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는 비행기 엔진 제작 등에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GE 엔지니어들이 비행기 엔진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과 공장의 스마트화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전체 제조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해 생산성은 높이고, 제품 불량률은 낮추는 등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한 맞춤형 공장을 말한다. 최소 비용·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생산성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공지능(AI)은 질병을 진단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해 운전할 수 있게 했다. 사물인터넷(IoT), AI가 생산현장에 적용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등 경쟁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첨단기술로 생산 효율성 증대

AI, 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에 발맞춰 기업은 물론 산업 전체의 생산 효율성이 증대되고 있다. 기업 내 스마트공장 구축 및 공장 간 연결, 기업 안팎의 스마트 공급망 운용, 계열사 간 공동 생산이나 IoT를 활용한 제조 기업 간 협업 등이 좋은 사례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선도기업들은 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방대한 데이터와 기존에 선점했던 유통력을 결집시켜 유통 기업에서 전자상거래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마존의 기술 혁신 노력은 효율화와 자동화를 통해 비용절감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클라우드 등의 핵심기술 개발에 161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구글보다 20%나 많고 페이스북의 3배에 달하는 투자금액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변신도 대표적인 사례다. GE는 제조현장에 IoT 등을 접목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 처리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첨단 디지털 정보기술과 운영 시스템이 결합돼 일반적인 공장보다 예기치 못한 가동 중단 시간이나 오류는 적고 생산속도는 더 빨라졌다. GE가 생산하는 비행기 엔진의 성능은 이전보다 20% 개선됐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국내외 생산성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 공감하며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10월 26일 서울 역삼동 르 메르디앙 서울에서 개최한 ‘4차 산업혁명과 생산성의 미래’ 콘퍼런스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IoT, 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부가가치를 최대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이 조직 혁신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 변화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과감히 규제 완화해야”

찬단 샤르마 아마존웹서비스 매니징 디렉터는 “4차 산업혁명은 규모의 경제를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찾아내고 디지털 혁신으로 기존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매슈 르 메를 피프스에라(Fifth Era)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의 노동 등 요소 중심 생산성 향상보다 혁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한국도 혁신적인 역량을 가진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강화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순직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생산성본부는 정부 혁신성장에 발맞춰 IoT·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형 생산성 향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중소기업까지 빠르게 확산되도록 해 국가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투자하고, 정부는 과감한 규제 완화 등 변화에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plus point

산티 카녹타나폼 아시아생산성기구(APO) 사무총장
“생산성 높이기 위해선 디지털 인프라 강화해야”


산티 카녹타나폼 아시아생산성기구 사무총장.

“한국은 스마트공장 구축 측면에서 모범적인 국가다. 4차 산업혁명 성공모델로 손색이 없다.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4차 산업혁명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전파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산티 카녹타나폼(Santhi Kanoktanaporn) 아시아생산성기구(APO) 사무총장은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라며 “이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아시아 지역에 전파하는 데 앞장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PO는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통해 생산성 기술 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카녹타나폼 사무총장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생산성 향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각 국가와 기업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PO는 국가별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각국 정부에 생산성 제고 관련 교육훈련, 콘퍼런스 개최, 국제적 협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회원국의 노동생산성을 2020년까지 2015년 대비 3.8%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진행 수준을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다른 국가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태국의 경우,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태국에 있는 50여개 공장이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싱가포르도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속도가 느리다. 이미 오래 전부터 로봇기술이 발전한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앞서 가고 있다.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도 4차 산업혁명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 격차도 심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큰 딜레마는 중소기업이다. 대부분 국가 경제의 80%가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보다 뒤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보통 자국 내에서 제살깎기식 경쟁을 한다. 글로벌 마인드가 없다. 또 생산성을 높여야 이익이 늘어나는데, 중소기업엔 혁신이 결여돼 있다. 중소기업도 혁신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AI가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컴퓨터가 인간보다 데이터를 빨리, 많이 분석한다. 하지만 분석 내용을 고차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어떤 펜을 만들까 고민했고, 더 좋은 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스마트기기를 사용한다. 좋은 펜이 소용없다.”

장시형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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