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소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테마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맨유 굿즈’. 사진 블룸버그
홍콩 소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테마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맨유 굿즈’. 사진 블룸버그

“톱4 진입은 꿈이 아니다. 맨유는 항상 리그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하는 팀이다. 물론 올해는 우승이 어렵지만 우리는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돌아가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임시 감독을 맡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1월 28일 맨유의 부활을 이야기했다. 성적 부진으로 조제 무리뉴 감독이 경질되고 솔샤르 감독이 올해초 임시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맨유의 위상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럽 최상위팀으로 자리매김하던 맨유는 ‘전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5년 동안 리그 우승은커녕 성적이 7위에 머무는 불명예도 맛봤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이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최근 8연승을 기록했다.

맨유 팬들과 함께 안도의 미소를 짓고 있는 곳은 바로 후원사들이다. 사실 맨유의 성적이 부진할 때도 후원사들은 맨유와 계약 관계를 유지했다. 성적과 별개로 맨유가 가진 ‘브랜드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맨유는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돈을 잘 벌어들이는 구단 중 하나로 꼽힌다. 맨유의 매출액은 지난 5년 동안 유럽 축구 구단 3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각각 6억8900만유로(약 8842억원)와 6억7600만유로(약 8675억원)로 전 세계 축구 구단 중 1위를 기록했다. 성적은 부진하지만 돈은 잘 버는 비결은 무엇일까.


성공비결 1│
빅딜 광고로 안정적 수입 확보

보통 축구 구단들의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TV 중계료, 관중 티켓비, 광고 수입이다. 특히 맨유는 광고 부문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실제 2018년 회계연도 기준 맨유의 광고 수입은 3억1600만유로(약 4055억원)로 전체 수입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광고 수입의 대부분은 후원사를 통해 이뤄진다. 맨유는 두꺼운 팬덤을 기반으로 후원사들과 ‘빅딜’ 광고 거래를 하면서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다. 2014년 쉐보레는 유니폼에 로고를 새기는 조건으로 7년 동안 매년 4700만파운드(약 686억원)를 후원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유럽 축구 구단의 유니폼 후원액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후원사의 성격에 제약을 두지 않는 것도 타 구단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맨유는 후원사를 글로벌, 지역, 금융, 미디어 분야로 나누어 관리하는데, 후원 계약을 체결한 후원사만 50여 개에 달한다. 금융·항공·자동차부품·주류·음악스트리밍 업종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맨유와 후원 계약을 했다.

후원사의 제품이나 로고가 새겨진 ‘맨유 굿즈’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는 은행·보험 업계 협력사의 금융 제품을 판매하는 기이한 광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후원사와 협력 제작해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맨유 굿즈는 운동복과 머그컵에서부터 침대시트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벌어들인 맨유 굿즈 판매는 3년 연속 연 1억파운드(약 1466억원) 매출을 올렸다.

맨유는 후원사를 확대하기 위해 후원 계약을 전담하는 사무실을 영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두고 있다. 영국 내 맨체스터와 런던 사무실에 이어 2012년에는 홍콩에도 사무실을 설립했다. 맨유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맨유 브랜드 강화를 위해 전 세계적, 지역적 협력사들을 발굴하고,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게재한 ‘#POGBACK’ 영상의 한 장면. 맨유는 폴 포그바 선수를 재영입하면서 계약 과정을 영상에 담아 올렸다. 사진 맨유 페이스북 공식 계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게재한 ‘#POGBACK’ 영상의 한 장면. 맨유는 폴 포그바 선수를 재영입하면서 계약 과정을 영상에 담아 올렸다. 사진 맨유 페이스북 공식 계정

성공비결 2│
디지털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

맨유는 온라인 마케팅에 가장 공을 들이는 축구 구단 중 하나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성적이 6위에 머문 상황에서도 맨유는 미디어 부문 전문경영인 영입에 몰두했을 정도다. 야후콘텐츠미디어의 글로벌 회장, 소니픽처스 수석부사장을 거쳐 당시 맨유에 합류한 필 린치 미디어 부문 CEO는 지금까지 3500개의 콘텐츠 파트너십을 계약하면서 맨유의 온라인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맨유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에 유독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기준 맨유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서 보유한 팔로우는 1억4700만 명에 달한다. 맨유 팬들은 SNS를 통해 맨유가 제작한 에피소드 형식 콘텐츠를 접한다.

대표적인 게 ‘#POGBACK’ 에피소드다. 맨유는 실력 부진으로 다른 구단에 넘겨줬던 폴 포그바라는 선수를 2016년 재영입했다. 맨유는 이 소식을 팬들에게 단순히 글로만 공지하지 않았다. 포그바가 비행기를 타고 영국에 입국하고, 계약서에 사인하고, 맨유 경기장에 들어오는 모습까지, 귀환 과정을 모두 영상에 담아 SNS에 올렸다. ‘#POGBACK’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아 포그바의 재입단 과정을 하나의 서사처럼 전달했다. 당시 팬들 사이에서 포그바 유니폼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고 알려져 있다.

디지털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처했다. 지난해 맨유는 TV를 보지 않는 축구팬들을 위해 독자적으로 모바일 앱을 선보였다. 이 앱으로 전 세계 165개국의 맨유 팬들은 독자적 온라인 영상 플랫폼 ‘MUTV’를 통해 팀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매달 내는 비용은 2000~7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단독 인터뷰와 경기 영상을 게재해 방송사들과 차별화한 게 특징이다.


성공비결 3│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집중 공략

맨유는 영국 리그이지만 유럽 축구팬 규모에 만족하지 않는다. 특히 전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는 7개 언어로 운영되는데 이 중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등 4개가 아시아 언어라는 점이 그 증거다. 아시아 팬들의 구매력을 노리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맨유가 한국의 박지성, 일본의 가가와 신지 등 아시아 선수를 적극 영입하면서 아시아 팬덤을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동할 당시 한국 남성 팬이 가장 많이 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맨유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14억 인구를 둔 중국이다. 가장 유명한 일화가 2004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동팡저우를 영입한 것이다. 그는 맨유 중국 팬을 대거 끌어모았지만 소속 기간 4년 동안 딱 1경기만 출전한 ‘마케팅용 선수’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중국 본토 진출까지 나서고 있다. 맨유는 2020년까지 중국 베이징, 선양, 상하이에 올드 트래퍼드를 닮은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개장할 예정이다. 각 시설에는 1억 명의 축구팬을 수용할 수 있다. 맨유는 이곳에서 ‘프리시즌 투어’ ‘레전드와 함께하는 팬 뷰잉 파티’ 등 행사를 열 계획이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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