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스마자(Claude Smadja) 스위스 로잔대, 스위스공영방송국 SBC, 세계경제포럼(WEF) 매니징 디렉터 / 클로드 스마자 스마자&스마자 대표가 5월 14일 신라호텔에서 모디노믹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이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클로드 스마자(Claude Smadja)
스위스 로잔대, 스위스공영방송국 SBC, 세계경제포럼(WEF) 매니징 디렉터 / 클로드 스마자 스마자&스마자 대표가 5월 14일 신라호텔에서 모디노믹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이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대표적인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의 거래 중단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인도가 ‘글로벌 기업들의 제조기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못지않은 14억 인구대국에 평균 임금도 아직은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마침 2기 모디노믹스를 시작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강화해 제조업 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을 통해 고용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스위스의 컨설팅회사 스마자&스마자의 대표 클로드 스마자는 인도의 노동 경직성을 해소하지 않으면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국이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스마자 대표를 5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모디 총리의 연임이 확정되기 전에 이뤄졌지만, 23일 총선 결과가 나온 후 스위스로 돌아간 스마자 대표와 이메일로 추가 질의응답했다.


모디노믹스를 평가·전망한다면.
“경제에 집중한 매우 단순한 정책이다.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상당히 중요한 정책이 많았다. 모디는 인도 경제 발전의 기틀을 다졌고,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촉진했다. 1기 모디 정부는 이전 그 어떤 정부보다 잘했다. 2기 모디 정부는 더 강하게 모디노믹스를 추진하는 동시에 그동안 개발 중심 정책에서 소외됐던 농민, 저소득층 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1기 모디노믹스 이후 인도에 한국 기업을 포함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이 무척 좋기 때문에 인도 기술도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양국의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 지금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다국적기업들은 중국을 공략하는 만큼 인도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인도 경제 전망이 중국보다 낫다. 인도 경제가 아직 성장할 여지가 더 많다. 평균 소득도 낮은 데다,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성장률도 7%대로 중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중국 경제성장률을 앞서며 점차 격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경제성장률이 2022년까지 7%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 것과 비교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5%대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디 정부는 2014년부터 농업·영세 자영업 중심 경제 구조를 제조업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경제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실업률 상승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 않나. 올 초 실업률이 6%라는 발표도 나왔는데.
“그래서 2기 모디 정부의 가장 큰 숙제는 ‘고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감이 크다. 이를 위해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인도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라’는 뜻이다. 인도는 인구 14억, 경제성장률 7%대로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지만,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다. 나라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6% 수준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중국의 제조업 비중이 40%에 가까운 것과 비교된다. 물론 지금 중국은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를 서비스·첨단 산업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르다. 현재 모디 정부는 제조업 비중을 25%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도의 고용은 농업·영세 자영업 등 ‘비공식 분야’ 종사자가 81%에 달한다. 이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는 지난 2월 인도 철도청이 청소부·경비원·짐꾼 등 단순 업무직을 뽑는 데 고학력자를 포함해 약 1900만 명이 지원했던 일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당시 경쟁률은 300 대 1에 달했다.

노동 시장 문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인도 노동 시장 경직성이 가장 큰 문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교육 부분이다. 한마디로 ‘인도 교육으로는 기술을 갖춘 인재를 사회로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도과학기술원(IIT)처럼 최고급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교육 기관도 있지만, 이건 매우 예외적인 경우다. 인도 전체로 봤을 때, 교육 시스템이 무척 취약하다. 기업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중간급 관리자가 투입돼야 하는 등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갖춘 인재가 필수다. 하지만 지금의 인도 교육 시스템하에서는 이런 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 둘째, 노동법 자체도 무척 경직돼 있다. 예컨대 현재 노동법대로라면 회사는 직원을 해고할 수 없는데, 이런 점들이 인도 노동 시장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베트남, 태국 등 주변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이 많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대신 인도를 제조 기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이런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제조업 기지로 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이익을 얻으려면 노동 시장 경직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중국 대신 인도로 제조업 일자리들이 넘어오려면 인도의 노동법이 재정비되고 노동 교육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 직업 훈련 제도 등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숙련 노동자 수요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다.”

토지거래법 개혁도 인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그렇다. 현행 토지거래법에 따르면 땅을 구입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사용자가 돈을 내고 땅을 임대하려고 해도 토지 사용료가 무척 높다는 점이 또 다른 걸림돌이다. 애초에 법이 기존 토지 소유주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를 개혁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대로라면 도시 개발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장 건설이나 인프라 확충 등 도시 개발에 필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지거래법은 인도 투자 여건이 좋지 않다고 지적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2기 모디 정부는 노동법과 토지법 개혁을 반드시 추진해야만 한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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