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캠핑카 시장의 잠재 소비자로 보고 마케팅을 강화해 수익을 늘렸다. <사진 : 토르>

미국 경제가 회복되며 캠핑카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가계 소득이 늘어나며 여행·캠핑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미국과 캐나다 캠핑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토르인더스트리(Thor Industries·토르)’다. 북미 캠핑카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토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5억8211만달러(약 5조원), 순이익은 2억5651억달러에 달한다. 2012년 매출액(26억3979만달러)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몸집이 두 배 수준으로 불었다. 순이익도 2012년(1억2173만달러)보다 100% 가까이 증가했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50달러 수준이었던 토르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말 사상 처음 100달러를 돌파했고, 올해 3월에는 115달러까지 올랐다. 토르의 로버트 마틴 최고경영자(CEO)는 “토르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캠핑족이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토르는 1980년 ‘웨이드 톰슨’과 ‘피터 올스바인’이 미국의 최고급 캠핑카 브랜드 ‘에어스트림’을 인수하면서 설립했다. 사명 토르는 톰슨과 올스바인의 앞글자 ‘th’와 ‘or’을 합친 것이다. 반짝이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둥근 모양의 캠핑카 에어스트림은 1930년대 항공기 디자이너인 할리 보우러스가 우주선 모양을 본떠 만든 것으로,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트레일러 브랜드였다. 토르가 설립된 것은 40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에어스트림을 인수함으로써 토르가 갖게 된 유산과 역사는 그보다 더 깊어진 셈이다.

하지만 토르가 에어스트림을 인수할 당시, 에어스트림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였다. 1970년대 미국 경기 침체로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고, 판매 가격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토르는 에어스트림의 품질을 개선하는 한편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에어스트림 인수 다음 해 실적을 흑자로 돌려놨다. 토르는 1984년 기업 공개에 나섰고 1986년에는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꾸준한 성장기가 이어졌다. 다양한 캠핑카 관련 회사를 인수하며 제품군을 확대했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도 늘어났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와 ‘포천’은 앞다퉈 토르를 ‘가장 주목해야 할 중소기업’ ‘미국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 ‘올해의 기업’ 등으로 선정했다. 주말을 이용해 캠핑을 즐기거나 캠핑카를 타고 휴가를 떠나는 북미 지역 사람들에게 토르는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가 됐다.




성공 비결 1 |
다양한 캠핑카 모델 출시

토르는 자동차가 끌고 다니는 트레일러(트럭이나 SUV가 끌고 다니는 캠핑용 카라반)부터 최고급 캠핑카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형·중형·대형의 다양한 크기의 캠핑카는 물론, 여러 가지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캠핑카를 내놓고 있다. 가까운 지역으로 짧은 여행을 계획하는 초보 여행자는 토르의 소형 캠핑카를 선택할 수 있고, 장기간 여행자의 경우는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진 토르 고급 캠핑카를 이용할 수 있다. 토르는 다양한 여행 계획과 목적에 꼭 맞는 캠핑카를 추천한다. 아기가 있는 가족이 여행할 때 적합한 캠핑카가 있고, 애완견을 데리고 여행하려는 캠핑족을 위한 캠핑카도 있다.

특히 토르는 연비가 좋은 캠핑카를 생산해 경기 불황에도 견고한 실적을 낼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캠핑카 판매는 경기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 경기가 악화되고 가계 소득이 감소하면 여행·여가 관련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이기 때문이다. 토르는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저가 트레일러를 생산해 캠핑카 구매가 사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토르는 또 매년 새로운 크기와 내부 평면도, 디자인, 엔진, 기술을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한다. 캠핑카 내부에 구비된 전기·가스·물저장 시설 등도 업그레이드한다. 토르가 생산하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캠핑카는 토르가 수많은 경쟁사를 제치고 1위 업체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국 RV(recreational vehicle)협회에 따르면 북미 지역의 캠핑카 제조업체는 70여개에 이른다. 중고 캠핑카를 판매하는 중개업자들도 토르의 경쟁자다. 가격은 물론 품질과 디자인, 구성, 서비스 등 모든 부문이 경쟁 대상이다. 토르는 2013년까지 상업용 버스와 특수자동차를 생산하는 자회사도 갖고 있었는데, 두 사업 간 시너지도 최대한 활용했다.



