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TV를 활용하는 디지털 교육 시대다. 칠판에 수업 내용을 빼곡히 적는 아날로그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교육 시대의 중심에 시공미디어 ‘아이스크림’이 있다. 초등학교 수업 혁명을 이끌고 있는 아이스크림의 경쟁력을 입체분석해 봤다.

아이스크림 i-Scream

디지털 교육 중심에 ‘우뚝’

아이스크림의 콘텐츠 경쟁력

동영상 등 이미지 자료 300만여 개

교사에 수업 설계 프로그램도 제공

#1  아이스크림을 보여주면 산만하던 아이들이 갑자기 조용해집니다. 아이들이 넘~좋아하네요.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 아이스크림으로 확실히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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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긴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배로 40분 걸리는 완도 노화도입니다. 섬이라는 한계에서도 아이스크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보다 유익하고 좋은 자료를 보여줄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교육자료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많은 자료들이 담겨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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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가 많은데도 꼭 필요한 것만 찾아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너무 편리하게 설계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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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탁드린 대로 너무 예쁘게 만들어져 현장에서 많이 활용될 거라 믿습니다. 떠돌던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주셨네요.

요즘 인기가 한창인 아이스크림에 올라 온 선생님들의 사용후기다. 아이스크림은 초등교사가 수업시간에 교수 보조자료로 활용하는 디지털 교과자료다. 교육콘텐츠 전문기업 시공미디어가 지난해 3월 출시했다.

아이스크림은 ‘나’라는 뜻의 영어 단어 ‘I’와 ‘놀라서 소리를 지른다’는 뜻의 ‘scream’의 합성어다. 깨닫는 즐거움에 기쁨의 탄성을 지른다는 뜻과 함께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이스크림은 교실에서 컴퓨터와 연결된 TV화면을 통해 학생들이 화산폭발이나 곤충의 탈바꿈 과정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디지털 교육 서비스다. 예전 같으면 교과서에 실린 사진으로 대충 봐야 했던 곤충의 탈바꿈 과정을 생생한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각 교실엔 수년 전부터 인터넷이 연결되고 멀티미디어가 설치됐다. 하지만 수업에 활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많았지만 대부분이 온라인 강의이거나 획일화된 텍스트 자료 형태여서 수업에 쓰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에는 학년별, 진도별로 필요한 사진·동영상·그림 등 각종 콘텐츠가 가득 차 있다. 관련 자료를 찾아 바로 컴퓨터와 교실 내 대형TV를 연결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전국 초등교사 9만3000여 명이 이용

아이스크림은 현재 전국 초등학교 교실의 약 75%인 5700여 개 학교에서 9만3000여 명의 교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교사들은 최소 주 3회 이용하고 있으며, 1일 평균 접속 수는 18만 회에 달한다. 270만 명의 이상의 초등학생이 아이스크림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형순 시공미디어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2008년부터 무료로 서비스하다 지난해 3월부터 유료로 전환했는데, 회원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이용가격은 연간 3만9000원. 초등학교 한 학급당 하루 200원 미만의 비용으로 동영상이나 사진을 통한 간접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아이스크림은 300만 개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맞춤형 동영상, 애니메이션, 플래시 자료,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이뤄진 교과활동자료와 평가자료, 재량활동자료로 구성돼 있다.

300만 개에 달하는 이미지는 주제별, 지역별로 정확하게 분류돼 있으며, 전문가의 설명이 추가돼 있어 교육효과가 높다. 지역 교과자료도 전국 232개 시군구 지역의 관공서, 문화 사적지, 관광지 등의 사진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있다.

양도 방대하지만 자료의 품질 또한 높다. 시공미디어의 모회사인 시공테크가 전시 사업을 통해 지난 20년간 축적하거나 자체 제작한 자료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은 KBS를 비롯해 영국의 BBC, 미국의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의 소스를 활용했다.

동영상 자료는 교과서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학습 목표에서부터 핵심 정리, 문제풀이에 이르기까지 수업 전개 순서에 따라 구성돼 있다. ‘단순 DB’가 아닌 교육과정에 맞게 정리된 ‘교육자료’라는 얘기다.

예를 들면 ‘호랑나비의 한살이’라는 동영상 자료는 알에서 애벌레·번데기·성충을 거쳐 호랑나비가 탄생하는 장면을 고화질의 영상으로 보여준다. 각 단계마다 정확한 설명이 붙어있어 이해도를 높였다. 동영상이 끝난 후에는 핵심을 다시 한번 텍스트로 정리해주고, 문제풀이로 끝을 맺는다.

