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신발 브랜드 알도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 좋은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 : 알도그룹>

글로벌 패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은 업체의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신발·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캐나다 패션 브랜드 ‘알도(ALDO)’는 최근 꾸준히 사업 규모를 확장했다. 알도는 전 세계 95개국에 2050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신발 브랜드다. 세계 각국에 진출한 알도 매장에는 매년 2억명의 소비자가 방문하고, 2만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가족기업인 알도그룹은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기업 금융 데이터를 연구하는 시장 조사 업체 프리브코에 따르면 알도그룹의 순매출액은 2013년 18억1000만달러(약 2조300억원)에서 2014년 18억5000만달러(약 2조700억원), 2015년 20억2000만달러(약 2조2600억원)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1억달러(약 2조3520억원) 수준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도는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도 인기 있는 신발 브랜드다. 2011년에 한국에 진출한 알도는 현재 서울 강남·이태원·신사동·여의도 등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라보다 앞선 패스트패션 브랜드

알도는 모로코 출신 ‘알도 벤사던(Aldo Bensadoun)’이 1972년 캐나다 퀘벡 몬트리올에서 설립했다. 구두를 수선하던 할아버지와 신발 판매업으로 생계를 꾸린 아버지 덕분에 신발에 익숙했던 그는 캐나다 맥길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신발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유행하던 클로그(앞은 막혀있고 뒤는 뚫려 있는 나막신 모양의 신발)를 캐나다 시장에 출시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알도는 최신 유행하는 신발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45년 동안 전 세계로 시장을 넓히며 성장했다.

알도는 여성용 샌들·부츠·구두는 물론 남성용 신발·가방·모자·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주요 도시의 번화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알도 매장은 고급 패션 제품을 파는 부티크처럼 보이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그다지 비싸지 않다. 알도 매장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언제나 며칠 전 유행잡지에서 본, 마음에 드는 신발 한두켤레를 살 수 있다. 알도는 매 시즌 가장 유행하는 디자인을 포착하고 빠른 시간에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알도는 ‘자라’ ‘H&M’ ‘포에버21’보다 훨씬 앞서 탄생한 ‘패스트패션 브랜드(최신 유행을 반영한 디자인의 의류·신발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브랜드)’인 셈이다. 2004년 몬트리올에 세워진 알도캠퍼스에는 디자인 인력이 근무하는 본부 사무실뿐 아니라 유통센터도 들어서 있다.


성공비결 1 |
품질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

알도는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과 좋은 품질을 고수하는 장인정신을 강조한다. 디자이너들은 매년 파리·뉴욕·런던·밀라노·도쿄 등을 여행하며 가장 유행하는 트렌드를 포착하고 이를 제품 생산에 바로 반영한다. 세계 주요 도시의 패션쇼와 스트리트 패션을 살핀 디자이너들은 5000개의 디자인 샘플을 그리고 바이어와 경영진, 디자이너들이 함께 생산할 디자인을 추린다. 샘플이 그려지고 생산된 제품이 매장에 진열되기까지는 12주가 걸린다. 이 작업은 6주마다 반복된다.

알도는 다른 패션 브랜드보다 빠른 속도로 생산 결정을 내려 비용을 줄임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품질은 높였다. 데이비드 벤사던 알도 최고경영자(CEO)는 “신발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우리는 좋은 신발을 만드는 생산자인 동시에 유통 전문가이기도 하다”며 “어떤 제품을 팔지, 어떻게 가격을 결정해 어디에 팔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알도 매장. <사진 : 알도그룹>

성공비결 2 |
지역화 성공해 해외 사업 확장

많은 캐나다 기업이 이웃 국가인 미국으로 시장을 넓히려 하지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미국 소비자들이 캐나다 제품을 다소 낮게 평가하는 데다 캐나다 기업이 자국과 다른 미국의 문화와 소비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알도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1993년 미국에 처음 진출할 때 미국 뉴욕 플래츠버그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곳은 알도 본사와 멀지 않은 곳으로, 알도는 대도시에 먼저 진출하기보다 본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물류·마케팅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알도는 도시 여성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꾸준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소규모 매장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 소비자가 주목하면서 알도는 안정적으로 미국 시장에 정착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의 성공은 알도가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는 발판이 됐다. 북미를 장악한 알도는 1994년 이스라엘에 진출하면서 국제 사업 모델을 개발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중동 지역에 매장을 내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옥스퍼드와 닐스트리트 등 세계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패션 시장으로 꼽히는 영국 런던에 진출했다.

알도가 아시아 시장에 상륙한 것은 2003년이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인도·러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지금은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진출한 기업이 됐다. 알도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매장 디자인, 고객 서비스, 제품 진열 방식 등을 달리함으로써 지역화 전략에 주의를 기울였다. 물론 전 세계를 관통하는 알도만의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현대적인 디자인은 모든 도시의 알도에 공통적인 특성이다.