토르의 주력 캠핑카 ‘에어스트림’ . <사진 : 토르>

성공 비결 2 |
꾸준한 인수·합병

토르는 지난해 트레일러·캠핑카 제조업체 ‘제이코’를 5억8000만달러(약 655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2015년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제이코 인수를 통해 토르는 제품군을 강화해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이코는 토르가 인수한 스무 번째 회사였다. 에어스트림 인수를 시작으로 토르는 37년 동안 꾸준히 캠핑카 관련 업체를 인수해 제품군을 넓히고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

토르는 1980~90년대 사업 기반을 구축한 뒤 2000년대 이후 폭발적인 성장기를 거쳤다. 성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이뤄졌다. 1982년 ‘제너럴코치’를 인수한 이후 1990년대 ‘더치맨’ ‘포윈즈인터내셔널’ ‘콤포트’를 인수했다. 이후에도 ‘키스톤’ ‘하트랜드’ ‘K-Z’ ‘포슬알루미늄’ 등을 사들였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북미 지역 캠핑카 제조업체로, 토르는 기업 인수를 통해 소형 캠핑카부터 최고급 럭셔리 캠핑카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과거 대형버스·특수차량 생산 자회사를 갖고 있던 토르는 중소형 버스를 생산하는 ‘챔피언버스’를 비롯해 대형 버스 생산업체 ‘엘도라도내셔널’, 교통 솔루션 제공 업체 ‘고센코치’, 앰뷸런스 같은 특수차를 생산하는 ‘SJC인더스트리’도 인수했다. 다만 토르는 2013년 대형버스 사업에서는 손을 떼고 현재는 캠핑카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캠핑카를 생산하는 토르 제조 공장. <사진 : 블룸버그>

성공 비결 3 |
기술 활용해 젊은 소비자 공략

토르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소비 시장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중 토르가 가장 주목하는 새로운 시장은 바로 젊은 소비자다. 생애 주기 중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40~50대 소비자뿐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잠재 소비자로 보고 이들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르는 캠핑카에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차량 내 GPS 기술을 장착하고 터치스크린 등 디지털 환경을 구현하는가 하면, 인터넷 환경을 구축해 생활 공간의 편리성을 높였다. 대형 샤워 시설과 고급 주방을 갖춰 편리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마틴 CEO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캠핑카 안에 다양한 기술이 활용된 편의시설을 장착할 수 있게 됐고, 시설 부피가 작아지면서 캠핑카의 연료 효율성도 높아졌다”며 “토르는 이미 기술 발전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토르는 앞으로 자율주행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 캠핑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캠핑카가 출시되면 기존 캠핑카를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려는 교체수요가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토르는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캠핑카 딜러의 주문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제조공장 생산 공정의 효율성도 높였다. 생산장비를 구매하는 대신 대여해 비용을 낮추고 알루미늄, 강철, 고무, 합판, 유리섬유 등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는 다양한 공급자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조달한다.

토르의 마케팅은 각 자회사가 보유한 독립 딜러들이 수행한다. 토르는 각 지역에 포진한 딜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소비자의 취향 변화를 포착해 수요에 맞는 제품을 생산한다. 딜러들이 전달하는 소비자 의견은 토르의 제품 생산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캠핑카 내부 모습. <사진 : 토르>

中 시장 진출 시동… “성장 기대”

토르의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르의 실적을 분석하는 미국 증권사 11곳(6월 기준)은 모두 토르 주식에 대해 ‘매수’ ‘매입 추천’ 의견을 내놓았다. 토르 역시 “최근 몇년 동안 성장한 캠핑카 수요가 꺾일 것이라는 어떤 신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캠핑카 판매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르는 “북미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고 있고 캠핑카를 이용하려는 새로운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소비자의 캠핑카 구매 의사가 커지고 있어 실제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물론 북미 캠핑카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다른 경쟁사들도 성장하는 캠핑카 시장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토르만큼 경쟁력 있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 아울러 토르는 거대한 중국 시장으로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소비 증대를 위해 캠핑 등 야외활동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토르 창업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올스바인은 “중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진출을 바탕으로 토르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르 공동 창업자인 웨이드 톰슨(왼쪽)과 피터 올스바인. <사진 : 토르>


plus point

안정적인 리더십도 성공 비결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리더십도 토르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공동 창업자 톰슨과 올스바인은 수십개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며 투자자와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특히 올스바인은 2009년 톰슨이 세상을 떠난 후 CEO로서 회사를 이끌었는데, 핵심 사업인 캠핑카 생산에 집중하며 제품 품질을 높이면서도 생산 과정을 효율화하는 데 주력했다. 올스바인은 2013년 자신을 이을 CEO로 캠핑카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로버트 마틴을 지명했다. 미국 퍼듀대를 졸업한 뒤 캠핑카 업체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담당한 마틴은 키스톤 CEO를 지냈다. 그가 CEO에 오른 2013년은 미국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한 시기였다. 당시 캠핑카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마틴은 밀레니얼 세대 등 새로운 소비자를 공략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포천’ 은 지난해 마틴을 ‘올해의 경영자’ 100명 중 21위로 선정했다. 한편 올스바인은 이사회 멤버로서 지금도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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