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평택 공장 내 위치한 전자파 실험실. 연구원이 현대차 투싼에 장착된 만도 부품의 소음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 : 만도>

‘자동차 핵심 부품인 제동·조향·현가장치를 동시에 개발·생산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선정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 45위.’ 한라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만도’에 붙는 수식어다. 최근 만도의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띈다. 만도는 2016년 매출 5조8663억원, 영업이익 3050억원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무려 240%, 285% 증가한 것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성장비결 1 |
사업회사로 분할 후 본업에 전념

1980년 설립된 만도는 한라그룹의 핵심 계열사였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 여파로 그룹에서 분리됐다. 당시 재계 12위였던 한라는 그룹이 무너질 위기까지 경험했다. 그러나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대동단결하며 그룹 재건에 나섰고, 2008년 만도를 되찾았다. 2014년에는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만도로 인적분할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판매 등 본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그룹 차원에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얻었다. 주가도 올랐다. 2014년 11월 28일 19만원이었던 만도의 주가는 2017년 3월 2일 25만7000원으로 35.2% 상승했다. 만도의 최대주주는 지분 30.25%를 보유한 한라홀딩스다.


성장비결 2 |
현대차 의존도 줄이고 공급처 다변화

고객 다양화도 만도의 성장 비결로 꼽힌다. 만도는 2000년만 해도 현대차그룹에 대한 매출 비중이 80%가 넘었다. 과거 성장 초기에는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며 함께 성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한 기업에만 의존하며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만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GM·폴크스바겐·르노와 중국 업체를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주요 거래처인 현대차와 협력하며 기술력을 쌓고,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었다. 만도는 미국·멕시코·폴란드·터키·중국·인도·브라질·말레이시아 등에 공장을 설립했다. 만도는 현지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현지 자동차 회사의 물량 확보에도 나섰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만도의 고객사별 매출 비중을 보면 현대차 54%, GM 21%, 중국 업체 12%, 유럽 업체 5%, 인도 업체 등 기타 8%를 기록했다.

특히 만도는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고속성장하며 고객을 다양화했다. 만도는 지난해 중국과 인도에서 각각 1조7600억원, 40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 16.4% 증가했다. 만도는 2021년까지 중국과 인도에서 연평균 10%, 15%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만도는 중국에서 현대차 이외에도 GM과 상하이GM·지리·창청·창안·화천 등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구매세 인하 정책 축소로 시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만도의 주요 고객인 지리·창청·창안 등 중국 현지 업체는 지속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17년 1월 중국 현지 업체의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했다. 그러나 지리는 81.8%, 창청은 13.3%, 창안은 2.8% 증가했다. 지리의 경우 올해 연간 100만대 판매가 목표다. 1월에 1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해 만도의 중국 현지 업체 매출은 6520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지리가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만도는 인도에선 현대차·포드·닛산·혼다·마루티스즈키·타타·마힌드라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직은 현대차 매출 비중이 88%로 높지만 2021년에는 61%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비결 3 |
꾸준한 R&D 투자, 첨단 부품 개발

꾸준한 연구·개발(R&D)도 만도의 성장을 주도했다. 만도는 2012년 경기도 판교에 글로벌 R&D센터를 개설했다. 2014년에는 베이징 R&D센터를 준공했고, 현재 미국·유럽·인도 등 총 6개의 해외 R&D센터를 두고 있다. 국내에선 제동·조향·현가장치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해외 각 R&D센터는 현지 자동차 특성에 맞는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정몽원 회장이 직접 나서 R&D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R&D 부문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데 집중 투자하겠다”며 “매출 대비 R&D 투자를 5%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만도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을 보면, 2012~2013년 3%대에서 2014년 4%대로 증가했고 2015년에는 4.9%를 기록했다. 만도는 2015년 R&D에 총 2595억원을 투자했다. 공장, 연구소 설립 등 시설 투자를 제외한 순수 R&D 활동에 투입된 금액이다. 지난해에는 R&D 투자 비율이 5%를 넘으며 정 회장이 목표로 잡은 5%대를 달성했다.

만도는 이런 적극적인 R&D 활동을 바탕으로 미래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ADAS는 운전 중 차량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기능을 지닌 시스템을 말한다.

ADAS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전방 감지용 장거리 레이더 센서 기술이 필수다. 만도는 과거 해외 부품 업체로부터 레이더 센서를 공급받았으나, 2014년 6년간에 걸친 R&D 끝에 차량용 충돌 방지 레이더와 물체 감지 신호처리 원천기술을 확보, 개발에 성공했다. 만도는 2015년에는 보행자를 인식할 수 있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와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속도와 앞 차와의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개발했다.

현재 만도의 ADAS 부품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그랜저 등에 장착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만도의 지난해 ADAS 매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2820억원을 기록했다. ADAS 매출이 아직은 전체 매출의 4.8%에 불과하지만 운전자 편의사양 요구 증대와 안전 규제 강화로 인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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