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성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석사과정, 2009년 사과나무(브랜드명: ‘커피베이’) 설립, 한국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이사
백진성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석사과정, 2009년 사과나무(브랜드명: ‘커피베이’) 설립, 한국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이사

지난해 기준 매장 2500개를 돌파해, 국내 최대 가맹점을 보유한 이디야커피가 지난 2월 경기도 평택에 자체 원두 로스팅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내년 4월 예정대로 이 공장이 준공되면 연간 6000t의 원두를 생산할 예정이다. 자체 로스팅 공장을 운영할 경우 원두의 ‘신선함’과 ‘품질 균일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된다. ‘테라로사’를 비롯한 스페셜티(고급) 커피 브랜드를 제외한 많은 국내 커피 전문점들은 로스팅 공정을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로스팅 원두를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디야커피에 앞서 ‘커피 전문점 후발주자’인 커피베이(COFFEE BAY)는 2014년부터 경기 광주에 로스팅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연간 원두생산 300t 규모의 이 공장에서는 전국 525개 커피베이 가맹점에 커피 원두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중소 규모 커피 전문점 브랜드로는 드물게 커피베이가 자체 로스팅 공장을 가동하게 된 이유는 뭘까?

2011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커피베이 역시 초창기에는 원두를 아웃소싱했다. 몇군데 로스팅 전문업체로부터 원두를 받아 가맹점에 공급했다. 그런데 매장 수가 100개, 200개로 점점 불어나자 커피 원두의 품질을 문제 삼는 가맹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에 온 커피는 탄 냄새가 심해요” “커피 향이 예전과 다른 거 같아요” 등등 지적사항도 다양했다.

“로스팅된 원두를 몇 군데 업체로부터 공급받다 보니 원두 품질이 들쑥날쑥해서 품질 관리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언제나 일정하게 최상의 커피 맛을 내기 위해서는 자체 로스팅 공장이 꼭 있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커피베이 백진성 대표의 말이다.

이곳에서 커피베이는 아라비카 원두 5종(브리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온두라스)을 전문 로스터의 손을 거쳐 전국 가맹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백진성 대표는 “커피가 지닌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태우지 않는 미디엄 로스팅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커피베이 커피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과 깊은 향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베이가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드물게 급성장하는 비결을 ‘직영 로스팅 공장’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의 커피베이 본사에서 백진성 대표를 만났다. 백 대표는 PC방 알바로 시작해 500개가 넘는 커피 전문점 가맹본사 대표로 자수성가했다. 중저가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한 커피베이는 독보적 1위 업체인 이디야에 이어 2위 브랜드로 발돋움하면서 고급 커피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커피베이 본사는 가맹점 창업자 교육을 위한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커피베이 매장 외부와 내부. 사진 커피베이 제공
커피베이 매장 외부와 내부. 사진 커피베이 제공

자체 로스팅 공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로스팅 공정을 외부업체에 맡기다 보니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매장 수가 적을 때는 큰 문제 없었는데, 200개 이상으로 늘어나다 보니(현재 525개) 본사에서 품질 관리를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현재 커피베이는 이르면 로스팅한 지 이틀밖에 안 된 원두를 전국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갓 볶아낸 커피의 향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로스팅 공장을 직영하게 됐다.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고객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는 직영 로스팅 공장 설비 구축이 유리하다고 봤는데 그 전략이 주효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동반성장이 화두다.
“커피베이를 창업하기 전에 PC방, 생맥주 전문점 등 여러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슈퍼바이저(본사의 가맹점 관리직원) 일을 6년 이상 하면서 가맹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맹점주의 입장에서 사업을 보는 눈을 터득하게 됐다. 가령, 원료 공급가격을 부득이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가맹점의 입장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한다든가, 방송 프로그램에 간접광고(PPL) 협찬을 하더라도 본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오고 있어, 다른 본사들에 비해 가맹점과의 불협화음이 적은 편이다.”

커피베이는 2009년 12월 론칭한 순수 국내 카페 브랜드로, 2011년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만 500여 개 가맹점이 있으며 미국, 필리핀 등 해외 사업도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대형할인점 월마트 내에 2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포도 오픈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사회 취약계층인 쪽방촌 주민에게 미세먼지 마스크 1만 개를 기증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일조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지적인데.
“예비 창업주들도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이냐?’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커피베이 창업 전 6년 이상 여러 업종의 프랜차이즈 슈퍼바이저를 했다. PC방, 삼겹살, 생맥주 전문점까지. 그런데 이들 업종 중에 포화 상태 아닌 업종이 없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성장하는 업체가 있고, 도태되는 업체들도 있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화를 선도하는 업체들에 언제나 성장의 기회가 있게 마련이다. 커피 전문점 시장도 마찬가지다. 커피 시장 자체는 없어지는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옥석은 가려질 것이고, 건실한 업체는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작년에도 커피베이는 20% 이상 성장했다.”

후발주자로서 차별화 전략은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기보다는 고객들이 문화적인 것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예를 들어, 봄에 벚꽃이 피는 시즌에는 벚꽃 음료를, 또 매장에도 벚꽃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식이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변화와 재밋거리를 주고 다양한 문화 이벤트에 참여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 커피는 고급 커피 전문점보다 1000~2000원 저렴하지만, 커피 맛과 매장 분위기는 고급 점포에 비해 별로 떨어지지 않는다. 가격과 품질, 문화공간 3박자를 모두 갖춰 고객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지금 한국 커피 시장에 수많은 토종 커피 브랜드들이 생겼다, 없어지고를 반복하는데 세계적인 브랜드가 어디 있느냐. 커피베이를 ‘한국 대표 커피 브랜드’로 키워 해외에서 글로벌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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