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의 노동 중심 생산성 향상보다 혁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 더욱 중요해진다.”

미국 투자 자문사 피프스에라(Fifth Era) 매슈 르 메를 대표는 구글·아마존·페이스북의 사례를 통해 기업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도 혁신적인 역량을 가진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강화할 때”라고 말했다.

르 메를 대표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을 연구하는 전문가이자 실리콘밸리의 엔젤투자자로 유명하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 사례를 분석한 신간 ‘다섯 번째 시대의 기업 혁신’은 글로벌 벤처 투자가와 기업으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르 메를 대표를 인터뷰했다.


르 메를 대표의 신간 ‘다섯 번째 시대의 기업 혁신’. <사진 : 아마존>
지난 10년간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의 생산성이 정체됐다고 한다. 왜 그런가.
“그렇지 않다. 생산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측정법으로 생산성을 계산했기 때문에 상황이 나쁘게 보이는 것뿐이다. 생산성은 노동력과 자본 두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기술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산업의 지평을 바꾸는 것은 노동력과 자본이 아닌 ‘혁신’이다.”

혁신이 자본과 노동력보다 중요한가.
“내가 비즈니스스쿨을 다닐 때만 해도 기업의 최대 목표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즉, 많은 이윤을 내는 것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같은 맥락에서 국가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늘리기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익이 아니라 혁신이다. 인류의 삶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따라 기업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많은 노동자들은 기술 혁신으로 일자리를 잃을까 봐 우려하고 있다.
“그것은 안타까운 오해다. 지난 200년간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유지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 인간의 삶 자체가 일자리를 중심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사회 생활할 때 이름보다 직함과 직위가 더 중요해졌다. 왜 일해야만 돈을 벌고, 밥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일하지 않아도 인류가 충분히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올 것이다.”

한국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나오려면.
“엔젤투자자의 수와 투자액이 지금의 10배 이상이 돼야 한다. 혁신 기업이 나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기업가와 초기에 이들에게 자금을 대주는 엔젤투자자들이다. 이들 간에 활발한 상호 작용이 이뤄져야 혁신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 한국에는 우수한 대학과 연구기관, 삼성 등 글로벌 기업이 있어 혁신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결국 한국 정부가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가들에게 투자금이 제대로 흘러들어가고 뛰어난 혁신 기업가들이 한국으로 몰려들 수 있도록 환경과 제도를 정비해 줄 필요가 있다.”


▒ 매슈 르 메를(Matthew Le Merle)
영국 옥스퍼드대 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MBA,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모니터그룹 파트너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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