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 인근의 코스타 커피 매장. 이탈리아 커피의 전통을 강조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 블룸버그

“그저 그런 커피로부터 세상을 구하라(Save the world from mediocre coffee).”

세계 2위 커피전문점 체인인 영국 코스타 커피(Costa Coffee)의 좌우명이다. ‘영국의 스타벅스’로 불리는 코스타 커피는 세계 커피전문점 시장의 부동의 1위이자 ‘공공의 적’인 스타벅스의 최대 경쟁업체다. 2016년 기준으로 31개국에 약 34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같은 해 매출은 11억6700만파운드(약 1조7000억원), 순익은 1억5300만파운드였다. 바리스타 수는 1만7000명에 달한다. 영국 커피전문점 시장 점유율은 39%로 스타벅스(25%)에 앞선 1위다.

이탈리아 출신 부르노 코스타와 세르지오 코스타 형제가 1971년 영국 런던 남부 람베스 지역에 오픈한 로스터리 카페가 코스타 커피의 모체다.

초기에는 이탈리아 커피전문점에 로스팅한 원두를 공급하다가 7년 뒤 런던브리지에서 멀지 않은 복스홀 지역에 코스타 커피 1호점을 열었다. 코스타 형제는 이후 17년 동안 영국 전역에서 40개 매장을 추가로 운영할 만큼 성공 가도를 달렸다.


14년 만에 매장 수 25배 증가

코스타 커피가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영국 1위 외식·숙박 업체 위트브레드(Whitbread)의 역할이 컸다. 1995년 코스타 커피를 인수한 위트브레드는 스타벅스와 직접 비교를 서슴지 않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급성장하며 인수 14년 만인 2009년 매장 수 1000개를 돌파했다. 같은 해에는 폴란드의 커피전문점 체인 ‘커피헤븐’을 36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동유럽 진출에 속도를 냈다.

세계 2위 커피전문점 체인이라고 하지만 매출과 매장 수에서 1위 스타벅스와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세계에 2만7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인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24조2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커피보다 차(茶)를 선호하는 영국에서 위트브레드가 20년 남짓한 기간에 일궈낸 코스타 커피의 성공담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경영자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적지 않다. 2015년 기준 영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8㎏으로 독일(7㎏)과 프랑스(5.5㎏) 등 주요 유럽 국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성공비결 1│ 적극적이고 유연한 ‘원산지 효과’ 활용

영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커피를 그중 하나로 보기는 어렵다. 유럽 최고의 커피 강국은 이탈리아다. 이 같은 사실은 일리, 라바짜, 세가프레도, 파스쿠찌 등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에스프레소 원두 브랜드의 면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인 커피는 중동을 거쳐 16세기에 유럽에 들어왔다. 유럽에 커피가 처음 전해진 곳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였다. 이탈리아는 이때부터 지금까지 유럽 커피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트브레드 인수 이후에도 ‘영국 커피전문점’을 앞세우는 대신 ‘이탈리아 커피’라는 정체성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스타 형제가 로스터리를 설립한 1971년을 공식적인 창업 연도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나 ‘커피에 관한 한 이탈리아 출신(Italian about coffee)’이라는 문구를 홍보에 사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자동차 업계에서 ‘독일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과 비슷한 일종의 원산지(COO·Country Of Origin) 효과다. 위트브레드는 그러나 시장 특성에 따라 관련 전략도 차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적으로 영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동유럽에서는 ‘런던의 정수를 담은 커피숍’이라는 광고 문구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코스타 커피의 카페라떼. / 블룸버그


성공비결 2│ 가격 변동 피해 최소화 노력

커피는 세계적으로 원유와 철광석 다음으로 물동량이 많은 원자재다. 날씨에 따라 생산량 변화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커피 교역에 수반되는 거래는 통상 미국 달러화로 결제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미국 업체인 스타벅스는 하지 않아도 되는 고민을 코스타 커피는 떠안을 수밖에 없다.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타 커피는 매년 4만5000t의 원두를 소비한다. 엄청난 양이지만 전체 지출 1위 항목은 커피 원두가 아닌 우유다. 그만큼 원두 가격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커피 수확은 1년에 두 번 5월과 12월에 이뤄진다. 코스타 커피는 ‘녹색 커피 위원회(Green Coffee Committee)’라는 별도 조직을 두고 이를 통해 적절한 구매 물량을 산출한다. 위원회에는 회계와 조달, 공급, 재무 부서의 고위 대표들이 참여한다.

