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4개의 전국 택시 단체가 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최상현 기자
지난 12일 4개의 전국 택시 단체가 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최상현 기자

택시 업계와 승차 공유 서비스 ‘카카오 카풀’ 사이 갈등이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까지 번졌다.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조합 전 이사장과 전·현직 택시조합 간부 9명은 2월 11일 이재웅 쏘카 대표와 쏘카 자회사인 타다를 운영하는 박재욱 VCNC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면서 사실상 불법 운송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다는 11인승 카니발 렌트 서비스다. 이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렌터카와 기사가 연결된다. 2016년부터 중대형 렌터카로 공항 픽업 서비스를 운영한 ‘벅시’와 유사한 서비스다. 다만 운행 범위가 수도권 지역 전반에 걸쳐 있어 택시 업계와 갈등 구도에 놓였다.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모호한 법체계 때문이다.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개인의 유상 운송은 금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민의 교통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고, 무분별한 여객 운송 난립을 막기 위해 허가받지 않은 유상 운송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정부는 택시 기사들에게 교양 교육, 무사고 기록, 영업용 보험, 주기적 차량 안전 점검까지 의무 요건을 적용하면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 조항을 두면서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유사 운송업이 허용되는 허점이 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34조에 따르면 사업자가 고객에게 차량을 빌려주면서 운전자를 알선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타다 서비스처럼 11~15인승 렌터카 임대 시 기사 제공은 허용된다. 같은 법 81조에 따르면 자가용으로 유상 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풀러스처럼 출퇴근 시간대에 한정된 카풀 영업은 허용된다.

해당 산업들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업이라는 이유로 운송업에 적용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 사전에 구체적인 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택시 업계에서 “세금도 내지 않고, 기본적 안전 요건도 갖추지 않은 운송업은 불법”이라고 몰아가는 모양새가 반복되는 이유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2013년 우버엑스(X) 국내 도입 논란이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에 대한 혁신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부가 늑장 대응하면서 이제서야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고 있다”고 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택시 업계 달래기’뿐만 아니라 차량 공유 서비스 관리 방안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개인이 무분별하게 차량 공유 중개 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 의한 유상 운송이 이뤄지면 소비자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A(38)씨가 차 안에서 카풀 앱에서 만난 이용자 B씨의 신체 여러 부위를 만지고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A씨가 이용한 카풀 앱은 운전면허증·자동차등록증·차량사진 등만 제출하면 운전자 등록이 가능하다. 범죄 경력 조회는 따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공유 서비스 허용 범위를 결정하는 것도 관건이다. 출퇴근 이외 지역 카풀은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된다. 2017년 카풀 앱 럭시를 이용해 출퇴근 동선이 다른 이용자를 태운 C씨는 지자체로부터 90일간 운행정지 처분을 받았다. C씨가 운행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지난 18일 ‘운행정지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기사를 알선해주는 렌터카 중개업의 경우에도 승합차 이외에 승용차는 현재 운행이 금지된 상태다. 하지만 국토부가 타다를 법적으로 허용하면서 택시 유사 서비스가 어물쩍 도입된 상황에서, 크기만 다른 승용차 서비스만 금지할 명분이 부족해졌다.


지난 21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 타다
지난 21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 타다

실태 조사 후 보상 기금 마련해야

물론 정부가 차량 공유 서비스에 관한 법 체계를 재정비하면서 서비스 도입을 공식화할 경우 택시 업계의 반대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정부가 택시 초과 공급으로 개인택시 면허도 발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사 운송 업체들 사업을 허용해주는 것은 과잉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국의 택시 적정 대수는 개인과 법인을 합해 19만7904대이지만 당시 택시는 25만5131대로 5만7226대(22.4%) 초과된 상태였다.

하지만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재웅 대표는 21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다는) 택시와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타다의 주 소비층은 기존 택시 이용자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타다의 고객은) 기존 택시 고객이 아니라 택시가 안 잡히거나, 택시가 안 들어와서 타다를 타는 사람들과 타다가 아니면 승용차를 탔을 사람”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실태 조사가 급선무라고 이야기한다. 신산업으로 기존 수요가 이동하는 경우와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경우를 나눠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우 교수는 “기존 수요가 이동하는 부분의 이익만큼 신산업이 택시 업계에 보상 기금을 마련해주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신산업의 수요 창출원을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아니라 전문가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무작정 반대하기보다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허용했을 때 이익과 손해를 보는 집단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택시 기사는 피해를 보지만, 플랫폼 이용으로 택시 기사의 소득이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정확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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