이들 자료는 교사나 전문가 등으로부터 검증을 받았으며, 분량도 학생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3분 이내로 최적화했다. 말과 글에만 의존했던 기존 수업방식과 달리 동영상·사진 등 각종 디지털화한 콘텐츠를 활용하면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을 과학·사회 관련 수업에 주로 이용하고 있는 남정석 서울 행현초등학교 교사의 말이다.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3분을 넘기면 아이들의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그동안 과학 관련 수업은 준비하기 힘들었어요. 이해시키기가 어려운 과학원리나 자연현상 등을 영상자료를 이용해 설명할 수 있어 편하고 유용합니다.”

탁월한 검색기능도 특징이다. 아이스크림은 전 학년의 초등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검색하면 이와 연관된 자료를 찾아볼 수 있게 구성돼 있다. 과목과 주제·단원·페이지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동영상·사진·애니메이션 등 모든 자료를 한 번에 찾을 수 있다.

특히 과학이나 사회·역사뿐만 아니라 음악·미술 등의 수업에도 쓸모가 많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의 모든 노래가 사운드 파일로 담겨 있다. 음악시간에 작곡가와 이들이 작곡한 명곡의 곡명을 외우기보다는 음악을 동영상과 함께 감상하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어시간에는 원어민의 발음을 통해 회화 등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도 있다.

남정석 교사는 “미술작품 감상도 가능하고, 만들기 수업에는 그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체험이 어려운 지역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마치 가본 것처럼 간접체험이 가능하다. 아프리카 원주민의 생활상에서부터 우주 탐험까지 모두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지루하고 딱딱한 문제풀이는 이해하기 쉽도록 노래나 게임으로 제작돼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교사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

더욱이 교사들의 요청에 따라 수시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점도 인기비결 중 하나다.

교사들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즉시 업데이트된다. 교사가 아이디어를 내면 시공미디어가 이를 제작하는 것이다. 시공미디어는 현장 교사들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형순 상무는 “교사들의 자료 요청에 24시간 이내에 답해주는 것이 원칙”이라며 “교사와 함께 자료를 만들면서 서비스가 더욱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은 교과과정 외의 시사·보완지도·재량활동 등 각종 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신종플루 유행 시, 아이티 지진 발생 시에도 예방과 안전 교육자료를 만들어 교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교사가 재량활동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명상, 그리기, 만들기, 종이접기자료 등도 제공한다.

교사들이 직접 수업자료를 만들어 공유하는 커뮤니티인 ‘교사마당’도 아이스크림의 막강한 카테고리 중 하나다. 교사들은 교사마당을 통해 직접 제작한 교육 콘텐츠나 수업을 효과적으로 하는 노하우와 팁을 공유할 수 있다.

이용자인 교사가 자신의 수업과정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바로 수업설계 마법사 기능이다. 아이스크림에 구성된 자료들은 도입·전개·정리·심화 등 교수·학습과정에 따라 순서대로 구성돼 있지만 교사가 필요에 따라 각 자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 내의 자료와 교사가 보유한 자료 등을 편집해 자신만의 맞춤 수업설계가 가능하다. 최형순 상무는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내용의 폭과 깊이를 다르게 선정해 수준별 수업 및 다양한 유형의 교수학습자료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시공미디어는 KBS나 BBC 등으로부터 받은 1시간이 넘는 다큐멘터리 등의 영상을 2~3분 정도로 압축해 초등교과과정에 맞게 맞춤형으로 기획해야 했다. 쉽게 구할 수 없거나 아예 없는 자료는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동영상으로 표현하기 힘든 영어·수학 같은 과목은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시각화해 주목도를 높였다. 지금까지 국내 교육 콘텐츠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세계 최고 수준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갖춘 것이다.

7년여 동안 280억원 투자해 개발한 ‘역작’

아이스크림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든 고품질의 교육 콘텐츠다. 기획기간 3년을 포함해 걸린 시간만도 7년이다. 투자 금액만 280억원이 넘는다. 개발부서에만 전 직원의 약 90%인 80명가량이 배치됐다. 초기에는 200여 명의 초등교사들의 자문을 거친 뒤 1년간 무료로 운영하면서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거쳤다.

시공미디어는 올해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용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시공미디어는 현재 중동·동남아·남미지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시공미디어는 올해 디지털 교육 콘텐츠로만 200억원을 벌어 전체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

 최형순 상무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교육 콘텐츠 서비스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아이스크림이 세계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e-러닝 콘텐츠의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교사가 평가한 아이스크림

과학•자연현상 설명에 ‘안성맞춤’…

“공교육 활성화 기폭제 될 겁니다”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까 쉽게 이해해요. 또 신기하고 재미있으니까 집중도 잘 하고요.”

