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에너지 캔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괴물이 할퀸 듯한 모양의 ‘M’자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에너지 음료 ‘몬스터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국 음료 기업 ‘몬스터 비버리지’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경쟁이 치열한 음료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성장했고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회사 크레디트스위스는 “몬스터 비버리지의 성장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50달러 수준인 몬스터 비버리지 주가가 올해 6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3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신선한 주스를 판매하는 작은 음료 회사로 시작한 몬스터 비버리지는 세계 2위 에너지 음료 기업으로 성장했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다른 기업 제품과 차별화된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이 치열한 음료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을 넓혔다.


레드불 이어 에너지 음료 시장 21% 점유

지난해 몬스터 비버리지의 매출액은 30억4939만달러(약 3조5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2년 20억6070억달러였던 매출은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7억1268억달러로 2012년(3억4002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 됐다. 몬스터 비버리지가 벌어들이는 이익이 증가하며 주가도 오름세다. 2014년까지 2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몬스터 비버리지 주가는 2015년 40달러를 넘었고 최근에는 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몬스터 비버리지 창업자 후버트 한센은 1935년 아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신선한 주스를 판매하는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주스 사업은 입소문을 타면서 성장했고, 1977년 후버트 한센의 손자 팀 한센은 소다 음료로 제품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성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1988년 회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다른 음료 업체 ‘캘리포니아 코패커스’에 인수된 것이다. 이후 기업명을 ‘한센 내추럴 컴퍼니’로 바꾸며 재기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 기회가 찾아왔다. 1992년 당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에너지 음료 시장에 진출하며 기반을 닦기 시작한 것이다. 2012년에는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사명을 몬스터 비버리지로 바꾸며 글로벌 에너지 음료 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세계 에너지 음료 시장에서 레드불과 몬스터 비버리지는 각각 30%, 21%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고(高)카페인 음료의 안전성 우려가 커지며 관련 제품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지만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에너지 음료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에너지 음료 시장은 382억유로(약 50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534억유로(약 69조원)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몬스터 비버리지가 후원하는 오토바이팀 경주 모습. <사진 : 몬스터 비버리지>


성공 비결 1 |
성장하는 시장에 과감히 진출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 대부분은 회사를 대표하는 제품을 갖고 있다. 기업은 이런 대표적인 제품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 기업을 대표하는 제품은 회사의 중요한 현금 창출처가 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해왔기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에 투자하지 않아도 많은 소비자가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 제품이 때론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랜 성공에 취해 시장의 변화를 보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지만, 대표 제품에만 의존해 변화에 뒤처지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오히려 몬스터 비버리지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1988년 파산이라는 한 번의 실패를 딛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존 사업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성장하는 시장에 과감히 진출했기 때문이다. 83년 전 몬스터 비버리지는 주스를 판매하며 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지금 몬스터 비버리지 사업 영역에서 주스 판매 사업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몬스터 비버리지로 사명을 바꾸기 전 한센 내추럴 소다가 주로 사용한 제품 슬로건은 ‘자연에서 만든, 사람 손으로 짠 주스’였다. 하지만 에너지 음료로 사업 영역을 바꾸며 슬로건도 ‘네 안의 몬스터(괴물)를 해방시켜라’라로 바뀌었다.

앞서 오스트리아 음료 업체 ‘레드불’은 1980년대 유럽에 에너지 음료를 출시하며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 붐을 이끌고 있었다. 한센 내추럴 컴퍼니는 음료 시장에서 소비자 선호가 탄산음료에서 에너지 음료로 이동하는 흐름을 포착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음료 시장을 지배하던 콜라 등 탄산음료가 ‘정크푸드’로 인식돼 입지가 약화되는 가운데, 일상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능성 제품으로 에너지 음료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선두 업체인 레드불과 비교하면 후발 주자였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으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새로운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수요에 맞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은 전략도 기업 성장을 견인했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에너지 음료 시장은 다른 음료 시장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일반적으로 음료 판매는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날씨가 더운 2~3분기 수요가 크게 늘어나 여기에 맞는 마케팅·판매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에너지 음료는 계절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탄산음료나 주스와 같은 일반 음료는 수분을 보충하거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시지만, 에너지 음료는 졸음을 쫓거나 일상의 활력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에너지 음료 소비는 계절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제품 출시, 광고 등 마케팅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여기에 맞는 전략을 마련했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우리가 성장한 역사는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기존 제품과 매우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가 여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며 “앞으로 회사의 성공 여부는 이런 능력을 계속 유지하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코로나에 있는 몬스터 비버리지 본사 모습. <사진 : 몬스터 비버리지>


성공 비결 2 |
소비자 사로잡은 ‘괴물 마케팅’

