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왕그룹의 인기 쌀과자 제품인 ‘왕왕설병’. 사진 왕왕그룹
왕왕그룹의 인기 쌀과자 제품인 ‘왕왕설병’. 사진 왕왕그룹

지난 8월 열린 웅진식품 매각 예비입찰에 특이한 이름의 기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만 1위 제과 업체 왕왕(旺旺)그룹이다.

중국인은 개 짖는 소리를 흔히 ‘왕왕’이라고 표현한다. 창업자 차이옌밍(蔡衍明) 회장은 반려견 ‘해피’가 짖는 소리에 착안해 회사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냐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기분 내키는 대로 지은 이름은 아니다. ‘왕왕’은 왕성하다, 번성하다는 뜻의 중국어 단어와 발음이 같다.

왕왕그룹은 유제품과 과일음료, 빙과류, 커피, 사탕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은 약 249억위안(4조626억원)이었다. 참고로 국내 1위 제과 업체 오리온의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172억원이었다.

중졸 학력이 전부인 차이 회장은 애플의 최대 협력사로 유명한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과 ‘대만 1위 부호’ 타이틀을 두고 오랫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차이 회장의 ‘포브스’ 추정 재산은 55억달러(약 6조2000억원)이다.

왕왕그룹의 전신은 차이 회장의 부친이 설립한 통조림 제조 업체 이란식품공업(宜蘭食品工業)이다. 차이 회장은 19세 때인 1982년 경영권을 넘겨받았지만, 통조림 사업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 대안으로 주목한 아이템이 서민에게 인기 있는 재래식 쌀과자였다.

그는 당시 대만에 진출해 있던 일본 제과 업체 이와츠카(岩塚)의 도움으로 쌀과자의 일종인 ‘왕왕센베(旺旺仙貝)’를 이듬해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과 세련된 포장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박을 터뜨렸고, 1992년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만 기업 최초로 중국 본토에 상표를 등록한 기업이 됐다.

2008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왕왕그룹은 지난 3월 기준으로 중국 전역에 400여 개의 영업소와 35개의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다. 식품업뿐 아니라 병원, 레스토랑 체인, 호텔, 보험사도 갖고 있다. 2008년 대만의 유력 일간지 중국시보(中國時報)를 인수했고, 2009년에는 홍콩의 유력 TV 채널 아시아텔레비전(亞洲電視)에 지분투자를 하는 등 미디어 산업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쌀과자로 중국 본토를 점령한 왕왕그룹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성공비결 1│경쟁이 덜한 곳에 거점 마련

차이 회장은 1992년 중국 본토 진출을 결심하면서 의외의 선택을 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연안 대도시 대신 발전이 더디고 내륙인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 공장을 짓기로 한 것. 자금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초기 투자금은 우리 돈 16억원 정도였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투자할 경우 지역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왕왕그룹은 후난성에 투자한 최초의 대만 기업이 됐고, 후난성 정부로부터 상당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난성이 중국에서 손꼽히는 곡창지대라는 것도 선택의 배경이 됐다. 그는핵심 상품인 왕왕센베의 원료인 품질 좋은 쌀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기 때문에 사업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농촌부터 도시까지 촘촘한 유통망을 구축한 것도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 또 현금 결제를 원칙으로 하면서 유통 기한이 지난 식품의 반품을 조건 없이 모두 받아들여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왕.....

이용권 구매

일부 기사의 전문 보기는 유료 서비스입니다.
로그인 후 이용권을 구매하시면 기사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용성 차장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