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의 대표주자 ‘치킨’.
배달 음식의 대표주자 ‘치킨’.

많은 퇴직자가 눈여겨보는 창업 아이템인 치킨집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매년 8000여 곳이 폐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그만두면 치킨집이나 할까’ 하고 섣불리 나섰다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본전도 못 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는 6월 3일 이 같은 내용의 ‘치킨집 현황과 시장 여건 분석’ 자영업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에서 ‘통닭(치킨)’ 또는 ‘호프·통닭’으로 인허가를 낸 음식점은 약 8만7000곳이었다. BBQ나 교촌치킨 같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409개였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만4602곳이었다.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11만6000곳이었는데 이 중 21%가 치킨집이다. 치킨집 비중이 큰 것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치킨집을 차리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5725만원으로, 한식(1억658만원), 커피(1억1683만원)에 비해 적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신규 창업이 줄어드는 추세다. 치킨집은 2014년에 9700여 곳이 새로 생겼는데, 지난해엔 6200여 곳이 새로 생겼다. 하지만 폐업하는 가게 수는 해마다 8000~9000곳으로 일정했다. 2015년부터는 매년 창업보다 폐업하는 곳의 수가 더 많았다.


1│가맹점 가장 많은 브랜드는 BBQ

전국에서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BBQ였다. BBQ의 가맹점 수는 지난해 기준 1659곳이었다. 2위 BHC는 1456곳인데, 2015년 873곳이었던 것을 보면, 확장세가 가파르다. 3~6위는 페리카나·네네치킨·교촌치킨·굽네치킨순으로, 네 곳 모두 전국에 1000곳 이상의 가맹점이 있다.

특정 지역에서 강세를 보인 브랜드도 있다. 부산에서는 썬더치킨이 가맹점 109곳으로 1위, 처갓집양념치킨이 교촌치킨과 나란히 2위(88곳)로 그 뒤를 이었다. 처갓집양념치킨은 울산과 경남에서는 가맹점 수 1위다. 전국 기준 가맹점 수로 썬더치킨은 15위, 처갓집양념치킨은 7위에 그쳤지만,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선두다. 대구에서는 호식이두마리치킨(84곳)과 땅땅치킨(83곳)이 가맹점 수 1·2위다. 두 브랜드는 모두 대구에서 창업한 치킨 프랜차이즈다. 대전과 강원, 충남에서는 페리카나가 강세다.


2│영화 ‘극한직업’ 배경 수원, 전국에서 치킨집 제일 많아

전국에서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한 시(市) 가운데 치킨집이 가장 많은 지역은 수원시로, 전국 치킨집의 2%(1879곳)가 몰려 있다. 수원시에서는 창업과 폐업 모두 활발했다. 수원시는 최근 5년간 치킨집 784곳이 새로 생겼고, 898곳이 폐업했다.

수원시에서 치킨집이 가장 밀집해 있는 인계동 수원시청역 인근 상권은 경쟁은 심해지고 경영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리브온 상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이 상권 내 치킨집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곳이 많아졌다. 같은 기간 이곳 치킨집의 월평균 매출액은 5751만원으로, 전년 동기(7145만원)보다 19.5% 줄었다.

수원시에 이어 치킨집이 많은 곳은 창원시(1688곳), 부천시(1683곳), 청주시(1644곳) 등이었다. 창원시는 2015년 이후 치킨집 폐업이 빠르게 늘었다. 폐업하는 치킨집이 2015년 115곳에서 지난해 161곳으로 증가했다. 반면 새로 문을 여는 치킨집은 같은 기간 164곳에서 111곳으로 줄었다.


3│단위면적당 매출, 교촌치킨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단위면적(3.3㎡)당 매출은 평균 928만원이었다. 주점(6532만원), 분식(1458만원), 한식(1015만원) 업종보다는 낮고 커피(803만원)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단위면적당 매출 1위는 전국에 가맹점 1037곳을 둔 교촌치킨(3489만원)이었다. 2위는 전국에 가맹점 282곳을 둔 티바두마리치킨(2928만원), 3위는 BBQ(2901만원), 4위는 굽네치킨(2087만원)이었다. 그 외 브랜드의 면적당 매출액은 전부 2000만원 이하였다.

치킨집 점포 크기는 점점 줄었다. 창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2011년 67.5㎡에서 2018년 60.1㎡로 줄었다. 반면 폐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같은 기간 58.1㎡에서 64.7㎡로 는 것으로 봐 규모가 큰 매장의 폐업이 많았다.


4│비용 늘고 이익 줄고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2014년 12.8㎏에서 지난해 14.1㎏으로 늘어나는 등 수요 여건은 나쁘지 않지만, 수익성 악화와 경쟁 심화는 치킨집 창업에 부정적 요인이다.

운영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치킨을 많이 팔아봤자 남는 게 별로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치킨 전문점 점포당 연간 영업 비용은 2011년 6200만원에서 2017년에는 1억1750만원으로 89%나 뛰었다. 반면 연간 영업이익은 2000만원에서 1360만원으로 32% 감소했다.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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