도 분명 행복한 주주와 불행한 주주가 있다며 생존율이 강한 기업의 주주라면 지금 같은 위기는 축제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위기 이후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그는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원한다면 일등기업에 투자하라고 강조한다. 불황이 오거나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살아남는 것은 일등기업이다. 그래서 일등기업의 주가가 아무리 비싸도, 아무리 떨어져도 일등기업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주식투자는 좋은 기업을 선택해 동업하는 것”이라 강조한다.

“주식은 동반자 티켓입니다. 지금 같은 공포시대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위기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일등기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 여윳돈으로 분산투자해야 합니다.”

생존력이 강하고 시장 지배력이 큰 기업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강 회장은 기업의 가치는 투자자들의 손에 닿지 않은 곳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의 지갑을 들여다보면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보다 통신비가 많이 지출됐거나, 라면을 많이 사먹었다는 것 등 지갑의 사소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기업 이익과 연결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늘 주변을 예리하게 관찰함으로써 어떤 기업이 일등기업이 될 것인지를 골라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포의 기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길어야 1년 6개월이다. 그는 테이블 위에 각종 그래프를 펼쳐 놓으며 그동안 세계 증시를 뒤흔든 각종 위기가 짧게는 9개월에서 길게는 1년6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1974년 오일쇼크 때는 1년6개월, 1980년대 후반 블랙먼데이 경우는 9개월 만에 끝났습니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가 지속된 기간도 1년2개월이었습니다. 현재 급락하고 있는 주식시장이 제대로 상승세를 타기까지 1년6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슈퍼 리치 소비 집중하는 하이엔드 산업에 주목

소비자의 지갑에서 시작된다는 그의 투자철학은 에셋플러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에셋플러스의 글로벌 펀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흥 부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하이엔드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은 이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판단.

하이엔드 산업은 소득이 증가하면 더 빠르게 수요가 증가한다. 또 고객층이 쌓이는 수요 누적적인 특징, 또 불황기에도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성이 낮은 경기 비탄력적인 특징이 있다. 에셋플러스의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는 전 세계 15개국, 23개 산업, 40여 개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와 각종 명품, 수십억원 하는 요트와 슈퍼카 등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에셋플러스의 글로벌 펀드는 신흥국가 슈퍼 리치들의 과시형 소비가 집중되는 하이엔드 산업 중 일등기업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컨셉트입니다.”

특히 그의 투자는 역발상적이다. 요트의 소비가 증가한다면 요트 엔진을 만드는 회사를 주목하고, 와인 소비가 늘어난다면 와인 오크통을 만드는 회사를 주목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러한 투자 방식이 기존의 럭셔리 펀드와 차별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투자가 유망한 업종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그는 대뜸 건설업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투자하지 말라는 건설업에서 그는 일등기업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의 역발상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장시형 기자 / 사진 : 홍승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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