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7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싱가포르 세실 스트리트(Cecil Street)에 소재한 푸르덴셜 타워 8층.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회의실에서 오가와 다카히라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 이사와 자리를 마주했다. 오가와 이사는 “대한민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엄습 이전부터 내수시장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며 첫 마디부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S&P가 2005년 7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높인 후 현재까지 계속 유지해오고 있지만 향후 등급의 변경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추가 질문으로 재차 답변을 유도했지만 오가와 이사는 회사 방침을 내세워 끝까지 입을 굳게 닫았다.

“한국경제의 위기는 신뢰의 위기”

그리고 열흘 후, S&P는 한국의 신용등급 유지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의 외화 및 원화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A와 A+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것이다. 동시에 한국 정부의 외화 및 원화 단기 신용등급도 A-1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정부의 장기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은 안정적이다.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엿보인 결정이었다. “정부의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정책을 통해 은행의 자금조달 압력이 해소될 것입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이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현재의 압력에도 불구, 금융시장이 악화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사전 엄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건부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실패 시는 곧 한국 경제 및 정부의 재정상태가 타격을 받게 되며, S&P는 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인 이유에서다. 즉, 경제상황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처방전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 감수하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S&P는 국내 은행들에 대해서는 10월15일,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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