남정석(39) 서울 행현초등학교 교사는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동영상이나 사진 등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교육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가 담임을 맡고 있는 6학년3반 교실 칠판 옆에는 52형 대형 프로젝션 TV가 있었다. 그는 칠판에서 수업하던 것이 너무나 일반적이었는데, 어느 순간 수업 매체가 칠판에서 TV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올해 교사생활 12년째인 남 교사는 주로 사회와 과학과목에 아이스크림을 활용한다. 칠판 가득 글을 쓰고, 말로 설명해도 이해시키기 어려운 과학원리나 자연현상 등을 설명할 때 특히 유용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스크림이 수업의 적재적소에 사용이 가능하도록 가공이 잘 돼 있고,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지진에 대해 배우는 과학시간이라면 3분 정도의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지진의 발생 원인을 알려주는 자료를 보여준다. 그리고 최근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을 포함해 학생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영상자료를 제공하며 지진의 파괴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러면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아지고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실험을 할 경우에도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면 학생들이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합니다. 역사 수업도 드라마 보듯이 할 수 있어요. 통일신라시대 수업을 하면서 드라마 <선덕여왕>의 전투장면을 활용했더니 아이들이 ‘와’하고 함성을 지르더라고요.”

역사수업도 아이스크림 활용 “드라마 보듯이”

남 교사는 2007년 정보화 교육 연구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할 정도로 디지털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아이스크림을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말. 당시 시공미디어 측에서 찾아와 자문을 구한 것. 그는 처음 접해 본 아이스크림이 신선함 그 자체였다고 했다.

정보화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주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텍스트와 사진 위주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동영상 자료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어려웠다.

“몇 년 전만 해도 적절한 동영상 자료를 찾으면 금광에서 금맥을 찾은 것에 비유될 정도였어요. TV를 보다가 어떤 장면에서 교육적 효과가 있겠다 싶은 동영상이 있어도 구하기 힘들었어요. 혹 구하더라도 수업에 적용할 수 있게 핵심요소만을 편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요즘은 아이스크림 덕분에 그런 고민은 안 해요.”

그는 그런 면에서 아이스크림이 최근의 생생한 자료를, 그것도 학생들에게 전달해야 할 요소만 간추려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성공비결이라고 진단했다.

“커뮤니티를 통해 교수법에 대한 노하우를 교사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성공요인으로 보입니다. 저도 제가 개발한 교육자료를 올리기도 하고, 커뮤니티에서 다른 교사들의 노하우를 배우기도 합니다. 현장의 교사 목소리를 듣는 것도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끄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아이스크림이 교사에게 콘텐츠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교사가 자신의 수업과정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수업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면에서 아이스크림이 공교육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교육 활성화는 교실수업이 활성화돼야 가능한 것입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다면 학원에 갈 필요가 없겠죠.”

수업 전 내용 숙지해야 효과 커

아이스크림의 교육효과가 크지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아이스크림에 너무 의존하다보면 천편일률적인 수업으로 인해 교사 본연의 임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사전에 동영상 등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갈 것인지 수업계획을 구상하고, 학생들이 목적을 가지고 동영상을 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물론 시공미디어에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교사들이 자기주도의 수업설계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학생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보조자료로서 그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도 40분 수업 중 아이스크림의 동영상을 10~15분 정도 활용합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하루 종일 TV를 보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없는 이유와 같아요. 수업은 교사가 주체가 돼야 합니다.”

그는 아이스크림의 기본 콘텐츠는 어느 정도 구성됐지만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스크림을 향한 애정 어린 그의 충고다. 시공미디어가 곱씹어야 할 내용이다.

“이전에도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가 있었어요. 그 콘텐츠가 나왔을 때 교사들은 환호성을 질렀어요. 하지만 획일화된 콘텐츠로 인해 교사들이 더 이상 찾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 제작 뒷얘기

전국 232개 지역 돌며 자료수집

과학실험 촬영 땐 모델 되기도

3월 개학이 한 달도 남지 않은 2월11일 시공미디어를 찾았다. 전시상황이었다. 개편되는 교과과정에 맞게 콘텐츠를 새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너 달 전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아마 설 연휴에도 회사에서 일해야 할 것 같아요.”

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유현(36) 비주얼지식엔진팀 과장은 개학을 앞둔 한 달여 동안이 가장 바쁘다고 하면서도 웃는다.