코스타 커피는 최적의 환헤지 전략을 통해 수확에 앞서 원두를 고정환율로 입도선매한다. 선택된 전략을 통해 얻은 결과를 다른 전략을 도입했을 경우와 비교해 향후 전략에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스타벅스와 코스타 커피의 간판이 나란히 보이는 체코 프라하의 거리. / 블룸버그


성공비결 3│ 차별화된 이메일 활용 전략

스마트폰 시대에도 이메일은 고객과 소통을 위한 채널로 여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 메시징 앱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기업이 많아졌지만,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톡’이나 스팸메일이나 성가시기는 매한가지다.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면 오히려 이메일이 고객의 반응을 끌어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코스타 커피는 고객 관리 도구로 이메일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종종 거론된다. 2010년 ‘코스타 로열티 카드’라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이메일 기반의 고객 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코스타 로열티 카드는 출시 18개월 만에 600만명이 가입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체인이 적지 않았지만 코스타는 운영 방식을 달리했다. 매장 점원이 가입 절차를 진행하는 대신 가입 절차를 전적으로 고객에게 위임한 것.

매장에 비치된 카드를 하나 집어 들고 커피와 디저트 등을 구매하면 액수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된다. 하지만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직접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 정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누구의 강요도 없이 자발적으로 등록한 만큼 이후 발송되는 개별화된 혜택에 대한 이메일에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코스타 커피가 발송한 이메일의 확인 비율은 3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이 직접 개인 정보를 기재하기 때문에 오타 등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메일에는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매장과 최근 구매한 품목, 앞으로 구매를 원하는 메뉴, 매장이용 패턴 등 최대 25가지 개별적인 정보를 포함한 피드백을 작성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성공비결 4│ 에너지 절약을 통한 경비 절감

코스타 커피는 2012년 영국 식품업계 최초로 ISO50001(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ISO50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에너지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표준’으로, 기업의 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경영계획, 실행, 운영 등을 평가해 부여한다. 커피 로스팅은 전력을 많이 쓰는 작업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코스타 커피의 로스팅 시설은 런던 남부 람베스 지역에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매장 수 변화에 맞춰 로스팅 물량을 늘려야 하지만 사용 가능한 전력량에 제한이 있어 전력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코스타 커피는 로스팅에서 패키징에 이르는 전 과정을 꼼꼼히 분석해 낭비 요소를 없앴고, 결과적으로 전력 소비량을 16%나 줄일 수 있었다.


성공비결 5│ 성장 단계에 맞는 광고 전략 수립

오랫동안 코스타 커피 광고의 핵심은 ‘차별화’였다. 스타벅스(1998년 영국 진출)와 카페네로(코스타 커피에 이은 영국 2위 커피전문점 체인으로 1997년 창업) 등 쟁쟁한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설픈 이미지 광고보다 차별화 포인트를 직접 언급하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제한된 지면에서(TV 광고는 2010년에 시작) 커피 맛이나 매장 분위기 등을 언급하며 차별화를 꾀하기는 쉽지 않다. 고민 끝에 코스타 커피는 자사 광고에서 경쟁업체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했다. 대표적인 것이 ‘열에 일곱(7 out of 10)’으로 불리는 인쇄 광고 캠페인이다.