레드불이 선점한 에너지 음료 시장에서 몬스터 비버리지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특히 언뜻 괴기스럽기까지 한 디자인은 몬스터 비버리지가 단기간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몬스터 에너지 캔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괴물이 할퀸 듯한 모양의 ‘M’ 자 로고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매장에 간 소비자들은 이 이미지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이 디자인은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많은 소비자들은 몬스터 비버리지의 에너지 음료가 다른 브랜드보다 각성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한다. 하지만 몬스터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 음료보다 카페인 함량이 더 높은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몬스터 비버리지의 강렬한 이미지가 소비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몬스터 비버리지의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많은 기업은 자사가 만든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TV와 인터넷, 모바일, 라디오 광고에 막대한 돈을 쓴다. 하지만 몬스터 비버리지는 광고 채널에 거의 돈을 쓰지 않는다. 대신 몬스터 비버리지는 자동차·오토바이 경주를 열고, 격투기 선수를 지원하며, 콘서트를 개최한다. 소비자들은 잘 만들어진 이미지 광고가 아니라 격투기 선수들의 땀이 떨어지는 링 바닥이나 거친 흙길을 달리는 경주 자동차에서 몬스터 비버리지를 접한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단순히 에너지 음료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라 음료 한 캔에 담긴 다양한 문화와 스타일을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경쟁사보다 많은 양을 주는 마케팅 전략도 활용됐다. 대부분 에너지 음료가 250㎖ 용량으로 출시되지만, 몬스터 비버리지는 이의 두 배인 500㎖ 용량을 출시했다. 양은 두 배 많지만 가격은 다른 250㎖ 에너지 음료와 비슷하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이보다 더 큰 710㎖ 용량 음료를 출시하기도 했다.


성공 비결 3 |
논란 정면 돌파한 위기 대응력

에너지 음료 시장에서 탄탄한 성장을 구가하던 몬스터 비버리지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2011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사는 14세 소녀가 이틀 연속 몬스터 에너지를 마신 뒤 심장 부정맥 증세로 숨지자 에너지 음료의 안전성 논란이 커진 것이다. 소녀의 엄마는 몬스터 에너지에 포함된 고카페인이 딸의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몬스터 비버리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 직후에도 몇 차례 더 에너지 음료를 마신 소비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에너지 음료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고, 로드니 색스 몬스터 비버리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상원 공청회에 불려 나갔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에너지 음료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은 커져만 갔다. 이때 몬스터 비버리지가 선택한 것은 정면 돌파였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우리가 만든 에너지 음료에 들어간 카페인은 160㎎ 정도로 비슷한 용량의 스타벅스 커피와 비교하면 카페인 함유량이 절반에 불과하다”며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색스 CEO는 “그동안 몬스터 에너지는 100억개 넘게 팔렸고, 이보다 더 많은 에너지 음료가 소비됐다”며 에너지 음료 안전성 논란에 강력하게 대응했다. 사고 직후에는 몬스터 비버리지 주가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나타났지만 논란은 점차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에서 몬스터 비버리지의 주가는 다시 상승했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카페인 함량이 높은 에너지 음료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지만, 전 세계 많은 젊은 소비자들은 에너지 음료를 마신다.


성공 비결 4 |
글로벌 기업 코카콜라와 협력

몬스터 비버리지는 또 글로벌 음료 업체 코카콜라가 구축한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는 등 협력관계를 맺어 비용을 낮추고 음료 시장에서 입지를 더 공고히 다졌다. 2014년에는 코카콜라가 몬스터 비버리지 지분 16.7%를 인수해 두 회사 간 시너지를 더 높였다. 코카콜라는 21억5000만달러(약 2조4500억원)에 몬스터 비버리지 지분을 인수하고 이사회 의석 두 자리를 확보했다. 이 계약을 통해 몬스터 비버리지는 코카콜라 에너지 음료 사업을 흡수하고, 회사의 나머지 사업부는 코카콜라로 이관했다.

두 회사의 협력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무타르 켄트 코카콜라 CEO는 “몬스터 비버리지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코카콜라는 글로벌 에너지 음료 시장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코카콜라는 음료 산업의 소비자 취향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몬스터 비버리지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plus point

남아공 변호사 출신 로드니 색스 CEO


로드니 색스 CEO. <사진 : 몬스터 비버리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로드니 색스 CEO는 몬스터 비버리지의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1990년 한센 내추럴 소다를 인수하며 사업에 뛰어든 색스 CEO는 몬스터 비버리지가 에너지 음료로 주력 제품을 바꿔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막강한 경쟁자인 레드불과 시장을 다투고,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색스 CEO의 리더십이 발휘됐다. 에너지 음료의 위험성이 논란이 된 당시에도 그가 가장 먼저 나섰다.

남아공에서 태어나 요하네스버그 위트워터스랜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색스는 대학 졸업 후 남아공에서 가장 큰 로펌 웍스만스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했다. 20년간 변호사로 일한 색스는 1989년 돌연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했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현재 색스 CEO의 자산은 15억5000만달러(약 1조7600억원)에 이른다.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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