동영상 제작을 맡고 있는 이황희(30) 주임도 지금은 전시상황이라고 했다. “주말도 없어요. 숙직실에서 숙식을 해결할 때가 많아요. 토요일에 편안한 체육복을 입고 출근했다가 월요일까지 근무한 적도 많아요.”

아이스크림은 1990년 말 현재 시공미디어 경영지원본부장인 최형순 상무를 포함한 2명에서 출발했다. 최 상무의 말이다. “시공테크에서 박물관 구축 사업을 하면서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이러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미래형 사업을 하기로 한 거죠.”

처음에는 ‘사이버 박물관’으로 방향을 잡았다. 3D 기술을 활용해 실제 같은 가상체험 박물관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선 탓에 실패로 끝났다.

최 상무는 “박기석 회장 이하 전 임직원이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것이 알맹이(콘텐츠)를 이용한 교육 전문 콘텐츠 사업이었다”며 “시공미디어는 2002년 시공테크에서 분사한 이후 지금은 9만3000명의 초등학교 교사가 이용하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기 위해 누구도 하기 힘든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직원 가족들 “아이스크림 싫어”

요즘 한창 초등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직원 가족들에게 아이스크림은 ‘너무나 얄미운 존재’다.

이 주임은 2월4일 첫 아이가 태어났지만 휴가도 가지 못했다. 출산 당시 잠깐 아내와 아기 얼굴만 봤을 뿐이다. 병원을 나서면서 아기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렸지만 그는 사무실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는 일이 재미없었다면 견디지 못하고 벌써 그만 두었을 것이라며 역시 웃었다.

문용석(34) 비주얼지식엔진팀 대리는 아이스크림에 들어 갈 지방의 교과자료 사진을 찍기 위해 2005년부터 1년 반 동안 전국을 3바퀴 돌았다. 그가 타고 다녔던 차량의 주행거리는 1년 동안 10만 킬로미터를 훌쩍 넘었다.

“전국 232개 지역 중 안 가본 곳이 없어요. 한 달에 하루 정도 집에 들어갔어요. 당시 아내가 임신하고 있었어요. 하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니까 아내가 대신 출장지로 찾아오기도 했어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문 대리의 그런 생활은 계속 됐다. 어느 날은 그를 본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고. 그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가족들이 좋아할 리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밤샘 회의를 하고, 문제점을 찾기 위해 철야작업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한 유 과장이 애를 먹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줘 집중할 수 있어야 하죠. 선생님들도 좋아해야 하고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가장 힘들죠. 그래도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고 있어요.”

4명으로 구성된 문 대리의 팀이 찍어 아이스크림에 올린 사진은 26만 장. 고르고 고른 것이 이 정도니 아마 수백만 컷은 찍었을 것이라고 한다. 하루에 2000~3000컷 촬영은 기본이기 때문에 카메라 고장은 예사였다. 한 번은 해외 출장 중에 카메라가 고장나 아예 새 카메라를 구입하기도 했다.

위험천만한 순간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경남 통영의 봉수대 촬영을 나갔던 문 대리는 산 속에서 조난을 당하기도 했다. 지역 소방서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2008년 11월에는 자동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타이어의 심한 마모가 원인이었다. 그는 그래도 크게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고 말한다.

이젠 초등학생들에게 인기스타

과학실험과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할 때는 자신이 모델로 서기도 하는 이 주임은 요즘 아이스크림의 인기를 실감한다. 우스꽝스런 쫄쫄이 의상을 입고 실험맨으로 나서는 그는 초등학생들에겐 인기스타다. “한 번은 초등학교에 촬영을 나갔는데 아이들이 몰려들어 사인해달라고 하더라고요. 팬레터를 받은 적도 있어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어요.”

문 대리는 촬영이 불가능할 경우 외부 기관에 협조를 구해 사진을 받아 사용했다. 그런 외부 기관이 405곳이나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시공미디어와 아이스크림을 설명하는데 30분이나 걸렸어요. 사실 협조도 잘 안되고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죠.”

이들은 아이스크림이 공교육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기도 한다. 이 주임은 “아이스크림이 교실 수업을 재미있게 하고, 재미있는 교실 수업이 공교육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아이스크림의 성공적인 안착에는 7년간 한 곳만 보고 달려온 시공미디어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만든 콘텐츠로 초등학교 학생들이 공부한다’는 일념 하나로 사랑하는 가족도 뒤로 한 채 역경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인기가 치솟는 아이스크림을 바라보며 보람과 환희를 만끽하고 있다. 고군분투했던 시간은 성공이라는 값진 선물이 돼 돌아왔다. 말 그대로 모진 고생 뒤 낙(樂)이 온 것이다.