경쟁업체 스타벅스를 직접 언급한 코스타 커피 광고. / 트위터 캡처

2009년 영국의 주요 신문과 잡지, 옥외 광고 등에 등장한 이 캠페인의 핵심 내용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비교 시음 결과, 커피 애호가 10명 중 7명이 코스타의 카푸치노를 스타벅스의 카푸치노보다 선호했다”는 것이었다. 스타벅스 측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당연했다. 스타벅스는 영국의 광고심의 기관인 ASA에 ‘해당 광고가 스타벅스보다 코스타 커피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았다는 의미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가 경쟁업체의 노이즈 마케팅에 들러리를 선 꼴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영국 1위 커피전문점 체인의 자리를 확고히 한 2011년 이후에는 고객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이미지 중심의 광고로 방향을 선회했다.


2020년 분사로 성장 잠재력 커질 듯

앨리슨 브리테인 위트브레드 최고경영자(CEO)는 얼마 전 성명을 통해 코스타 커피를 2020년까지 스핀오프(분리·상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위트브레드 지분 6%를 확보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코스타 커피의 분할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다른 헤지펀드와 함께 우호 지분을 10%까지 늘리자 위트브레드는 오래 지나지 않아 백기를 들었다. 분리 상장될 경우 코스타 커피의 기업가치는 33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트브레드는 코스타 커피 외에 ‘프리미어 인’ 호텔 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텔 사업과 커피 사업 사이에 시너지가 크지 않았던 만큼 코스타 커피가 독자적으로 운영될 경우 지금보다 성장 잠재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스타벅스’가 영국 밖에서도 ‘원조’를 위협할 만큼 성장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eyword

환헤지(Foreign exchange hedge)
환율 변동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환위험을 막기 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해 두는 것을 말한다. 주로 선물환과 옵션을 통해 이뤄진다. 선물환 거래는 대금 결제 시 적용되는 환율을 미리 고정해두고 결제 시점의 환율에 상관없이 거래를 하여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옵션은 결제 시점에 적용되는 환율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이다.


plus point

세계 커피 브랜드의 최종 승부처 중국


중국 베이징의 만커피 매장. / 트위터 캡처

중국이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10년 내 중국 커피 시장이 연간 168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스타벅스와 코스타 커피 등 주요 기업들이 중국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 ‘카스쟈(咖世家)’란 이름으로 알려진 코스타 커피는 지난해 중국 합자사 지분을 매입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코스타 커피의 모기업인 위트브레드는 중국 파트너인 장쑤웨다(江蘇悅達)그룹과 공동으로 설립한 합자사 지분 46%를 3억1000만위안(약 525억원)에 매입, 중국 남방 지역 경영권을 100% 확보했다.

코스타 커피는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10여 년간 지역별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왔다. 화난(華南) 지역은 중국 장쑤웨다그룹과 합자사를 설립하고 매장을 운영했고, 베이징 지역은 화롄(華聯)그룹과 사업을 전개했다.

스타벅스도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식품업체인 대만계 퉁이그룹(統壹集團)으로부터 상하이퉁이스타벅스커피 지분 50%를 13억달러에 인수하며 중국 사업권을 100% 확보했다.

상하이퉁이스타벅스 커피는 스타벅스와 퉁이그룹이 2002년 합자로 설립한 회사로 상하이(上海), 장쑤(江蘇), 저장(浙江) 지역 내 스타벅스 매장을 운영해왔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전 점포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1999년 진출 이래 줄곧 현지 기업과의 합자 형태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중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진 스타벅스는 2006년부터 파트너사가 보유한 합자사 지분을 차례로 인수하며 중국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중국 요식업 정보 플랫폼인 카먼(咖門)과 중국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이 공동으로 발표한 ‘2017년 중국 커피 시장 보고서’를 보면, 스타벅스는 중국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로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맥도널드의 맥카페와 코스타 커피 등 후발주자도 최근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중소형 커피 브랜드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대만계 커피 브랜드와 한국계 만카페는 매장 수 기준 점유율에서는 아직 선두권과 격차가 크지만, 매장당 평균 유동 고객 수에서는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이용성 차장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