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 창업생태계 만들어 글로벌 창업자 양성 

“지난 100년간 한국 경영학 발전을 이끌어온 연세대 경영학과는 향후 100년간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창의적 리더 배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 8월11일 연세대학교 서울 신촌캠퍼스에서 만난 김동훈 경영대학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변화에 맞춰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둬 왔다”며 “사회·경제 환경이 급변한 만큼 도전정신을 가진 글로벌 인재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전 일제 치하에서 상학을 가르쳤던 그런 선구자적인 생각을 이어가야죠. 연세대 경영 교육이념은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성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자유스러운 정신이 기반입니다. 이런 정신이 고도성장의 시기에 기업가 정신으로 나타났고, 저성장 시기인 요즘 다시 요구되고 있어요.”

특히 그는 요즘에는 실용적이면서 현장에서 의미 있는 교육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창업 교육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연세대 경영대는 2014년 2학기에 ‘창업하기’라는 수업을 개설했다. 이 수업은 박상용 경영대학 교수, 김용학 사회학과 교수, 이재용 공대 교수 등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김 원장은 “8개 팀이 한 학기 동안 준비한 사업보고는 마치 기업의 신사업 발표 보고회를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창업 DNA 심어 주는 게 중요
올 2학기에는 1학년 수업에 창업원론격인 ‘창업101’을 새롭게 시작한다. 글로벌 창업가를 양성하고,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이 수업은 이론뿐만 아니라 창업과 기업운영을 가까이서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교내 창업지원단 산하의 80여개 스타트업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수업에 참여한다. 과목 몇 개를 개설하기보다는 학생들에게 창업 DNA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창업가와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서로 만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러한 만남이 서로에게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화 단계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화를 하는 과정이나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많은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CEO들은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하게 되고, 학생들은 창업 시 겪게 되는 여러 문제를 먼저 고민할 수 있는 거죠. 서로 협력하면서 학생들이 현장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합니다.”

김 학장은 창업 교육을 더욱 실질적으로 다듬어 소규모의 창업 생태계 형태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9월 완공되는 신축 경영관에는 아예 창업자와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술지원뿐 아니라 법률적인 문제까지 지원한다. 또 창업한 학생 등이 3D 프린터나 고가의 장비로 시제품 등을 만들 수 있는 일명 ‘창업 팩토리’를 만들기로 했다.

김 학장은 창업을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도 차근차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별도의 전형을 통해 창업에 열정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동문 출신 경영자로 이뤄진 멘토그룹을 구성해 그들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또 동문선배들이 참여한 엔젤펀드도 만들 예정이고요. 학생들이 창업해 수업에 못 들어올 정도면 자유로운 휴학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휴학을 하더라도 재학생처럼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이들이 꼭 창업을 하지 않고 기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이러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학은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이를 취업과 연계시키면서도 진리탐구의 장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진리탐구가 이론에 매몰돼선 안 된다. 시대가 변한 만큼 연구나 학문에 대한 접근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연세대 경영대는 전공 교과목이 대부분 경영학적 지식에 집중된 한계를 넘어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 대표적인 게 ‘CLC(창조적 리더십 커리큘럼)’다. CLC 중 가장 인기 있는 커리큘럼은 글로벌 산학연계프로그램인 ‘유겟(uGET)’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당면한 문제를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 현지에서 연구·분석해 그 해결책을 제안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유겟은 경영대생이면 졸업하기 전에 꼭 경험해야 한다고 인식될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 김동훈 학장은 “학생들에게 창업 DNA를 심어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의 독특한 경영방법 해외에 전파
유캔(uCAN)은 창업지원단 산하 스타트업 기업 중 경영학적 지식공유가 필요한 곳을 선정해 해당 스타트업에 경영자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기업가 정신과 창의적 리더십을 키우고, 스타트업 기업들은 경영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더 큰 성장을 이끄는 것이 목표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해 사회적 책임의식과 윤리적 리더십을 함양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역 경제활동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회공헌프로젝트 수행 프로그램인 유씨(uSEE)가 그것이다.

연구도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실용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연세대 경영대연구소는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을 이끈 한국기업의 독특한 경영방법과 모델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성공방정식을 일반화해 경영교육에 콘텐츠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이른바 한국식 경영인 ‘K-매니지먼트’에 대한 관심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다.

김 학장은 “연세대 경영대는 1990년대 초중반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지만 IMF 외환위기로 중단했다”며 “2013년부터 다시 연구에 돌입해 오는 11월 중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중간 연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공모델을 연구해 해외 MBA에서 교재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시형 기자 / 사진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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