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한국LPG산업협회 회장, 일반판매 1호 LPG차 구매. 3월 26일 서울 강남구 르노삼성자동차 수서대리점에서 열린 LPG 1호차 전달식에서 르노삼성자동차 영업본부 김태준 상무(왼쪽)가 이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이상범 한국LPG산업협회 회장, 일반판매 1호 LPG차 구매. 3월 26일 서울 강남구 르노삼성자동차 수서대리점에서 열린 LPG 1호차 전달식에서 르노삼성자동차 영업본부 김태준 상무(왼쪽)가 이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액화석유가스(LPG)차 팔고 몇 년 뒤 온실가스 배출 핑계로 세금을 걷어가겠지.’ ‘LPG값 오르겠네, 한국은 항상 그래 왔거든.’ 정부가 3월 26일부터 일반인이 모든 LPG차량을 신규 등록·이전하거나 휘발유차·경유차를 LPG차로 개조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날 주요 포털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정부가 37년 된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감축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인의 LPG차 구매 등을 전면 허용한 것이다. 국내에 LPG차가 등장한 건 1982년의 일이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는 중형택시 보급을 늘리겠다며 현대차의 스텔라 택시를 LPG차로 보급하게 했다. 이후 LPG차는 일반인이 승용차로 사용할 수 없었으며 택시·렌터카·장애인·국가유공자·하이브리드차·경차·7인승 레저용차량(RV) 등 일부 계층 및 차종만 사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규제가 완화돼 왔다.

국내 LPG차 등록 대수는 2010년 245만 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LPG차는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차량 등록 대수 약 2300만 대의 9% 수준을 점유했다. 세계 LPG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말 현재 70개국에서 2714만 대의 LPG차가 운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PG차 구입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LPG차 보급 확대를 통해 미세먼지 감축을 유도하는 대가로 최대 3334억원에 달하는 세수 감소(정부가 추산한 2030년까지 누적 개별소비세와 수입부과금, 관세 등을 포함한 제세부담금 규모) 부담을 안게 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2030년에 누적 LPG차 등록 대수가 최대 330만 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 제조사 중 LPG차 판매에 의욕을 보이는 르노삼성자동차를 중심으로 판매 확대가 전망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7월 QM6 LPG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상반기 중 신형 쏘나타를 LPG차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확대된 효과도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그다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PG차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이유를 세 가지로 짚어본다.


이유 1│휘발유차보다 30% 낮은 연비

LPG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3월 28일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390.71원이며 경유는 1289.15원, LPG는 796.78원이다. LPG는 휘발유 가격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LPG는 휘발유와 경유처럼 원유 정제 과정에서도 생산되지만, 가스전이나 원유광구에 수반된 가스에서도 채굴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급량이 풍부한 편이다. 특히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히 굳은 셰일층에서도 LPG를 추출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LPG 가격 안정화에 대해 “LPG 총수요의 6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에는 좋은 현상이다”라고 했다. LPG의 친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해 국가에서 유류세를 적게 붙이는 것도 LPG 가격이 저렴한 이유다. 정부가 2000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에너지세제개편 후 휘발유 대 경유 대 LPG 가격은 100 대 85 대 50 수준으로 정해졌다.

문제는 LPG차의 연비가 낮다는 점이다. LPG는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열량이 적어 출력이 약하고 상온에서 불안정한 상태인 연료 특성 탓에 부수적인 에너지 손실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반떼의 정부 신고 연비는 15인치 타이어 모델 기준 휘발유차는 15.2㎞이며 경유차는 17.8㎞다. 그러나 LPG차는 10.6㎞에 불과하다.


이유 2│1000대당 1개꼴 충전소

적은 LPG충전소 등 부족한 인프라 문제도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2001년 전국에 800개 있었던 LPG충전소는 지난해 말 현재 1967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현재 LPG차량 등록 대수는 205만2870대로 약 1044대의 차량이 1개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시점 휘발유와 경유의 차량 등록 대수당 주유소는 1813개로 LPG충전소에 비해 73.6% 많다. 충전소가 적은 만큼 운전자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LPG차 등록 대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충전소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도 “이번 규제 완화로 보급이 늘어나면 충전소도 점차 확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유 3│보급 후 세금인상 선례

유류세 인상 가능성도 있다. LPG차 보급이 확대되면 LPG 가격이 과거처럼 오를 것이라는 경험칙이 선반영돼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상황이 예상된다. 1995년 현대차는 7인승 미니밴 싼타모를 LPG차로 출시했다. 당시에도 7인승 이상 승합차의 경우 일반인도 LPG차 구매가 가능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이후 레조(대우차), 카렌스(기아차), 카스타(기아차) 등의 LPG차종이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LPG차 등록 대수가 처음으로 200만 대를 돌파한 것도 이때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PG차 보급이 급증하자 정부가 유류세를 높인 탓이다. 정부는 세수확보를 목적으로 2000년과 2005년 두차례에 걸쳐 에너지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LPG에 붙는 세금을 인상했다. 당시 LPG차주들은 중고찻값이 떨어져 피해를 입었는데, 비슷한 일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LPG차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해보험업계는 2016년부터 휘발유·경유·LPG 등 차연료별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을 비교해 보험료를 차등화했다. ‘이코노미조선’이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보험 연료형태별 손해율은 휘발유차가 79.1%, 경유차가 83% 수준임에 비해 LPG차는 88.4%로 높았다. 손보 업계의 적정 손해율은 약 78%로 이보다 손해율이 높으면 손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진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LPG차는 평균 운행 거리가 길어 손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동안은 아무리 손해율이 높아도 LPG차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한다는 점이 반영돼 보험료 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일례로 2016년 하반기 LPG차 손해율이 급등하자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인상했으나 같은 해 말 금융감독원은 “LPG차량을 주로 이용하는 계층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인데 차별 소지가 있다”며 보험료를 다시 내리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도 LPG차 판매가 허용됨에 따라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열렸다는 게 손보 업계의 시각이다. 당국이 운행 거리 등 실제 손해율 인상 요인을 반영한 현실적인 보험료 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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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LNG, CNG 뭐가 다르지? LPG는 액화석유가스(Liquefied Petroleum Gas)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주로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상온에서 압축해 액체로 만든다. 프로판과 부탄이 주성분. 부탄은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고, 주로 용기에 담아 판매되는 프로판은 가정용이나 난방 연료로 쓰인다. LNG는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다. 천연가스전에서 직접 뽑아낸 것을 액화한 것이다. 메탄이 주성분. 도시가스나 발전 연료 등으로 쓰인다. 압축천연가스인 CNG (Compressed Natural Gas)는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압축해 부피를 20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대부분의 서울 시내버스가 이 연료를 쓴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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