알도는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 신발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사진 : 알도그룹>

성공비결 3 |
브랜드 세분화

알도그룹은 대표 브랜드 알도를 비롯해 콜잇스프링·글로보·미스터비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청소년과 남성 소비자 등 타깃 소비자를 보다 세분화해 수요층을 넓히는 전략이다. 알도 매장에서 판매되는 신발이 평균 80~120달러 정도라면 콜잇스프링이 판매하는 신발 가격은 50~80달러 정도다. 색감이 더 화려하고 자유로운 활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다. 글로보는 아이들과 함께 쇼핑하는 가족 소비자를 겨냥한다.

2011년 9월 론칭한 미스터비스는 남성 신발 전문 브랜드다. 미스터비스가 판매하는 남성용 구두와 부츠는 알도그룹이 오랫동안 쌓아온 신발 사업 노하우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많은 남성 소비자들이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미스터비스의 신발을 구매하고 있다.


성공비결 4 |
디지털 유통 채널 확보

벤사던 CEO가 언급한 것처럼 알도는 좋은 신발을 만들고 적정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가장 효과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주요 도시의 번화가뿐 아니라 유명 백화점에서도 알도 브랜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상징적인 쇼핑 거리로 꼽히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형 매장을 내는가 하면 미국 전역에 매장을 가진 JC페니 백화점에 콜잇스프링 점포를 오픈하기도 했다. 알도는 미국 콜스·영국 셀프리지 백화점과도 협업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알도는 온라인 매장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알도는 2014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시즌)에 온라인·모바일 판매가 급증한 것을 계기로 웹사이트와 앱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많은 소비자가 웹사이트와 앱을 동시에 사용해도 안정적인 사용자환경이 제공되도록 하고, 유통센터의 재고 관리도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전통적인 패션 브랜드 모두가 그래야 하듯이 알도 역시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신생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간파한 알도는 웹사이트와 앱이 소비자 취향과 관련된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콘텐츠에 반영하도록 관련 시스템을 정비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소비자 경험을 개선함으로써 알도는 프로모션과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것보다 더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알도는 또 구매자 정보와 재고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고객 상담사들이 더 빠른 시간에 소비자 문의에 답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알도는 신발 소매 업체 중 처음으로 ‘매장 내 주문 시스템’을 고안해 특정 매장에 있는 제품을 고객 집으로 직접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교한 검색 엔진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이나 사이즈 제품을 다른 매장이나 유통센터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비자는 2~6일 내 집에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알도 샌들을 신은 팝가수 케이티 페리. <사진 : 알도그룹>

성공비결 5 |
지역사회와 유대 관계 형성

알도는 지역사회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사회환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창업자인 알도 벤사던이 타국인 캐나다에서 지역사회의 지원 아래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사업에도 성공한 것과 관련이 있다. 그는 기업가로서 자신을 있게 한 지역사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익을 이들과 나눠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알도는 직원들이 지역 자선행사나 자원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 지향하는 중요한 기업 목표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알도는 국제 에이즈 퇴치 운동과 콩고민주공화국 등 분쟁 지역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을 후원하고 심장병 환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지속하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패션 업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알도는 이미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할 뿐 아니라 이제 막 등장한 신흥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이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알도는 이들에게 신발을 만드는 노하우를 전해주고 패션 업계의 네트워크를 넓혀줌으로써 새로운 무대를 제공한다.

다양한 출신의 직원을 포용하고 건강한 노동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알도의 원칙이다. 알도그룹은 모든 조직원 개인의 경험과 관점, 의견을 고려해 포용적인 업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진정한 혁신은 지식과 아이디어, 경험을 자유롭게 소통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알도가 인종이나 종교, 성 정체성을 따지지 않고 다양한 출신의 사람을 고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직원 한 명이 성장하면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알도의 중요한 이념 중 하나다. 알도가 강조하는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은 직원 개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성과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는 것으로 실현되고 있다.


plus point

알도그룹 이끄는 벤사던 父子


알도그룹을 창업한 알도 벤사던(가운데). <사진 : 알도그룹>

알도그룹은 1972년 알도 벤사던이 설립한 가족 기업이다. 창업자 벤사던은 모로코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학위를 받았다. 신발 사업을 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졸업 후 사회 생활을 시작한 곳이 ‘옐로슈즈’라는 작은 신발 가게였고, 이후 신발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알도를 설립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17억달러(1조9000억원)로 추정된다.

그의 첫째 아들 데이비드는 올해 그룹 CEO에 임명되며 아버지의 뒤를 잇게 됐다. 캐나다 퀸스대에서 지리와 역사를 공부한 그는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알도그룹에 합류하기 전에는 부동산 개발 회사에서 일했다. 알도그룹의 영업·운영 부서 등을 거치며 20년 가까이 실무 경력을 쌓았고 2009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미국·영국 시장에서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데이비드의 경영 철학은 간단하다. “훌륭한 프로세스를 만든 다음,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직원을 고용한다. 그리고 그가 작업을 완료하도록 놔두면 된다.” 모든 분야에 관여하기보다 팀에 권한을 위임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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