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예일대 경제학 석·박사,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컨설턴트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예일대 경제학 석·박사,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컨설턴트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은 세계 경제에 ‘최악의 2분기’를 가져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올해 각각 -9.5%와 -11.7%의 2분기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상대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기 방역에 성공한 한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 -3.3%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방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하며 한국 경제는 흥망의 갈림길에 몰렸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괴멸적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8월 26일 ‘이코노미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였던 상반기와 달리 코로나19에 충분히 적응한 하반기에는 재확산이 경제에 주는 충격이 덜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 김 교수는 “3분기까지는 경제 전망이 어둡지만 여전히 ‘V 자 반등’할 기회가 남아있다”면서도 “경제회복기에 진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더블딥(경기 반짝 반등 후 다시 침체)’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앞으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나.
“상반기의 경험으로 지금은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등 비대면 경제활동에 대한 기틀이 잡힌 상태다. 또 방역당국 입장에서 보면 안 좋을 수 있겠지만, 팬데믹 정국이 너무 오래 지속되며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많이 무뎌졌다. 무작정 코로나19 공포에 휩쓸려 사회 전체가 ‘올스톱’ 됐던 상반기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하반기 경제활동은 재확산 정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V 자 반등’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한가.
“재확산 전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가 3분기에 ‘V 자 반등’할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당장 3분기에 반등은 어렵다. 하지만 V 자 반등의 시점이 뒤로 미뤄졌을 뿐, 아직 경제회복의 기회는 남아 있다고 본다. 다만 팬데믹이 오래 지속될수록 회복의 기울기도 작아지게 된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예 기울기가 0이 되는, ‘L 자 침체’다.”

시기가 늦어졌을 뿐 경기 회복이 예정됐다면 안심해도 되나.
“아니다. 사실 가장 위험한 시기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진정되고 V 자 반등이 시작되는 시점, 그러니까 경제가 정상화하는 시점이다. 지금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경기부양책을 통해 기업과 시장에 신용(돈)을 많이 공급한 상태다. 넘치는 신용이 계속 손실을 누적하는 기업과 자영업자의 파산을 막아주고 있다. 신용이 다시 원래대로 줄어들 때 부실기업이 유동성 위기로 대거 도산할 가능성이 크고, 그 시기에 3차 재확산이라도 겹친다면, 그때는 정말 ‘더블딥’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경제를 인위적으로 높은 곳에 올려놓으면 나중에 추락 폭도 크다. 무리한 경기부양을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년과 내후년에 연이어 선거가 있는 만큼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참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기업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자본을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 투자 부문에서는 전통 제조업 분야는 자제하는 것이 좋고, 반대로 신(新)산업이나 코로나19 수혜 업종 등 분야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를 진행해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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