정부, 디지털 교과서 로드맵

2013년부터 단계적 확산 계획…

태블릿pc 등 다양한 단말기 검토



칠판 대신 대형 전자화면이 설치돼 있고, 학생들 책상에는 PC가 한 대씩 놓여 있다. 학생들은 교과서와 공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PC에 교과서 내용 전체는 물론 이해를 돕는 사진·그림·애니메이션·동영상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필기할 내용은 PC 화면에서 공책을 연 뒤 PC와 연결된 펜으로 적으면 된다.

교사는 진도 나갈 부분을 전자칠판에 띄워놓고 관련된 자료를 추가로 불러와 보여준다. 교사는 수업 중간 중간에 문제를 낸다. 학생들이 각각 PC화면에 답을 적어 넣으면 교사는 교탁에 놓인 PC에서 각 학생의 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학생들은 집에서도 PC에 내려 받은 디지털 교과서와 전자공책을 열어 예습·복습하면 된다.

현재 전국 112개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한 수업 모습이다. 시범학교는 올해 130개교로 늘어난다.

정부는 디지털 교과서를 2012년까지 시범운영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충실화하고 문제점을 개선한 다음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2007년부터 상용화 추진

디지털 교과서는 교과서·참고서·문제지·사전 등 학습에 필요한 콘텐츠를 동영상·애니메이션·3D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형태로 제공하는 교육자료를 말한다. 교육환경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국가적인 사업이다.

국내에서 교과서를 디지털화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2005년에는 국내 최초의 초등학교 6학년용 디지털 수학교과서가 개발됐으며, 2007년 디지털 교과서 상용화가 추진되면서 초등학교 5학년 9개 과목의 디지털 교과서 원형이 개발됐다. 2008년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의 디지털 콘텐츠가 시범개발됐고, 2009년부터는 전국 112개 연구학교에서 4개 교과를 대상으로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 서책형 교과서에 담긴 내용을 그대로 CD로 옮긴 전자 교과서를 개발해 내년부터 초·중·고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CD만 있으면 가정에 있는 PC를 이용해 교과서 내용을 공부할 수 있고 개인용 모바일기기 등에 내려 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전자 교과서는 서책형 교과서를 CD에 담은 것으로 참고서·문제집·용어사전 등의 내용이 포함되는 디지털 교과서와는 다르다. 박승철 교과부 e-러닝지원과 사무관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쓰는 서책형 교과서를 무겁게 들고 다니지 않고 집에서 전자 교과서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국어·영어·수학 과목부터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초·중학생에게는 CD를 무료 제공하고 고등학생의 경우는 저소득층에게 CD 구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자 교과서가 보급되더라도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는 계속 학교에서 사용한다.

권석민 교과부 e-러닝지원과장은 “2007년부터 디지털 교과서의 상용화를 추진해 왔다”며 “CD를 거쳐 향후에는 다양한 단말기를 통한 디지털 교과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말기는 현재 시범운영 중인 태블릿PC를 비롯해 e북·넷북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최고의 규격을 갖춘 단말기를 공급, 학생들이 최대의 혜택을 누리게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정부는 30만~40만원대의 단말기를 원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디지털 교과서 관련 시장 급성장

디지털 교과서는 언제, 어디서나 공부를 할 수 있는 u-러닝의 핵심도구다. u-러닝은 유비쿼터스 러닝(ubiquitous learning)의 줄임말로 학생들이 시간·장소·환경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교육 형태를 말한다.

현재 구축 돼 있는 u-러닝은 아직 완전한 모습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 교육현장의 u-러닝은 전자칠판, 태블릿PC 등 하드웨어와 초고속 네트워크 환경 등의 인프라 구축에 힘쓰는 초기 단계다.

e-러닝 기업은 물론 교육 콘텐츠 업체, 단말기 제조업체, 시스템 구축업체까지 이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교육현장에 혁신을 가져다 줄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 관련 시장 확대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칠판, 전자교탁 등 전자 교구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0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300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2013년부터 중·고등학교에 디지털 교과서가 본격 도입될 경우 5000억원 규모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 콘텐츠 시장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전자 교구재 시장을 훨씬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역시 디지털 교과서가 미래형 콘텐츠, 단말기 등 미래 교육 사업 육성 및 선진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해 성공적으로 시행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권석민 과장은 “e북을 통해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다 실패한 싱가포르 당국이 우리나라의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우리가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해외 수출 기반을 통해 관련 표준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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